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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신드롬 이어받을까" 2024 LCK 개막 관전포인트

1월 17일부터 10주간 대장정 돌입…연봉 양극화 및 샐러리캡 논란은 과제

2024.01.15(Mon) 10:14:08

[비즈한국] 지난해 세계 이(e)스포츠 대회에서 국내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둔 데 이어 ‘롤드컵’이 거리 응원 열풍을 일으키면서, 이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졌다. 스타 선수를 중심으로 아이돌 같은 ‘팬덤’이 커졌고, 게임 이용률은 감소하는데 이스포츠 관심은 높아지는 흥미로운 현상도 나타난다. 오는 17일 국내 프로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이 개막하는 가운데, 이스포츠 열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T1 소속의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1월 10일 롤파크에서 열린 2024 LCK 스프링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LCK 제공


LCK는 라이엇게임즈의 글로벌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를 겨루는 프로 이스포츠의 한국 리그를 뜻한다. 롤 프로 리그는 북미, 유럽·중동·아프리카, 중국, 베트남 등 8개 지역에서 진행하며 한국은 메이저 리그 중 하나다. 하반기 열리는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는 각국 최상위 팀이 참가해 승부를 겨루는데, LCK는 여기서 8번이나 우승한 톱 리그다.

 

LCK의 시즌은 스프링(1~4월)과 서머(6~8월)로 나뉘어 열린다. 올해 LCK 스프링은 1월 17일부터 4월 14일까지 10주 동안 총 10개 팀(OK저축은행 브라운, 디플러스 기아, DRX, 피어엑스, 젠지, 한화생명e스포츠, 광동 프릭스, KT 롤스터, 농심 레드포스, T1)이 우승에 도전한다. 스프링·서머 스플릿당 총상금은 4억 원에 달한다.

 

2024 LCK 스프링은 정규리그에서 90개 경기가 치러지며 상위 6개 팀이 플레이오프(순위 결정전)에 진출한다. 개막전은 17일 오후 5시 DRX와 농심 레드포스의 경기로 포문을 연다.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에는 특별 편성 매치인 ‘새터데이 쇼다운’으로 젠지와 T1의 경기를 마련해 관객을 모으러 나선다.

 

지역 기반의 스포츠처럼 이스포츠에서도 팀별 대결 구도나 선수의 이적 여부 등이 승패의 중요한 요소다. 예를 들어 개막전 특별 경기에서 젠지와 T1의 대결이 눈길을 끄는 건 라이벌 구도가 형성돼서다. 전설급 선수 ‘페이커’ 이상혁을 보유한 T1은 2022 LCK 스프링에서 우승한 이후 2022 서머, 2023 스프링, 2024 서머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T1이 내리 3번의 준우승을 기록할 동안 3연속 우승컵을 가져간 건 젠지다. 

 

하지만 T1은 올해 LCK 스프링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의 롤파크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시즌 참가 10개 팀 중 9개 팀이 T1이 우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년도 시즌에서 모두 승기를 쥔 젠지마저 T1을 지목한 가장 큰 이유는 T1이 2023 롤드컵 우승 멤버 전원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T1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성균 감독의 복귀도 다른 팀을 긴장하게 만든 요인이다. 핵심 멤버를 모두 유지한 T1의 상황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젠지, 한화생명e스포츠, KT 롤스터 등 상위 팀이 선수를 대거 교체하는 식으로 강화한 것과 대조적이기 때문. 선수 기량 못지않게 팀워크를 중요하게 본다는 점은 현장에서도 드러났다. 

 

미디어데이에서 허영철 농심 레드포스 감독은 “T1이 롤드컵에서 보여준 플레이에 감동받았다. 동시에 김정균 감독의 복귀로 합이 잘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피넛’ 한왕호 선수 또한 “T1 멤버들이 합을 맞춘 지 오래됐고, 최근 좋은 모습으로 우승했다”라며 “우승하면 오히려 처질 수 있는데, 김 감독이 잡아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평했다. 

