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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많은 고령층 잡아라" 시중은행 '시니어 특화 점포' 경쟁

'잘파세대' 인터넷은행 선호, 60대 이상 금융자산이 20~40대보다 더 많아…"특화 서비스 늘어날 것"

2024.01.18(Thu) 17:57:15

[비즈한국] 통계청의 2020~2070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5년 고령인구 비율 20.6%로 초고령 사회에 들어선다. 2001년 고령화 사회, 2018년 고령 사회에 진입한 지 7년 만이다. 다른 선진국이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넘어가는데 75~154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MZ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펼쳤던 시중은행도 최근에는 고령층을 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우리은행 영등포시니어플러스 지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고령층을 위해 화면의 메뉴가 큰 글씨로 적혀 있다. 사진=김초영 기자

 

#점포수 줄이는 와중에 ‘시니어 특화 점포’는 늘려

 

시중은행은 비대면 거래 활성화 등을 이유로 점포 수를 꾸준히 줄여왔다. 18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6곳의 점포 수는 2020년 6600곳에서 2021년 6234곳, 2022년 5948곳, 지난해 9월 기준 5740곳으로 줄었다. 3년여 만에 점포 800여 곳이 문을 닫았다.

 

반면 ​시니어 특화 점포는 점점 늘고 있다. ​특화 점포에는 ‘시니어 특화 점포’와 이동형인 ‘시니어 이동점포’가 있다. 이 점포들은 현금·수표 출입금, 연금 수령, 통장 재발행 등 고령층이 주로 이용하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산 및 노후 관리 상담 등을 위한 ‘자산관리 전문창구’, 자영업자·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대출 전문창구’ 등도 함께 있다. 현재 신한은행 ‘고객중심 영업점’ 6곳, 우리은행 ‘시니어 플러스 영업점’ 3곳, KB국민은행 ‘KB 시니어 라운지’ 5곳이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고령층 고객이 많은 영업점에서 느린 말 상담이 가능하다.

 

이들 점포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도 일반 점포와 다르다. 큰 글씨, 글자가 또렷하게 보이는 바탕색, 쉬운 말로 적힌 문구 등 고령층 친화적인 ATM이 자리한다. 메뉴도 돈 찾기(입금), 돈 넣기(출금), 돈 보내기(이체), 통장 정리 등으로 단순화했다. 종합금융기기(STM) 옆에는 전담 매니저가 앉아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자에게 직접 방법을 안내해준다. 이 밖에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기 예방교육, 고객 자녀를 위한 금융교육 교실, 디지털 금융 애플리케이션 교육 등도 이뤄진다.

 

#앱 간편모드·시니어 자문단 도입

 

애플리케이션도 고령층을 위한 새로운 포맷을 도입하고 있다. 국내 18개 은행은 지난해 6월 금융당국이 모바일 금융 앱을 고령자 친화적으로 개선하고자 마련한 은행권 공동지침에 따른 ‘간편 모드’ 도입을 완료했다. 고령자의 이용빈도가 높은 기능(조회, 이체 등 2개 이상)을 모은 별도의 모드가 신설됐다.

 

은행과 동일한 예금·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에서도 간편 모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운영 중인 통합 금융 앱(SB톡톡플러스)에도 이달 들어 간편 모드가 탑재됐다. 이는 모바일 금융 앱을 보유한 곳이 전체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31개사에 불과한 데에 따른 것이다. 거래량 상위 6개 저축은행은 연말까지 자체 간편 모드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고령자가 늘면서 시중은행도 최근 고령층을 겨냥한 점포와 서비스를 내놓았다. 사진=이종현 기자

 

하나은행은 ‘부모님 하나원큐 앱 깔아드리기’ 이벤트와 고령층의 보이스피싱 예방 캠페인도 실시했다. 하나원큐 앱은 로그인 시 이상거래탐지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돼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악성 앱을 실시간으로 탐지한다.

 

고령층을 위한 자문단도 운영한다. 하나은행은 55~69세 자영업·사무직·주부·프리랜서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고령 고객으로 구성된 ‘액티브 시니어 자문단’을 2022년 신설했다. 자문단은 고령층 전용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이용해보고, 시니어 금융 아이디어, 고령 금융소비자 보호·편의성 개선 방안 등을 제시한다.

 

#금융자산 점유비율 ‘60대 이상’이 1위

 

시중은행이 고령층을 잡기 위해 나선 것은 이들의 자산 규모가 작지 않은 데다 자산 관리 수요도 높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인구의 평균 자산보유액은 4050세대에 비해 적지만, 인구를 감안한 자산규모는 7508조 원으로 연령대 가운데 가장 많다. 2030년까지 자산보유액 증가율은 3.6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자산 점유비율도 60대 이상 인구가 29.4%로 연령대 가운데 1위다. 뒤이어 40대(24.7%), 30대(15.1%), 30대 미만(1.9%) 순이다.

 

젊은 세대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을 선호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발행한 ‘잘파세대 금융 인식 및 거래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은행 1·2위는 모두 인터넷은행이다. 젊은 층의 인터넷은행 쏠림 현상이 나타나다 보니 시중은행으로선 고령층을 포함한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시중은행의 고령층 대상 서비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포용적 금융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고객을 포함한 취약 계층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가 꾸준히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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