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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있는 경제] 2024년 증시 전망 "강세장 낙관, 변수는 미국 고용시장"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에 대표 성장주 '네카오' 주가 상승…제레미 시겔 "가치주 주목하라"

2024.01.09(Tue) 11:40:06

[비즈한국] 2024년 새해가 밝았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면서 주요 성장주인 인터넷(IT) 업종의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순매수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네이버 주가는 지난해 10월 말 종가 18만 7200원에서 올해 1월 5일 종가 22만 500원까지 오르며 약 두 달간 17.8% 상승했다. 카카오는 3만 7800원에서 5만 5800원으로 47.6%나 상승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대표 성장주인 두 종목에 투자심리가 모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성장주는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의 미래이익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기 때문에 고금리가 이어지는 동안은 두 기업 주가가 좀처럼 상승하지 못했다.

 

2024년 1월 2일 한국거래소가 개장했다. 코스피는 2,652.86으로 시작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 증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월가의 많은 전문가들은 2024년 증시에 낙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준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했고, 인플레이션도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향해 하락하고 있으며, 국채수익률은 3% 중반대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도 증시에 호재가 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은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매출이 크게 성장하지 않더라도 원가가 절감되며 이익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2023년 미국 증시를 돌아보면, 7개 빅테크주를 일컫는 ‘매그니피센트7(Magnificent Seven)’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매그니피센트7은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A(구글), 아마존닷컴, 테슬라, 메타 플랫폼스(페이스북)가 해당된다. 매그니피센트7은 미국을 대표하는 우량 성장 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성장주의 경우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 주가수익률(PER, Price Earnings Ratio), 주가순자산비율(PBR, Price-to-Book Ratio) 등 주가 지표들이 고평가된 게 특징이다. 

 

성장주 전성시대를 이끈 원동력은 바로 AI(인공지능)였다. 하드웨어, 인프라, 모델, 소프트웨어 등 수혜 영역이 다양한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데다 챗GPT 열풍까지 몰아쳐 AI와 관련된 기술주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다.

 

미국 증시에서 AI 관련 주에 집중되었던 랠리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는 데 많은 투자자가 공감하고 있다. 다만 시장 주도 업종을 두고는 다양한 의견이 오간다. 금리 인하로 인해 성장주, 특히 기술주가 계속 증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반면, 2023년 수익률이 부진했던 가치주가 올해는 새롭게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세계적 경제학자인 제레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2024년엔 가치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겔 교수는 “가치주는 2022년에 강세, 2023년에 약세로 해마다 강약세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미국의 상위 1000개 대형주로 만든 러셀 1000지수 중 러셀 1000 성장주의 주가수익률이 러셀 1000 가치주보다 거의 두 배 가까이 높은 상황으로 이 격차가 이전과 비교했을 때 훨씬 크다”고 지적하면서 저평가된 가치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일부 투자 전문가들도 가치주에서 큰 기회가 나올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힌다. 성장주의 고점이 다가오고 있으며, 금리 인하로 인해 성장주의 상승세가 지속된다고 해도 가치주와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어 투자들이 가치주를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린 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거론됐다. 사진=연준 홈페이지


모두가 올해 강세장을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한 2023년 12월 비농업 고용지수를 보면 21만 6000만 명이 증가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이 예상한 17만 명보다 여전히 증가세가 높으며, 11월 지수인 17만 3000만 명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임금상승률도 예상치인 3.9%를 웃도는 4.1%로 나왔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고용시장이 탄탄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과도하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연준이 예상보다 늦게 금리를 인하하거나, 불안정한 경제지표를 지켜보는 관망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지속해서 강한 모습을 보이게 되면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고, 이 경우 증시도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

 

CNBC가 조사한 투자은행들의 올해 S&P지수 목표치를 보면 평균이 4881다. 지난해 말 종가 대비 약 2% 상승에 그친 수준으로, 증시를 그리 낙관적으로 전망하지 않는다. 일부 약세론자들은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고, 높아진 주식 밸류에이션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2024년 증시는 연초 투자자들의 포지션과 심리가 낙관적으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금리, 원자재 가격, 고용 지표, 물가, 소비 추세, 기업 이익 등 거시 환경과 다양한 경기 지표들이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그 변동성이 커질 전망이다.​

유지영 칼럼니스트

sunup092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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