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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언급 6→1회, '민생' 0→9회…윤석열 신년사 작년과 비교해보니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 영향…전국서 10회 이상 민생토론회 방식 업무보고 예정

2024.01.05(Fri) 14:00:55

[비즈한국] 어느 나라든 국가 수장은 매년 1월 1일이 되면 신년사를 통해 그해 국가를 이끌어나갈 방향을 국민에게 제시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후 2023년과 2024년 두 해 신년사를 통해 국가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단 두 해밖에 안 됐지만 지난해와 올해 신년사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지난해 신년사에서는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수출에 주력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 신년사에서 윤 대통령을 지난해에는 없던 ‘민생’이라는 단어를 아홉 번 사용하면서 민생 회복으로 무게를 옮겼다.

 

2024년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한 상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 신년사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고금리·고물가로 자산은 줄어든 반면 부채가 늘어나면서 국민들의 삶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우리 경제 리스크(위험요소)가 수출보다는 내수 부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각종 경제기관의 경고, 앞으로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서 표를 관리할 필요성 등도 윤 대통령 신년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발표한 2024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경제적 성과와 경기회복의 온기가 국민 여러분의 삶에 구석구석 전해지는 민생 회복의 한 해로 만들겠다”며 “무엇보다 민생 현장 속으로 들어가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민생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저출산이나 광물·소재부품 등 공급망 문제도 민생과 연결하면서 이를 해결하는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신년사에서 ‘민생’이라는 단어를 9번이나 사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민생’이라는 단어를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해 신년사에서 첫 줄부터 강조했던 ‘수출’이라는 단어는 올해는 사실상 한 번만 썼다. 그것도 “수출 개선이 경제 회복과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수준 정도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에는 “수출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고 일자리의 원천”이라며 “수출 전략을 직접 챙기겠다”면서 ‘수출’을 여섯 번이나 언급할 정도로 수출의 역할을 유난히 강조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 강조는 신년사 다음날(2일) 갖는 ‘경제계 신년인사회 격려사’에서도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2023년 격려사에서는 민간주도 성장, 양질의 일자리, 상생 경영 등 경제계의 역할과 정부의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그런데 올해 격려사에서는 이러한 경제계 역할 언급 외에 “민생 경제의 어려움을 놓치지 않고,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국민의 곁을 따뜻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기업과는 사뭇 결이 다른 민생을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이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부터 ‘민생’을 들고 나온 것은 고금리·고물가에 국민 삶의 질이 과거보다 악화되고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2023년 평균 자산은 5억 2727만 원으로 전년(5억 4772만 원)에 비해 3.7% 감소했다. 이에 반해 가구의 평균 부채는 2022년 9170만 원에서 2023년 9186만 원으로 0.2% 늘었다. 각 가정이 고물가 속에 어렵게 가계를 꾸려가면서 자산은 줄어든 반면 부채는 늘어난 것이다.

 

특히 고금리로 인해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느끼는 가구는 증가세다. 금융부채 보유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가구는 67.6%로 전년 대비 3.2%포인트 늘었다. 가계부채 상황이 불가능하다는 응답 가구도 전년 대비 0.8%포인트 증가한 5.5%를 차지했다. 이러한 흐름은 내수 부진을 초래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4월 총선에 여당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국내 경제전문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3대 경제 리스크 중 하나로 고금리에 따른 내수 부진을 지목하고 있다.

 

이를 고려한 때문인지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을 신년사에서 언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올해 업무보고부터 민생을 주제로 한 국민 참여 토론회로 바꾸는 등 직접 행동으로 보여주려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4일 경기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기획재정부 업무보고를 겸한 국민과 함께하는 첫 민생토론회 개최를 시작으로 전국에서 10여 회 이상 민생토론회 방식의 업무보고를 갖는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첫 민생토론회에서 “그야말로 민생을 알뜰하게 챙길 것”이라며 민생 행보를 광폭으로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경제계 관계자는 “연설에서 민생을 강조하고 민생 토론회를 갖는다고 해서 민생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민생 회복은 각 부처가 얼마나 민생 친화적인 정책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만큼 대통령실이 앞장서서 지휘·감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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