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단독] GS25 내부자료 '상생안' 보니…폐기지원금 없애고 신상 밀어내기·가맹점 줄 세우기 논란

신선식품의 40% 폐기지원금 없애고, 10% 인센티브제 도입…GS25 측 "가맹점에 동기부여 제공해 수익 늘 것"

2024.01.02(Tue) 09:23:48

[비즈한국] GS25가 전국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2024년도 상생안 체결에 나섰다. GS리테일은 올해부터 폐기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본사에서 마련한 상생안이 ‘살생안’에 불과하다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GS25가 가맹점주 대상으로 2024년도 상생안을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폐기지원금 지급을 중단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확대한다. 사진=최준필 기자

 

#폐기지원금 없애버린 GS25, 가맹점주들 “한 달 수익 30만 원 줄어들 것”

 

최근 GS리테일은 GS25를 운영 중인 전국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2024년 상생협력 협약 및 인센티브 제도 운영에 대한 안내문을 배포했다. 상생안의 핵심은 상시 폐기지원금 폐지와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 도입이다. GS리테일은 “기존 폐기지원제도의 효율화를 위해 4가지의 인센티브 제도로 확대 개편했다”라며 지원 정책 변경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가맹점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이려는 본사의 꼼수’라고 지적하고 있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GS25의 2024년도 상생안에 따르면 1월 1일부터 본사는 그간 가맹점에 지원했던 FF(Fresh Food·신선식품) 상시폐기지원금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FF 상시폐기지원, 치킨25 폐기지원, 농축수산 폐기지원 등이 없어지고 FF 판매이익 인센티브, 치킨25 판매이익 인센티브, 농축수산 판매이익 인센티브가 새로 신설된다.

 

GS25는 그간 도시락, 김밥, 빵, 치킨 등 판매 가능 일수가 짧은 FF 상품에 대해 품목당 10~40%의 폐기지원금을 지원해왔다. 1만 원짜리 도시락 상품이 폐기될 경우 원가의 40%인 4000원을 폐기지원금으로 돌려주는 식이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폐기지원금 제도가 폐지되면서 가맹점 부담은 커지게 됐다. 가맹점주 A 씨는 “폐기지원이 사라지다보니 폐기 걱정에 발주를 넉넉하게 넣기가 어려워질 것 같다. 폐기지원이 안 되면 한 달 수익이 20만~30만 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상시 폐기지원금 제도의 대안으로 본사가 꺼낸 것은 판매이익 인센티브 제도다. 새로 신설된 판매이익 인센티브는 항목별 매출총이익에 따라 최대 10%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가맹점주들은 판매이익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받는 지원금의 액수가 기존(상시 폐기지원금)보다 크게 적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급률이 최대 40%에서 10%로 줄어드는데다 기존 지원금은 원가를 기준으로 한데 비해 신설된 제도는 항목별 매출총이익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가맹점주 B 씨는 “5만 원의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이익이 100만 원은 나와야 하는데, 100만 원 이익을 내려면 300만 원의 매출이 필요하다”면서 “FF 품목은 가격이 높지 않고 이익도 적기 때문에 지원 받는 액수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GS25가 가맹점주에게 배포한 인센티브 제도 운영 안내문의 일부. 기존 상시폐기지원금 8만 원을 받던 점포의 판매이익 인센티브는 4만 원대로 줄어든다. 단, 구색 강화, 수익 개선, 서비스 향상 등의 인센티브 신설로 기존보다 더 많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GS25의 인센티브 제도 안내문에도 이 같은 내용은 명시돼있다. 제도 변경 후 지원금 예시를 보면 기존에 상시 폐기지원금으로 8만 8000원 상당을 받았던 가맹점은 제도 변경 후 판매이익 인센티브를 4만 9000원밖에 받지 못한다. 가맹점주 B 씨는 “적게는 몇 만 원부터 많게는 수십만 원씩 매달 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FF발주도 줄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과일 등은 아예 발주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기 상품 손해로 인한 부담에 FF 발주를 줄이겠다는 가맹점도 늘고 있지만, 무작정 발주를 줄일 수도 없다는 푸념도 들린다. 도시락, 김밥, 주먹밥 등의 품목이 폐기율에 따라 인센티브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폐기율이 8~16%거나 20% 이상일 경우는 매출총이익의 5%에 해당하는 지원금이 제공되고, 16~20%에 해당하면 지원금은 매출총이익의 10%로 늘어난다. 폐기율이 0~8%일 경우는 지원금이 아예 없다. 

