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고려아연 오너 3세 최내현 켐코 회장이 이끄는 계열사가 자본잠식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 뒷말이 무성하다. 메탈폼 제조·판매 사업을 하는 ‘알란텀’은 2008년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설립자인 최내현 회장과 부친 최창영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1000억 원을 투입했음에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최기호 창업주 사후 아들 3형제(최창걸·최창영·최창근)가 돌아가며 회장 자리를 맡았다. 이들은 이후 명예회장을 거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형제 중 유일하게 막내 최창규 영풍정밀 회장만 고려아연 회장직을 역임하지 않았다.
고려아연은 현재 오너 3세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최창걸 명예회장의 장남 최윤범 회장이 비철금속 사업을 영위하는 고려아연을, 최창영 명예회장의 장남 최내현 켐코 회장이 비철금속 외 신사업을 이끌고 있다. 2세들이 돌아가면서 회장직을 맡았던 것과 달리 3세에서는 ‘사촌경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내현 회장이 이끄는 또 다른 회사 알란텀은 2008년 8월 고려아연의 사업다각화를 위해 설립된 계열사로 메탈폼 제조 및 판매를 사업 목적으로 한다. 부친 최창영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시기에 설립됐다. 최내현 켐코 회장은 알란텀을 통해 경영 일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알란텀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최내현 회장이 지분 38.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최 명예회장이 2대 주주로 지분 25.06%를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11.4%)과 영풍이앤이(1.94%)도 주주다.
오너 3세가 직접 사업을 이끄는 만큼 그룹 내에서도 신성장 동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알란텀은 설립 이후 15년 넘게 손실이 쌓여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주력 제품인 메탈폼의 국내 판로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해외까지 확장한 게 알란텀의 발목을 잡았다고 업계에선 분석한다.
매년 수백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던 알란텀은 충주시 공장부지 매각과 해외법인 지분 정리 등으로 체질개선에 나섰다. 최창영 명예회장·최내현 회장 부자가 유상증자,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000억 원가량을 투입했다. 하지만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한 채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2022년에 순손실 37억 원으로 적자폭을 줄였지만, 자본총계는 –132억 원으로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다.
2015년 이후 오너 일가와 계열사의 자금이 더 이상 투입되지 않은 채 몸집이 줄면서 청산 가능성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다. 최 회장도 고려아연 자회사 켐코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다. 켐코는 2017년 최내현 회장이 설립했고, 지난 12월 회장으로 취임해 이차전지 소재 분야 신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알란텀의 청산 가능성에 대해 고려아연 관계자는 “알란텀은 고려아연과 관계사일 뿐, 알 수 있는 내용이 없다”라고만 답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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