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아들 박준범 미래에셋벤처투자 대리(31)가 고모로부터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증여 받았다. 이로써 박준범 대리는 박현주 회장에 이은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오너 2세가 됐다. 그에게 본격적으로 그룹 지배력이 넘어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여동생 박정선 씨는 지난달 26일 미래에셋컨설팅 보통주 2만 5884주(3.33%)를 조카 박준범 대리에게 증여했다. 박준범 대리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은 11.52%로 증가해 박현주 회장(48.63%)에 이어 미래에셋컨설팅의 2대 주주로 올라섰고, 박정선 씨의 지분율은 5.69%에서 2.36%로 낮아졌다.
기존 2대 주주는 박현주 회장의 아내 김미경 씨(10.24%)였고, 박 회장의 세 자녀(박하민·박은민·박준범)는 지분율이 8.19%로 동일했다. 이번 증여로 박준범 대리에게 그룹 지배력이 쏠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에셋금융그룹은 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췄다.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을 확보할수록 그룹에 대한 지배력이 커진다. 현재 박준범 대리는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심사역으로 일하고 있다.
여동생 박정선 씨가 지분을 증여한 날, 박현주 회장은 미래에셋희망재단에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현행 공익법인 주식 보유와 관련된 규제 등이 완화되는 시점에 기부가 실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법상 공익법인은 지분 5% 미만까지 증여세를 면제 받는다.
박정선 씨와 그의 두 자녀(송성원·송하경)도 미래에셋컨설팅 보유 지분을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세 사람의 지분율을 합하면 8.43%다. 박정선 씨가 박준범 대리에게 지분 일부를 증여한 건 재단에 전 지분을 기부할 경우 5%를 초과하는 만큼 재단에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미래에셋 측은 설명했다.
박준범 대리는 고모에게 증여받은 지분 3.33%에 부과되는 증여세를 3개월 이내에 납부해야 한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주식 가치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 후 증여세를 납부할 예정이다. 100억 원대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재단에 약속한 지분 25%를 증여한 후에도 박현주 회장에게는 23.63%의 지분이 남는다. 증여세 부담 때문에 박 회장이 당장 이 지분을 박준범 대리에게 증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지분 향방에 따라 오너 2세의 이사회 입지가 달라질 수 있어 앞으로도 계속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컨설팅 주식을 재단에 25% 기부한 것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한다는 의미”라며 “창업 초기 투자한 가족끼리 합의한 사항으로 미래에셋컨설팅 주식은 비상장 주식이기 때문에 기부 또는 증여를 통해 정리했다”고 밝혔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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