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LIG넥스원이 콜롬비아 공군에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를 수출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당초 유력한 후보였던 이스라엘이 콜롬비아와 외교적 불화에 빠졌기 때문이다.
LIG넥스원은 올해 5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방산전시회 ‘엑스포디펜사 2023’에 한국 방산기업 중 유일하게 참가했다. 해당 전시회에서 함대함 미사일 ‘해성’, 한국형 GPS 유도폭탄 ‘KGGB’ 등을 공개하고 콜롬비아 국영방산기업 인두밀(INDUMIL) 사와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업계에 따르면 콜롬비아 구형 전투기에 ‘KGGB’를 수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KGGB란 재래식 폭탄에 유도키트를 장착한 사거리 70km의 공대지 GPS 유도폭탄이다. F-4E, KF-5, FA-50 등에서 운용하고 있으며 전투기 항공전자장비에 통합하지 않고 지상에서 명령통신장치(PDU)를 이용해 임무계획을 입력한 후 전투기에서 이를 조작해 투하하는 방식이다.
KGGB는 지난 2012년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독자 개발됐다. 상황에 따라 비행 도중 목표물을 변경하거나 선회 공격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은폐된 적의 장사정포를 포함한 목표물을 원거리에서 정밀 타격할 수 있다. KGGB는 2018년에 사우디아라비아로 150발이 수출됐으며 최근 태국 공군에서도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KGGB의 최대 장점은 콜롬비아 기존 전투기의 항공전자장비에 대한 특별한 개조 없이 그대로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울러 KGGB의 제조사인 LIG넥스원과 콜롬비아가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점도 수출에 유리한 부분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콜롬비아에 우리 해군 구형 호위함을 넘겨줄때, LIG넥스원이 해성 함대함미사일을 같이 수출하면서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IG넥스원 지난 2011년부터 대한민국 방산기업 중 유일하게 콜롬비아 중남미 사무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지 방산전시회도 꾸준히 참여하며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를 비롯한 첨단 방공망 체계와 함대함 및 수중 유도무기, 소나, 탐색레이더, 전투체계 등 수많은 전략무기체계를 현지에 알려왔다.
최근 콜롬비아의 외교적 상황도 우리 무장체계 수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콜롬비아 구형 전투기는 이스라엘에서 업그레이드를 맡았기 때문에 이스라엘제 무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콜롬비아의 주력 전투기는 이스라엘제 크피르로, 이미 이스라엘이 근대화 성능 개량을 진행 한 바 있다.
그러나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촉발 이후 이스라엘군을 ‘나치’에 빗대어 표현한 것을 두고 양국 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페트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공격이 멈추기 전까지 방산 거래를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이스라엘 우방국 미국, 캐나다, 영국 등과도 거래를 멈추겠다고 개인 SNS에 업로드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방산기업도 콜롬비아에서 개최한 군 전시회를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인두밀에 따르면 콜롬비아는 한국 등 방산 선진 기술에 관심이 많다. 인두밀 관계자는 “한국과의 방산 거래에서 공개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흥미로운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며 “인두밀은 올해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한 ADEX에서 단독으로 부스를 운영하였는데 이는 창립 이래 최초다. 우리가 한국 시장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방산 업계 종사자라면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롬비아 국방 예산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예산 10억 9600만 달러, 2022년 11억 600만 달러, 2023년 12억 달러로 국방 예산이 증액됐다. 콜롬비아 민간 방산·보안 기업에 근무하는 익명의 관계자는 국방 예산은 내부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꾸준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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