 

2024 LCK 스프링에는 OK저축은행 브라운, 디플러스 기아, DRX, 피어엑스, 젠지, 한화생명e스포츠, 광동 프릭스, KT 롤스터, 농심 레드포스, T1 10개 팀이 참가한다. 사진=LCK 제공


올해 LCK의 흥행이 주목되는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국내 이스포츠 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3년 이스포츠 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스포츠 산업 규모는 2021년 1048억 원에서 2022년 1514억 원으로 44.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회 수도 131개에서 220개로 급증했다. 2020년, 2021년 코로나19로 성장세가 꺾였다가 부흥한 결과다. 

 

2023년 이스포츠 이용자 실태조사를 보면 시장에서 LCK가 미친 영향력은 강력하다. 우선 이스포츠 팬이 처음 이스포츠를 접했던 종목 1위가 리그 오브 레전드(28.0%)다. 조사 참여자 중 25.2%가 응원하는 게임단이 있었는데, 응원하는 게임단 상위 10개 중 7개가 모두 LCK 소속팀이었다. 

 

순위별로 보면 페이커·구마유시·제우스 등의 유명 선수가 속한 T1이 68.8%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젠지(6.8%), KT 롤스터(5.8%), DRX(4.6%) 등이 뒤를 이었다. 정작 게임단 수는 크래프톤의 ‘펍지: 배틀그라운드’가 15개로 리그 오브 레전드(10개)보다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흥미로운 결과다. 페이커와 같이 대중성 높은 선수의 유무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이스포츠의 성장세는 게임 이용률이 급감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2023년 게임 이용률은 62.9%를 기록해, 2019년 이후 처음 60%대로 내려앉았다. 반면 이스포츠 팬의 77.8%는 이스포츠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정훈 LCK 사무총장은 미디어데이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라며 “LCK는 제도적인 보완과 발전을 통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이스포츠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2023년 11월 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의 결승전을 응원하는 행사가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국내 이스포츠 산업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해결할 과제도 있다. 우선 종목별·선수별로 몸값의 편차가 심하다. 콘진원 조사에서 이스포츠 프로선수의 연 수입은 2000만~5000만 원이 31.3%로 가장 많았다. 5000만~1억 원 미만이라는 응답은 14.5%였지만 수입이 10억 원을 넘는다는 응답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만 나왔다. 산업 규모가 커진 이유는 게임단 예산이 증가해서인데, 예산의 70% 이상이 선수 연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소수의 연봉이 급증했단 얘기다.

 

이 때문에 LCK도 올해부터 ‘균형 지출 제도’를 도입한다. 선수 연봉의 상한선을 정해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이다. 게임단 사이에서 선수 영입을 두고 벌어지는 출혈 경쟁을 막고, 한 팀에서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를 키우기 위해 도입됐다. 

 

상한 기준은 팀별 보수 상위 5명의 총액으로 판단하며, 2024년 상한선은 10개 팀의 최근 수익금을 고려해 40억 원으로 정해졌다. 하한선은 LCK가 팀에 배분한 수익의 70% 수준으로 정해졌다. 게임단이 상한선을 넘으면 사치세를 부과해 나머지 팀에 분배한다. 

 

하지만 샐러리캡 도입에도 팬들의 불만은 남는다. “​이스포츠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데도 유독 다른 스포츠 시장보다 투명성이 떨어진다”​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 야구·축구 등의 종목은 스타 선수의 연봉이나 이적료를 공개하는 반면, 이스포츠 선수 연봉은 수십 억원 규모에도 베일에 가려져 추정치로만 짐작한다.  

 

정치적 상황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스포츠 강국인 만큼 해외에서 뛰는 선수만 400명이 넘는다. 시장 규모가 압도적인 중국 이스포츠 시장에서 활동하는 선수도 많은데, 정치적 문제가 있을 때마다 영향을 받는다. 일례로 최근 중국 이스포츠 경기 중계에서 한국인 선수를 의도적으로 비추지 않았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한한령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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