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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비법] 명예훼손 피해 호소하는 기업의 올바른 대처법

온라인 사업 공간서 각종 후기 및 게시물로 피해…게시글 캡처하고 URL 확보 우선돼야

2024.01.16(Tue) 10:09:29

​[비즈한국] 기업들은 때론 돈만 가지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법이나 제도를 알면 더욱 자세한 내막을 이해할 수 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비즈니스 법률’은 비즈니스 흐름의 이해를 돕는 실마리를 소개한다.

 

명예훼손죄는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형법상 처벌이 가능한 죄다.


공연히 사실을 적시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다. 공연히 적시한 내용이 사실이더라도 명예훼손죄는 성립한다. 내용의 허위 여부는 가중처벌의 사유가 될 뿐, 범죄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비방이 아닌 공익적 목적으로 내용을 적시한 것이라도, 행위자가 스스로 그 내용의 진실성이나 공익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명예훼손죄로 처벌받게 된다. 과거 명예훼손으로 문제가 된 행위의 유형은 주로 구두 발언, 유인물 게시·배포 등이었으나, 최근에는 단체 채팅방의 메시지, 문자, 인터넷 공간에서의 게시물·댓글 등의 사례가 많다.

 

명예훼손이란 특정인(사람)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나 평가가 훼손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피해자나 고소인은 주로 사람이다.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 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0도17237 판결).

 

반면 사실 적시로 회사의 명예와 신용이 훼손돼, 목적사업 수행에 영향을 미치게 될 정도면 회사도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21다250735). 다만 명예훼손 분쟁에서 회사가 피해자인 사건은 많지 않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에 의해 업무를 방해하거나(업무방해죄) 신용을 훼손하는 범죄(신용훼손죄)를 처벌하는 조항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명예훼손 사건은 주로 개인이 개인을 상대로 고소하는 개인 간의 사소한 분쟁으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 형사처벌의 수위도 벌금형에 그치고, 수사기관도 ‘뭐 이런 걸 다 고소하느냐’는 태도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 자문 분야에서 명예훼손죄가 자주 논의되고, 회사 입장에서 볼 때 명예훼손죄로 처벌된 사례를 만들어 놓는 것이 여러모로 유익한 경우가 많아졌다. 그 이유를 추측해 보면 다음과 같다.

 

최근 주요 사업 현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특히 서비스업, 유통업이 그렇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평판, 평가가 사업 성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예를 들어 병행수입업체의 게시판에 근거 없이 ‘가품’이라는 글을 올리거나,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회사의 게시판에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있다’고 비난해 매출에 막대한 타격을 주는 식이다.

 

이 같은 비방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이유는 대중이 인터넷 공간에서 글을 남기는 걸 가볍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고, 경쟁업체의 일원이나 요청을 받은 사람이 글을 남기는 것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연예 기획사, 유통업체, 서비스업체(공중접객업 등) 법무팀의 주요 업무 중에는 인터넷 모니터링, 허위 게시물 대응 등이 포함된다. 이를 위임받아 법무법인 등 대리인이 대응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 인터넷 공간에서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허위 게시물이 업로드된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게시자의 변명은 주로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보자.

 

상대방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을 남겨 고소당한 피의자는 기상천외한 변명으로 책임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


대응을 위해서는 허위 게시물이 업로드된 사실을 입증할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화면을 캡처하고, URL 주소를 확보한다. 특히 중요한 건 캡처 일자를 객관적으로 특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UTCk’ 등 표준시각을 보여주는 앱 화면을 캡처에 포함하거나 휴대전화의 날짜·시간이 노출된 화면을 사진 찍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명예훼손죄로 형사고소하기에 앞서 게시물이 올라온 포털 등의 고객센터에 권리침해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형사사건은 아무리 빨리 처리된다고 하더라도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필요하다. 경찰, 검찰, 법원으로 사건이 계속되는 동안 사건이 유실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국내 주요 포털은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 뚜렷하다면 게시 중단 요청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주고 있다. 이는 포털이 착해서가 아니라 대법원 2008다53812 판결이 판시한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 기준’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다. 

 

대법원판결은 인터넷 공간에서 명예훼손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온라인 서비스 운영자가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으로 게시물 삭제 요구를 받거나, 객관적인 사정상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다면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본사를 외국에 두고 있는 사이트나, 국내 서비스지만 이목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는 몇몇 사이트의 경우에는 게시 중단 요구가 실효성이 없어 형사고소까지 해야 할 수도 있다. 

 

그동안 명예훼손을 이유로 한 수많은 형사고소를 진행해 왔다. 그중 다수가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수사 중지 처리됐다. 피의자가 특정된 나머지 사건도 피의자가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보다는, 기상천외한 변명을 하면서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범죄성립을 설득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피의자 변명의 레퍼토리는 아래와 같다.

 

① 게시물을 남긴 것은 본인이 맞지만, 내용에 언급한 상대방은 고소인이 아니다. (예시: ‘오렌지’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BJ의 게시판에 오렌지를 비난한 글을 썼으면서도 그 오렌지는 BJ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식)

 

② 게시물 내용상 명예훼손, 모욕적 표현이 없다. 표현이 다소 무례한 것일 뿐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

 

③ 게시물이 업로드된 것은 피해자가 자초한 결과다. (예시: BJ의 시청자가 10만 명까지 늘어난 상황에 채팅방에서 시청자가 두 그룹으로 나뉘어 싸움이 일면서 남긴 글이며, 이러한 싸움이 벌어진 건 피해자의 과격한 언행이나 태도가 원인이라는 주장)

 

④ 고소인이 고소한 것 자체가 문제로,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결국 명예훼손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변명을 하나하나 깨서 수사기관에 처벌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한다. 이는 복잡하고도 시간이 걸리는 문제이므로, 처음부터 위와 같은 변명이 통하지 않는 명예훼손 게시물을 선정하고 사실을 뒷받침하는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양훈 법무법인 바른 파트너 변호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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