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이 2호 영입 인재로 ‘자수성가 기업인’ 이재성 전 엔씨소프트 전무(53)를 영입했다. 이 씨는 IT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두루 거친 기업인이자 게임업계 실무자 출신이다.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를 부산에 유치할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고향인 부산에서 교육 활동에 힘써왔다.
경기 침체로 기업도, 자영업자도,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도 어려운 시기다. 민주당의 경제·산업 분야 인재로 영입된 이 씨가 방점을 찍은 것은 ‘일자리’다. 18일 비즈한국과 만난 이 씨는 부산 지역의 지역구 의원으로 출마해 지역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재성 씨는 사회생활을 KTF(옛 한솔PCS)에서 시작해 넷마블, CJ인터넷, 엔씨소프트 등 IT와 게임 업계에서 15년간 임원으로 근무했다. 2002년 입사한 넷마블에선 유료화 서비스의 요금 설계와 시스템을 기획해 1년 만에 이사직에 올랐다. 엔씨소프트로 옮긴 후에는 2006년 발생한 ‘리니지’ 게임의 대규모 명의도용 사건을 수습한 공로를 인정받아 입사 2년 만에 상무로 승진했다.
대기업을 나온 후에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을 성장시켰다. 2021년 에듀테크 업체 퓨처스콜레에서 이사회 의장을, 2022년 자율주행용 보안솔루션 업체 새솔테크에서 대표를 맡아 두 기업의 초기 투자 유치를 이끌었다. 민주당이 이 씨를 경제·산업 분야 인재로 택한 건 대기업과 신생 기업을 오가며 쌓은 이력을 주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임업계에서의 행적도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에 재직 중이던 2010년 경남 창원시를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창단을 주도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 운영위원장을 겸임하던 때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담당을 맡아 개최지를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바꾸는 데 일조했다.
이 씨는 최근 5년간 지역의 교육 사업에 집중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창의교육센터 ‘알로이시오 기지 1968’의 초대 기지장을 맡았다. 이곳에서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서부산 지역의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학교, 복지시설 등을 다니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청년 취업·창업에 관한 강연 활동을 이어왔다.
이 씨는 민주당 인재 영입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 의원으로 서부산에 출마할 의지를 밝혀 화제를 모았다. 최근에는 부산 사하구의 다대포 해수욕장을 ‘e스포츠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게임업계 출신 기업인으로서 이 씨가 펼칠 정치는 어떤 모습일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교육·취업·창업과 관련한 활동을 하다 보니 정치에 발 딛게 됐다. 엔씨소프트문화재단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면서 부산 서구의 아동 복지 기관인 소년의집과 인연을 맺었다. 개인적으로 소년의집을 운영하는 마리아수녀회에서 무보수로 임원을 맡았다. 그러다 소년의집이 운영하던 학교가 문 닫으면서 창의교육센터로 재생했는데, 이를 본격적으로 맡기 위해 부산으로 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온 후에는 스타트업의 이사와 대표를 맡아 투자 유치에 힘썼다. 그러다 보니 취업과 창업을 주제로 청년을 만날 일이 늘었고, 경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현 정권 2년 차인 올해 하반기면 경기가 회복될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기대감이 무너지고 실망하던 차에 민주당에 추천 받아 입문을 결심했다.
―야당인 민주당을 택한 이유는.
A. 지역 균형 발전과 격차 해소를 중요하게 여긴다. 약자를 지지하는 민주당의 철학과 부합했다. 나도 부두 노동자의 아들로서 풍족하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격차 해소에 관심이 많다. 부산 출마를 준비하는데 야당을 택했다는 점에서 주변의 우려가 있었지만, 민주당과 가치관이 맞아 특별한 어려움 없이 선택했다. 현 정부가 경제 쪽으로 너무 못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정치인으로서 목표는 무엇인가.
일자리를 제일 잘 만드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엔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있을 것이다. 대기업과 벤처기업, 스타트업을 두루 거친 경험을 기반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정치인이 되겠다.
―경기 침체로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 어떤 비전을 제시할 것인가?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결국 일자리를 챙겨야 한다. 특히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 부산 내에서 발전이 더딘 서부산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보려 한다. ‘다대포를 e스포츠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밝힌 이유다. 다대포는 서부산인 사하구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광안리나 해운대는 유명하지만 다대포는 덜 찾는다. 다대포에는 대형 호텔이 없고 숙박시설이 굉장히 모자란데, 콘텐츠가 없어 인프라가 안 생긴 것이다. 다대포를 e스포츠 성지로 만들어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 성공 사례가 나오면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업계에 있었기 때문에 e스포츠를 택한 것인가.
e스포츠는 전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즐기는 축제다. 최근 광화문에서 롤드컵 응원 열기가 뜨거웠지 않나. 다대포 해수욕장을 기반으로 국제 규모의 e스포츠 행사가 열리면 지스타, 부산국제영화제처럼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용 유발, 경제 효과를 끌어낼 수 있다. 앞으로 가덕도 신공항이 생기면 다대포 입지가 굉장히 중요해질 거다.
―국회의원이 되면 어떤 분야의 법안을 만들고 싶나.
일단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 부흥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과정에서 입법이 필요한 부분을 고민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포부를 밝힌다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사회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몰라서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일자리 문제를 모르는 정치인은 없지만 실행 능력이 모자란 거다. 일자리 문제만 해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경험과 경험을 연결해 창의적으로 해결하겠다.
경험을 연결하면 새로운 시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게임업계에 있을 때 e스포츠를 알게 됐고, 부산으로 갔더니 다대포 인근에 숙박 시설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창의센터에 있으면서는 오래된 공간을 미래적으로 바꾸는 데 주목했다. 창원 기반의 야구단을 만들었더니 지역에 사람이 몰리는 걸 봤다. 이런 경험을 연결해 다대포에 국제 e스포츠 행사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볼 수 있었다. 기업 경험과 창의성을 앞세워 경제 성장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힘쓰겠다. 지켜봐달라.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
"돈도 사람도 없다" 경기 침체에 건설업 등록기준 미달 업체 급증
·
'힐튼 없는 아난티', 독자 생존 둘러싼 기대와 우려
·
HD현대인프라코어, 방산 엔진 단독 수출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운다
·
'나눠 먹기' 잡으려다 '필요 예산'까지 날렸나…R&D 예산 삭감 후폭풍
·
[단독] 이상헌 의원 "불법 게임물 친고죄·업으로 하는 경우만 처벌" 개정안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