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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 없는 아난티', 독자 생존 둘러싼 기대와 우려

자사주 100만 주 매입 후 소각, 2024년부터 독자 브랜드 운영…'사법리스크' 등 해결 과제도 적잖아

2023.12.18(Mon) 18:28:27

[비즈한국]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는 아난티그룹이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아난티는 글로벌 호텔 힐튼과의 협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힐튼 없이 ‘아난티’ 독자 브랜드로만 승부를 보기로 한 것이다. 오는 19일에는 자사주 ​100만 ​주를 소각할 예정이다. 그동안 한 번도 주주 배당을 하지 않았던 아난티가 브랜드 변화를 꾀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7월 부산 기장에는 6500억 원 규모의 ‘빌라쥬드 아난티’를 개장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아난티 힐튼 부산. 내년부터 힐튼과 완전히 결별하고 아난티 앳 부산 코브로 이름을 바꾼다. 사진=전다현 기자

 

#100만 자사주 매입 후 소각…배당은 어떻게?

 

최근 아난티는 66억 원 규모의 자사주 100만 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아난티는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한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이라고 밝혔다. 통상적으로 자사주 소각은 주주이익을 위한 것으로,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난티는 11월 17일부터 12월 12일까지 ​자사주 100만 주(1.09%)를 66억 5912만 8080원에 매수했다. 배당가능이익 최대 범위에서 취득했다. 당초 보유한 자사주가 없었기 때문에 12월 13일 기준 아난티의 자사주는 총 100만 주다.

 

아난티가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건 지난 11월 16일. 당시 아난티는 2024년 2월 15일까지 100만 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는데, 당초 계획보다 이르게 12일까지 목표 주식을 전부 매수했다. 아난티는 취득한 주식 100만 주를 ​오는 19일 ​전량 소각할 방침이다.

 

아난티는 올해 5월 15일 전환사채 180억 원을 소각한 바 있다. 아난티 관계자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5월 전환사채 소각 이후 자사주 소각 역시 같은 맥락으로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계속 기업과 주주의 상생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다만 추후 배당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아난티는 1996년 코스닥 상장 후 한 번도 주주 배당을 시행하지 않아 주주들 사이에선 지속적으로 ​불만이 ​나왔다.​

 

#1조 클럽 코앞…‘힐튼 결별’ 강수 되나

 

지난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낸 아난티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매출액 806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액은 2333억 원으로 245% 증가했다. 3분기 누적순이익 역시 215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57% 증가했다. 연 1조 원 매출이 ‘코 앞’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간 주주환원에 무관심했던 아난티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건 아난티의 브랜드 개편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브랜드 개편과 함께 대외 이미지 개선을 꾀한다는 것. 최근 아난티는 ‘힐튼’과 프랜차이즈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아난티 앳’으로 호텔 브랜드를 통일했다.

 

2017년 아난티는 힐튼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힐튼 부산’ 운영권은 힐튼에 있었지만, 2022년 ‘아난티 힐튼 부산’으로 이름을 바꾸고 힐튼과는 예약망, 멤버십 등만 공유하는 형태로 운영했다. 2024년부터는 ‘힐튼’과 완전히 결별한다. 계약기간은 남아 있지만 조기 종료 예정이다. 아난티 힐튼 부산은 ‘아난티 앳 부산 코브’가 된다.

 

아난티는 힐튼과 맺은 모든 계약을 2024년 조기 종료한다. 자료=아난티 홈페이지

 

사업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올 7월 아난티는 아난티 앳 부산 코브 옆에 6500억 원 규모의 ‘빌라쥬 드 아난티’를 오픈했다. 펜트하우스 ​278개와 일반 객실 114개로 구성됐다. 2025년에는 제주도와 청평에 리뉴얼·리조트 시설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ESG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아난티는 2019년부터 객실에 비치하는 ‘어메니티’를 친환경으로 전환했다. 자체 개발한 생분해성 용기에 고체 타입의 샴푸와 컨디셔너, 페이스·보디워시가 담긴 ‘캐비네 드 쁘아쏭’을 제공하고 있다. 생수도 옥수수와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용기에 담아 제공한다.

 

아난티는 자체 개발 친환경 어메니티를 개발하는 등 ESG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아난티 객실에서 제공하는 친환경 어메니티  ‘캐비네 드 쁘아쏭’. 사진=전다현 기자

 

앞서의 아난티 관계자는 “힐튼과 결별에 중점을 두기보다 서울에 하나, 부산에 두 개 있는 호텔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해 호텔 브랜드명을 통합했다. 친환경에도 굉장히 비중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힐튼 없이 괜찮을까…‘사법 리스크’ 해소 주목

 

일각에선 ‘힐튼’이 빠진 아난티가 성공적으로 브랜드 가치를 확립할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온다. 힐튼의 예약망을 더 이상 이용하지 못하는 아난티의 ‘자체 플랫폼’만으로 외국인 유입이 지금처럼 가능할지 의문이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지난 20년간 소홀하다가 이번에 배당 없이 자사주만 소각한다고 해서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있다. 무엇보다 ‘사법리스크’부터 해소해야 한다.

 

아난티그룹은 삼성생명과의 부동산 부정거래 의혹을 받고 있다. 2009년 아난티는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을 500억 원에 매입한 후 두 달도 되지 않아 삼성생명에 969억 원에 매각했다. 짧은 기간에 시세차익을 두 배가량 남긴 터라, 아난티가 삼성생명 관계자들에게 뒷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2019년 12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을 이유로 아난티에 과징금 3억 5880만 원을 부과하고 감사인 지정 2년, 담당인원 해임 권고 등을 조치했다. 검찰은 올 3월 28일 이홍규 전 아난티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허위 공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기소 직후​​ 아난티는 향후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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