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JW중외제약의 오너 2세 고 이종호 명예회장이 지난 5월 사망했다. 다른 재벌가와 달리 JW중외제약 오너 일가의 상속세를 둘러싸고 조용했던 것은 이미 16년 전 장남 이경하 JW홀딩스 회장(61)에게 경영 승계를 마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고 이종호 명예회장이 보유하던 지주사 지분은 2.6% 수준으로 지난 10월 이경하 회장 등 4남매에게 균등하게 상속됐다. 4남매가 내야 할 상속세 규모는 총 35억 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JW그룹은 JW홀딩스, JW중외제약, JW생명과학, JW신약 등 4개의 상장사와 국내·외 11개의 비상장사 등 15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으며 지난해 연결기준 86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1945년 창업주 고 이기석 초대회장이 조선중외제약소를 설립했고, 조선중외제약소가 오늘날 JW그룹으로 성장했다. 오너 2세 고 이종호 명예회장을 이어 그의 장남 이경하 회장이 JW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경하 회장이 JW그룹의 지배력을 확보한 건 2007년. 지금으로부터 16년 전 오너 2세에서 오너 3세로 승계가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경하 회장은 1999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이종호 명예회장이 보유한 4만 2000주의 주식을 증여받았고, JW중외제약 지분 5만 9628주를 보유한 3대 주주로 올라섰다. 2006년까지 주식배당, 장내매수를 통해 보유 지분을 10.03%까지 끌어올려 JW중외제약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지난 2007년 JW중외제약은 지주사 전환을 결정했는데, 이로 인해 이경하 회장의 지분이 급상승했다. JW중외제약을 지주사 JW홀딩스(투자 부문)과 JW중외제약(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하면서 JW중외제약 1주가 JW홀딩스 0.36주, JW중외제약 0.64주로 배당됐다. 이때 이경하 회장이 자회사 주식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해 지분율을 26.12%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당시 부친 이종호 명예회장은 JW홀딩스 지분 22.49%를 확보했다. 이 명예회장은 2009년 이경하 회장을 제외한 세 자녀 이동하 씨·이정하 중외정보기술 대표·이진하 씨와 아내 홍임선 씨, 손자 이기환 씨에게 각각 20만 주를 시간외매매로 넘겼다. 이후 2011년 JW홀딩스 지분을 출연해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하면서 이 명예회장의 지분은 2.6% 수준으로 낮아졌다. 재단을 통해 증여세 부담을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전환과 재단 출연 등을 통해 이경하 회장은 증여세 부담 없이 그룹 지배력을 확보해 현재의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2015년 JW그룹의 총수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지분을 꾸준히 사들였다. 이번 상속 이전까지 보유한 JW홀딩스 지분은 27.76%였다.
지난 5월 이종호 명예회장이 사망한 후 주식 2.6%는 네 자녀에게 균등하게 상속됐다. 이로써 이경하 회장의 지분율은 소폭 상승해 28.42%로 올랐다. 고 이종호 명예회장의 지분 평가액은 65억 원으로, 자녀들이 내야 할 상속세는 35억 원 수준이다.
JW그룹은 오너 4세 승계도 일찌감치 준비하는 모양새다. 이경하 회장의 장남 이기환 씨(27)가 올해 들어 JW홀딩스의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것. 이기환 씨가 보유한 JW홀딩스 주식은 작년 말 기준 2.69% 수준이었는데, 올해 장내매수를 통해 3.44%까지 끌어올렸다. 쌍둥이 누나인 성은·민경 씨가 보유한 JW홀딩스 지분은 0.16%에 그쳐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이기환 씨는 아직 회사에 적을 두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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