 

B 씨는 “결국 폐기가 너무 적게 나와도, 많이 나와도 안 된다는 얘기다. 폐기율을 낮추기 위해 가맹점주들이 FF 발주를 적게 할까봐 이런 조건을 달아놓은 것이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GS25는 “수익개선, 서비스 향상 인센티브 등으로 가맹점에 동기부여를 제공하고 GS25 매장의 차별화 경쟁력, 수익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GS25 홈페이지

 

#가맹점 위한 인센티브 제도? 신상 밀어내기, 가맹점 상대평가 논란도

 

GS25는 폐기지원금을 줄이는 대신 새로운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가맹점의 실질적 수익 개선을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GS리테일은 올해부터 경쟁력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한다. 이 제도의 핵심은 신상품과 본사가 지정한 상품을 많이 발주하는데 있다. 매월 신상품 100개 중 70개 이상을 발주해야 최대 8만 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신상품 발주에 따라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쟁사인 CU의 ‘신상품 밀어내기’ 전략을 그대로 따라한다는 지적이다. 한 가맹점주는 “강제로 신상품을 밀어 넣겠다는 의도가 아니냐. 결국 가맹점은 악성 재고를 떠안고 폐기만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도 “장사가 잘 안되거나 객수가 적은 점포는 신상품을 많이 주문해도 소진하기가 어렵다. 신상품 발주할 엄두를 내기 힘들다 보니 인센티브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GS리테일 측은 “인센티브 대상 상품수가 경쟁사의 절반 이하 수준으로 많지 않아 경영주의 부담이 없다”며 “판매가 잘 되지 않아 회전이 되지 않는 비식품(완구 등)은 인센티브 대상에 넣지 않았다. 상시 판매가 잘되는 도시락, 간편식, 음료 등 상품으로 인센티브제를 운영 예정이라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맹점끼리의 상대평가 방식을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GS25는 수익 개선 인센티브, 서비스 향상 인센티브를 신설하면서 전국 가맹점에 활동 점수를 매기고 등수별로 지급액에 차등을 두기로 했다. 활동 점수가 낮아 1만 등 이상으로 뒤처진 점포는 인센티브를 아예 받을 수 없다. 한 가맹점주는 “같은 브랜드 점주들끼리도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본사가 점점 가맹점주들을 압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GS리테일 측은 상대평가 방식이 기존에도 운영됐던 제도임을 강조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가맹점 수익 개선 및 경쟁력 강화 취지의 동기부여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라며 “2022년 당사 최초로 진행했던 점포 경쟁력 UP 인센티브 제도(단품 관리 및 경쟁력 향상 우수점에 재고처리 한도를 증액하는 혜택)의 일환이다. 점포의 수익 개선 효과가 확인돼 확대 개편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제도 변경 후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했더라도 대부분의 매장에서 수익이 상승하는 구조다. 수익개선, 서비스 향상 인센티브 등으로 가맹점의 동기부여를 제공해 GS25 매장의 차별화 경쟁력, 수익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핫클릭]

· [현장] 만지기·먹이주기 금지 2주째…야생동물 카페 가보니 여전
· 10대 대형건설사 올해 정비사업 '반토막', 1위는 어디?
· 전업주부가 재직·구직증명서 발급해 맞벌이로 둔갑…어린이집 부정 입소 실태
· "또 없어졌네" 리저브 매장 줄이는 스타벅스, 이유 물어보니…
· 이디야커피 15년 만에 해외진출 재도전…문창기 회장 꿈 이뤄질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