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시가 장애인의 이동권 강화를 위해 마련한 계획이 반 년도 지나지 않아 수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운영이 중단된 개인 임차택시는 다음달부터 30대 규모로 축소돼 운영될 예정이다. 감차 계획을 안내 받지 못한 이용자들은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서울시는 임차택시 수요를 장애인 바우처택시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임차택시, 실제 늘어난 건 24대 불과
서울시가 장애인 이동수단인 개인 임차택시 수를 축소한다.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작년까지 78대로 운영되던 임차택시는 다음달부터 30대로 감소한다. 현재 임차택시는 운영이 중단된 상태다. 장애인 콜택시(특장차)와 임차택시를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 측은 “서울시와 협의를 통해 30대로 확정됐다. (일반택시를 이용한) 장애인 바우처택시가 활성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설공단은 비즈한국이 임차택시와 관련해 질의한 5일 임차택시 사업자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지난해 7월 서울시는 보행이 어려운 장애인의 이동권 강화를 위한 이동수단 확충 및 이용편의 개선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장애인 콜택시 30대 △임차택시 66대 △법인 특장택시 30대(신규) △장애인 바우처택시 6000대를 증차하는 내용이 담겼다. 비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임차택시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 확대가 완료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임차택시는 지난해 말까지 24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러던 중 임차택시 운영이 종료될 것이라는 말이 돌았고, 돌연 임차택시의 수가 78대에서 30대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시는 장애인 바우처택시 증차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바우처택시 확대 계획은 임차택시와 별도로 잡혀 있었던 만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임차택시 관련 예산은 최근까지도 확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일 서울시설공단은 시민의소리 답변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장애인전용 개인택시(임차택시) 운영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하겠다. 한정된 예산과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 등 여러 제약 조건으로 인해 사업 추진이 늦어진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답변에서 밝힌 바와 같이 관련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이를 안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바우처택시, 장애 이해도 낮고 배차 과정도 어려워”
서울시설공단 관계자는 “대행사업자 자격으로 지난해 임차택시의 운영방식과 규모에 대해 서울시와 정책을 검토했다. 양측에 의견 충돌이나 이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당시 장애인 바우처택시가 점진적으로 활성화되는 추세임을 감안해 비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하는 유사 서비스인 임차택시 사업을 조정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임차택시 사업 종료는 계획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임차택시를 이용하던 비휠체어 장애인을 장애인 바우처택시로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서울시는 바우처택시 요금을 장애인콜택시와 동일한 수준으로 낮추고, 바우처택시 배차요청에 운전자가 적극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바우처택시 수요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다. 바우처택시는 운전자가 장애인 이용자의 콜을 수락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택시운전자 교육에 장애인 인식 개선을 필수과정으로 포함해 전반적인 서비스 수준을 향상하겠다고도 밝혔다.
그러나 장애인 바우처택시는 일반 택시로 운영되는 만큼 임차택시에 비해 운전자의 장애 이해도가 낮은 편이다. 배차가 안 될 경우 다시 연락을 해야 하는 등 배차 과정도 장애인콜택시보다 복잡하다. 이렇다 보니 바우처택시는 다른 장애인 이동수단에 비해 이용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진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바우처택시의 운영 규모는 장애인콜택시와 임차택시의 두 배에 달하는 반면 탑승 건수는 절반 이하다. 공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임차택시 감차 계획을 안내 받지 못한 이용자들은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장애인콜택시 운전자의 경우 공기업인 서울시설공단 직원으로서 관련 법령에 따라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받는다. 다른 택시 운전자의 경우 서울시교통연수원에서 실시하는 신규 교육과 보수 교육에 관련 과정이 포함돼 있다. 서울시교통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장애인 바우처택시 관련 과목이 보수 교육 과정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한목소리로 교육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는 상황이다.
김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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