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오늘도 만원전철에 시달리며 출근했다. 매일 다를 바 없는 회사생활. 그래도 불안감이 떠나지 않는다.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까. 창업이라도 할까. 감당할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프리랜서는 어떨까. 조직생활로부터 자유롭고, 사업만큼 부담이 크지 않다. 부업으로 직장생활과 병행하다가 자리가 잡힌 후에 독립할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않을까.
이런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책이 ‘재야의 고수들’이다. 국내 대표 재능거래 플랫폼 ‘크몽’에서 전업 프리랜서로 자리 잡은 18명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겪은 시행착오와 터득한 노하우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 크몽으로 월 1000 버는 18인의 성공 비법
이창근 최규문 지음 이코노믹북스
268쪽, 1만 8000원
‘재야의 고수들’은 크몽 플랫폼 각 분야에서 최고 전문가로 실력을 검증받은 18인의 성공 스토리를 담았다. 길게는 크몽 초창기부터 10년 넘게 활동하는 사람부터 짧게는 팬데믹 기간 중 시작한 1년 차 신입 멤버도 있다. 부업으로 시작했다가 전업 프리랜서가 된 회사원도 있고, 아르바이트로 시작한 일을 발전시켜 자신을 안정적으로 고용한 대학생도 있다. 세 번 부도 내고 재기에 성공한 컨설턴트, 중국어를 전공했지만 제품사진 촬영으로 방향을 전환해 자리 잡은 사람도 있다.
국내 대기업 IT 분야 신사업전략팀에서 일하던 제이크가 UX 기획자로 ‘부업’에 나선 것은 외주업체를 상대하면서 생긴 불만과 갈증에서 비롯됐다. ‘아니, 이렇게 큰돈 받아가면서 결과물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내가 해도 이보다는 잘 해낼 수 있겠는데….’
처음에는 지인과 거래처 등 인맥을 통해 일감을 받은 뒤 퇴근 후 시간과 주말에 일을 했다. 최소한 자신이 욕했던 외주업체보다는 좋은 결과물을 내놓겠다는 마음으로 작업하다 보니 반응이 좋아 일감이 계속 늘었다. 부수입이 회사 본부장급 연봉을 넘어서자 퇴사하고 법인을 만들었다. 크몽에는 간판만 걸어놓고 한동안 신경 쓰지 않았다. 반응도 없었다. 재능마켓의 인지도가 낮던 때였다. 문득, 이럴 때 치고 나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섬네일을 다듬고 카피를 바꿨다. 그래도 의뢰가 없자 IT 개발 상품을 여러 개로 쪼개고 금액을 낮췄다. 일이 쏟아졌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예전 직장 동료들을 접촉해 팀을 만들었다.
크몽에서 새로운 거래를 트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자 후기다. 의뢰인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좋은 후기를 받을 수 있다. 제이크는 일의 진행과정을 문서로 작성해 공유하고, 상담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고, 좋은 결과물을 제공했다. 그 결과 만족도 5.0 만점으로 이어졌다. 신뢰가 쌓이니 의뢰인이 새로운 의뢰인을 데려왔다. 그가 “좋은 후기는 평생을 따라오는 훌륭한 자산”이라고 누누이 강조하는 이유다.
쇼핑몰 구축 전문가 서운솔 씨(클로직스튜디오)는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다 실패한 뒤 그 경험에서 시장을 찾아 성공했다. 그의 차별화 포인트도 거기서 나왔다. 단순히 쇼핑몰을 구축해 주는 데서 끝내지 않고 쇼핑몰 운영 방안에 대한 조언까지 추가로 제공한 것이다. 처음에는 최저가로 시작해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후 경쟁사와 비슷하게 가격을 높였다. 동시에 클라이언트가 경쟁업체보다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었다. 쇼핑몰을 운영해본 경험이 있어 ‘쇼핑몰 운영 상담’이 큰 경쟁력이 되었다.
서운솔 씨도 고객의 후기를 매우 중요시한다. 좋은 후기를 가져오는 비결은 단순하다. 의뢰인 입장에서 생각하기. 책에 나온 ‘고수’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말이다.
“저희는 받은 질문에 최대한 자세히, 그리고 친절히 설명드리려고 노력해요. 제가 쇼핑몰 창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고 그로 인해 힘든 상황을 겪어 보았기에, 제가 드리는 정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해드린 건데 그게 좋은 후기로 이어지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준 것 같아요.”
국내 대표 재능거래 플랫폼 크몽에서 거래되는 서비스 개수는 약 38만 개, 누적 거래 건수 280만 건, 누적 회원 수는 200만 명 이상에 ‘전문가’로 등록하고 활동하는 프리랜서는 20만여 명에 이른다. 흔히 경쟁사로 거론되는 ‘숨고’가 인테리어 등 로컬 중심이고 개인 고객이 많은 데 비해 ‘크몽’은 마케팅이나 웹사이트 개발 같은 분야에서 비즈니스 기업이 주 고객이다. 생각보다 기업들의 의뢰가 많고 점점 늘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와 프리랜서 고용으로도 일이 돌아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기업이 필요에 따라 임시로 사람을 고용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커짐에 따라 프리랜서 시장 또한 성장할 수밖에 없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 프리랜서가 대안이 될 수 있는 이유다.
물론 프리랜서가 쉬운 것은 아니다. 책에 나오는 18인의 전문가들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고 지금도 겪는 중이다. 그래도 이들은 도전하라고 말한다.
“많은 이들의 재능의 부족보다는 결심의 부족으로 실패합니다. 해봐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도전해보세요. 미리 두려워하지 말고 밀어붙이세요! 제가 그렇게 시작했거든요.” (상세페이지 디자인 전문가 ‘누나디자인’ 한윤하)
“뭐든 하고 싶을 때 당장 해보라는 말을 꼭 하고 싶네요. 주어진 시간을 바로 그때밖에 없으니까요!” (코딩 전문가 ‘손코딩’ 손원준)
책 말미에 ‘크몽 전문가 등록 및 판매절차’가 부록으로 실려 있다. 당장 도전해보시길.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핫클릭]
·
[이주의 책] '백세인' 유태종 박사 건강비법 따라해볼까 '9988 건강습관'
·
[이주의 책] 송골매 덕후가 12년 만에 완성한 소설 '디어 마이 송골매'
·
[이주의 책] 지금 우리의 리더는? '공동체를 살리는 리더의 기본'
·
[이주의 책] 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기후위기인간'
·
[이주의 책] 브랜딩은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