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스타벅스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며 선보인 리저브 매장이 줄어들고 있다. 올해에만 8개 매장이 폐점하거나 일반 매장으로 전환됐다. 리저브 매장이 눈에 띄게 줄면서 고객 사이에서는 스타벅스가 수익성이 떨어지는 리저브 사업의 정리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올해만 8개가 폐점 또는 일반 매장 전환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스타벅스 일산가로수길점. 2018년부터 리저브 매장으로 운영되던 이곳은 리뉴얼을 이유로 12월 12~15일 임시 휴점에 들어갔다. 4일간의 휴점 후 새로 문을 연 매장은 리저브 매장이 아닌 일반 매장으로 변경됐다. 일산에 사는 김 아무개 씨는 “리저브 매장만의 분위기가 좋아 자주 방문했었는데 아쉽다. 리저브 이용객이 많지 않아 일반 매장으로 바뀐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2014년부터 고급형 특수 매장인 ‘스타벅스 리저브’를 도입했다. 일반 매장과 달리 리저브는 고객이 현장에서 원두를 선택할 수 있고, 주문 즉시 바리스타가 원두를 갈아 커피를 제공한다. 음료 가격도 일반 매장보다 비싸다. 스타벅스 일반 매장의 메뉴 가격이 4000~6000원대인 것에 비해 리저브 매장은 음료 가격이 5000~1만 원대로 형성돼 있다.
스타벅스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을 타깃으로 한 리저브 매장을 꾸준히 확대했다. 2014년 10개였던 리저브 매장은 2016년 60개로 늘었고, 2019년에는 98개로 늘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스타벅스 성장세가 주춤해지면서부터 리저브 매장도 축소 분위기로 돌아섰다.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10여 개의 리저브 매장이 사라져 매장 수는 80여 개로 줄었다.
최근엔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달 동탄카림R점이 리모델링 공사 후 일반 매장으로 재오픈했고, 천안신부R점도 일반 매장으로 변경됐다. 이달에만 SSG마켓도곡R점, 용인죽전R점, 해운대R, 부산광복로R 등의 매장이 일반 매장으로 변경됐다. 올해 초 76개였던 리저브 매장 수는 현재 68개로 줄었다.
리저브 매장이 줄면서 고객들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일부 고객 사이에서는 스타벅스가 수익성 악화로 인해 리저브 사업을 축소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한 고객은 “리저브 매장에 가면 다른 일반 좌석은 모두 만석인데 리저브 이용 고객이 앉는 바 좌석은 자리가 비어 있다. 리저브 이용객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수익이 나지 않으니 매장을 줄이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최근 스타벅스가 리저브 고객 서비스를 축소한 데 이어 리저브 매장 수까지 줄이자, 수익성 악화로 인한 사업 축소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0월 스타벅스는 리저브 음료 주문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바크 초콜릿 서비스를 중단했다. 초콜릿 서비스는 스타벅스가 리저브를 도입한 2014년부터 제공한 서비스다.
스타벅스 측은 리저브 서비스 및 매장 축소가 수익성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 매장이 전국적으로 1870개 이상이다. 70개도 되지 않는 리저브 매장에서 초콜릿 서비스를 줄인다고 수익성이 얼마나 개선되겠나”라며 “고객 혜택을 줄였다기보다는 또 다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다.
스타벅스는 리저브 매장이 최근 크게 줄어든 이유에 대해 “브랜드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리저브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한 지 오래돼 리브랜딩을 시작했다. 리저브 메뉴 등의 카테고리와 매장 등을 모두 재정비 중”이라며 “기존의 리저브 매장은 상권 및 고객 니즈의 변화에 따라 다른 입지의 리저브 매장으로 추가 오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스타벅스 “일반 매장과 별도 리저브 전용 매장 확대할 것”
스타벅스는 향후 리저브 전용 매장을 도입해 수익성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는 그간 리저브 매장을 일반 매장과 결합된 형태로 선보였다. 일반 매장 중심부에 리저브 이용 고객만 착석 가능한 리저브 바를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운영 방식에 불편을 느끼는 고객도 상당수였다.
리저브 매장에서 만난 한 고객은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려 일부러 리저브를 찾는 것인데, 일반 매장을 이용하는 손님이 많으면 시장통에 있는 것 같다. 비싼 금액을 내면서 리저브를 찾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일반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은 리저브 이용객을 우대하는 듯한 서비스에 반감을 느끼기도 했다. 50대 여성 고객 A 씨는 “바 자리가 비었기에 앉으려고 하니 비싼 메뉴를 시키지 않으면 앉을 수 없다더라. 기분이 언짢았다”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일반 매장에 결합된 형태가 아닌 리저브 전용 매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0월 오픈해 리저브 전용 매장으로 운영 중인 더제주송당파크R점을 리저브 브랜드 리포지셔닝 1호점으로 꼽고 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더제주송당파크R점은 리저브 전용 매장으로 고객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리저브 특화 음료 및 푸드를 찾는 고객이 많다. 여기서 벤치마킹 포인트를 얻어 앞으로 이런 부분을 다른 리저브에도 적용하려고 한다. 리저브 전용 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
이통3사 포기한 5G 28GHz 대역 가져갈 '제4이통사' 누가 될까
·
현대해상 자회사가 사들인 투자회사, 후계 승계와 무슨 관계?
·
이디야커피 15년 만에 해외진출 재도전…문창기 회장 꿈 이뤄질까
·
"적립금 50만 원 모았는데 왜 못 써?" 트레이더스 멤버십 '불공정 약관' 논란
·
10년 묵은 '롯데몰 송도' 공사 시작…롯데 "인천 유통대전서 승기 잡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