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부산 연제구 거제2구역(레이카운티) 재개발조합이 시공사업단과 공사비 증액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사가 시공사업단으로 뛰어든 이 사업은 공사비 증액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며 입주 파행이 예고됐었다.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양측 갈등은 조합이 지난달 입주를 이틀 앞두고 한발 물러나면서 일단락됐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거제2구역(레이카운티) 재개발조합과 레이카운티 시공사업단(삼성물산·DL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은 18일 공사비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지하 추가 공사비 474억 원과 일부 단지의 추가 공사비 123억 원을 증액하는 내용이다. 증액 규모는 당초 시공사업단이 소송에서 주장한 금액보다 각각 50억 원, 112억 원 줄었다.
앞서 거제2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28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공사비 증액과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을 결의했다. 이번 변경 계약 수준으로 공사비를 증액하되, 조합원 비례율을 당초 200%에서 162.22%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비례율은 정비사업 수입에서 비용을 뺀 이익을 종전자산 감정평가액으로 나눈 값이다. 통상 개발이익률이라고 부른다.
레이카운티 시공사업단은 당초 조합에 총 1000억 원 규모의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다. 공사 과정에서 추가 지하 공사비 780억 원, 일부 단지 추가 공사비 235억 원이 발생해 추가 비용 부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추가 지하 공사비 규모는 조합과 협상 과정에서 580억 원으로 한 차례 낮아진 뒤, 2022년 12월 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 결과 524억 원으로 더 줄었다.
그러나 레이카운티 조합원들은 공사비 증액 규모가 과다하다며 이를 거부해왔다. 조합은 지난 5월 정기총회에 한국부동산원 검증 결과에 따른 추가 지하 공사비를 승인해 변경 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부결됐다. 지난 10월 임시총회에서는 지하 추가 공사비와 변경공사비 등을 반영해 비례율을 200%에서 162.22%로 바꾸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이 역시 통과되지 못했다.
시공사업단은 입주 파행을 내걸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공사비 증액 관련 총회 개최가 예고된 지난 9월에는 “(비례율 등을 바꾸는) 임시총회 안건이 부결될 경우 조합원 입주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으로 조합에 공문을 발송했다. 비슷한 시기 레이카운티 아파트 벽면에는 “공사비 미지급으로 인한 조합원 입주불가 안내” 현수막을 걸었다. 10월에는 추가 지하 공사비 524억 원과 일부 단지 추가 공사비 235억 원을 지급하라며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번 공사비 협상 타결은 입주를 코앞에 둔 조합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합원들은 레이카운티 시공사업단의 입주 방해를 막아달라며 부산지방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입주예정일을 3일 앞둔 지난 11월 27일 “추가 지하 공사비 또는 변경공사비 등 채권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 또는 인도거절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결국 가처분 기각 결정 다음날인 28일 조합은 총회에서 공사비 증액을 결의했다.
레이카운티는 부산 연제구 거제2 재개발구역 주택을 허물고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규모 34개동(4470가구)으로 조성한 아파트다. 시공은 삼성물산, DL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이 공동으로 맡았다. 시공사업단은 2016년 말 공사에 착수해 지난 11월 29일 아파트를 준공했다. 입주는 지난 30일 시작돼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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