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방산업체들이 무기체계 ‘A/S서비스’인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K-방산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사후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산업체들은 판매수출국에 MRO 관련 사업소를 개소하거나 현지 기업과 협업을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4차산업혁명 기술인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장소에 상관없이 원격으로 무기체계의 보수·정비를 시도하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MRO 사업 비중은 전체 무기체계 시장 규모 대비 60~70% 수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무기체계 개발과 양산(30∼40%)보다 더 큰 시장 규모다. 무기 수입국이 잘 관리하고 오래 사용할수록 MRO 사업의 수익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MRO는 무기체계의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를 뜻한다. 무기체계 수입국들은 무기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주기적 성능개량, 단종 관리, 수리 및 정비, 전문인력 양성, 교육 등을 해야 한다.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방산 수출 계획은 200억 달러다. 국내 방산 기업들도 역대급 무기 수출 호조세에 MRO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국내 최초의 항공정비(MRO) 전문업체인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주식회사(KAEMS)를 출범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KAI는 지난해 폴란드와 48대의 FA-50 경공격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이후 현지 업체와 항공기 후속지원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KAI는 지난 11일 폴란드 바르샤바 PGZ 본사에서 WZL-2, WCBKT 등의 현지 전문 업체와 FA-50 후속지원 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FA-50의 수명주기인 30~40년간 MRO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 창출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유럽 시장에서 FA-50의 수출 판로도 넓힐 계획이다.
KAI는 종합군수지원(ILS)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을 최초로 접목해 가상공간을 통해 항공기 정비 등 후속지원을 준비할 예정이다. 군수 지원 관리자가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도 즉각적으로 수리에 대한 조언을 할 수 있어 상용화 시 막대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특수선 분야에서도 장기 수익을 위해 MRO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시장조사 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8년 전 세계 해군 함정 MRO 시장은 83조 원 규모다. 연평균 2%의 성장세를 예상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9월 이사회에서 미국 자회사 한화오션 미국홀딩컴퍼니 설립안을 통과시켰다.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한 자금 중 일부인 4200억 원을 해외 생산 거점 마련 및 MRO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수주전에도 MRO 사업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해 수출하는 함정을 중심으로 수주 시 MRO를 패키지 솔루션으로 제공해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유지보수 프로젝트를 전담하는 MRO 사업팀을 신설했다. 잠수함 수출 시 30년 이상 MRO 사업을 통해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필리핀 수빅 해군기지에 군수지원센터를 설립하며 본격적인 MRO 서비스를 시작했다. HD현대중공업은은 지난 2016년 필리핀 호위함 2척을 수주해 2020~2021년에 인도했는데, 이에 대한 MRO 사업을 지원한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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