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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가 추진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온플법과 뭐가 다를까

독과점 플랫폼의 시장 반칙행위 규제가 목적…해외 플랫폼 실효성 문제는 그대로

2023.12.27(Wed) 16:23:33

[비즈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 경쟁촉진법(가칭)’을 제정한다는 소식에 산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법안은 플랫폼 독과점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장 지배력을 가진 플랫폼을 제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정위는 플랫폼 사업자 간의 정당한 경쟁을 위한 법으로 산업 혁신은 막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해외 빅테크가 아닌 국내 기업만 고사시키는 규제”라며 성토한다.

 

12월 19일 한기정 공정거래원장이 플랫폼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한 플랫폼 경쟁촉진법 제정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공정위 “플랫폼 간 경쟁 활성화 목표, 온플법 아냐”

 

“검토만 하는 정부가 아니라 즉각 시정하는 정부가 되겠다(12월 26일 국무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감시자로서의 정부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9일 공정위가 발표한 플랫폼 경쟁촉진법도 같은 기조다. 공정위는 윤 대통령이 “독과점화한 대형 플랫폼의 폐해와 문제점에 대해 정부가 강력한 제도 개선 의지와 관심을 가지라”며 지시한 데 따른 법 제정이라고 밝혔다.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업계서 지적하는 ‘온라인 플랫폼 중개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온플법)’ 재추진이나 플랫폼 자율규제와는 다르다는게 공정위 입장이다. 공정위가 2020년부터 입법 추진한 온플법이나 국회에 계류 중인 ‘온라인 플랫폼 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기본법안’ 등은 플랫폼이 소비자와 입점 업체를 상대로 하는 행위를 규제하며 갑을 관계에 적용한다. 반면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플랫폼 간의 반칙행위를 막는 것으로 시장 경쟁자에게 하는 반칙행위를 제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법안은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핵심 플랫폼을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로 지정하고, 법적으로 금지하는 반칙행위를 명시할 예정이다. 국내에선 네이버, 쿠팡,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등 플랫폼 업계 공룡으로 꼽히는 기업이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 경쟁촉진법에서 금지하는 반칙행위는 △자사 우대 △멀티호밍 제한(자사 플랫폼 이용자의 타 플랫폼 이용을 금지하는 것) △끼워 팔기 △최혜 대우 요구 등 네 가지다.  

 

법안은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화 속도에 비해 공정위 조치가 늦다고 보고, 사업자의 반칙행위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법에서 금지하는 반칙행위를 행위 중심으로 특정해서 규율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반칙행위를 법에 명시하기 때문에 규율 대상인 플랫폼 사업자가 스스로 조심하면서 사전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반칙행위에 대한 처벌은 시정명령 및 과징금 등을 기본으로 하며 수위는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법안은 제재 대상인 사업자에게 의견제출·이의제기·행정소송 등 항변 기회를 보장하고, 반칙행위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증명하면 금지 대상에서 제외한다.

 

지금까지 공개된 플랫폼 경쟁촉진법은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유사하다. 공정거래법은 법안에 지배적 지위의 사업자를 정의하고, 국외에서 발생했더라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사업자까지 제재 대상으로 본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는 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50% 이상, 셋 이하 사업자가 도합 75% 이상일 때로 규정한다. 매출액이나 구매액이 40억 원 미만이거나, 시장 점유율이 10% 미만이면 제외된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디지털시장법(DMA)과도 흡사하다. EU 디지털시장법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 플랫폼’로 정하고 이들이 따라야 할 구체적인 의무와 금지 사항을 정한 사전 규제다. 게이트키퍼는 EU 내 연매출 75억 유로(약 11조 원) 이상, 입점업체 연간 1만 개 이상 등의 조건에 부합하면 지정된다. 게이트키퍼는 우대행위 금지 등의 의무·금지 사항을 지켜야 하는데, 위반 시 연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9월 지정된 게이트키퍼는 알파벳·애플·메타·아마존·바이트댄스·마이크로소프트 6개 빅테크다. 

 

#업체 “국내 기업에게 사약 같은 법안”…해외 플랫폼 제재 여부 주목

 

공정위는 플랫폼 경쟁촉진법이 스타트업 등 신규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활성화하고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플랫폼 간의 경쟁을 일으켜 수수료 인하, 서비스 개선 등을 끌어내고, 결과적으로 플랫폼 입점 업체인 소상공인과 소비자 후생까지 개선한다는 목표다.

 

공정위가 법안을 보고한 19일,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온라인 플랫폼 분야에서 거대 독과점 기업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상공인과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진다. 독과점이 고착화하면 스타트업 탄생이 제한되고 혁신이 자리 잡을 수 없다”라며 “정부는 온라인 플랫폼 분야의 부당 행위에 대한 시정 노력과 강력한 법 집행을 하겠다”라고 발언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랫폼의 반칙행위를 제재하는 플랫폼 경쟁촉진법의 제정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지금도 빅테크가 공정위의 처분에 줄소송으로 대응하고 있어, 해외 플랫폼 제재에 실효성이 있을지 주목된다. 일례로 구글은 국산 플랫폼인 원스토어에 앱을 출시하지 않는 조건으로 입점사의 상단 노출 등을 지원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한 것이 드러나, 지난 8월 421억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이 부과됐다. 

 

그러나 구글은 8월 23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이 소송에는 피고(공정위) 보조참가자로 원스토어도 참여한다. 구글은 2022년 1월에도 운영체제(OS) 갑질로 공정위가 부과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를 신청한 바 있다.

 

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과잉·중복 규제인 데다, 알리익스프레스(알리바바그룹)·테무(핀둬둬) 등 중국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러 나선 상황에 오히려 국내 기업의 성장을 막는다고 반박한다. 디지털경제연합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사전규제는 국내 플랫폼에 사약을 내리는 것과 같다”라며 “한국만의 해법이 필요하다. 근거 없는 섣부른 사전규제는 불필요한 물가 상승만 초래할 뿐”이라고 역설했다. 디지털경제연합은 쇼핑·인터넷·핀테크·벤처 등의 7개 협회가 모인 단체로, 회원사로는 네이버·카카오· 쿠팡·구글·야놀자 등 대형 플랫폼이 속해있다.

 

공정위는 플랫폼 경쟁촉진법이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 플랫폼도 규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사업자라면 국내든 해외든 사업자 구분 없이 적용한다. 공정거래법에서 적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반칙행위를 할 경우 이에 대해서 제한할 것”이라고 답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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