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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조선 왕실의 본향' 전주 박물관 산책

태조 이성계 배출한 전주 이씨의 고장…전북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 동학농민운동 자료 볼 수 있어

2023.12.12(Tue) 11:13:48

[비즈한국] 전라북도 전주는 ‘조선 왕실의 본향’이다. 태조 이성계의 조상인 ‘전주 이씨’가 대대로 전주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태조는 함경도 영흥에서 태어났지만, 조상들의 보금자리였던 전주를 잊지 않았고, 전주는 조선 시대 내내 ‘왕실의 본향’으로 특별한 지위를 누렸다. 이러한 역사는 전주의 박물관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전주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전주역사박물관을 먼저 보는 것이 좋다. 규모는 작지만 박물관 전체가 오로지 ‘전주의 역사’에 집중해서 꾸며져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호남의 중심, 전주의 모든 것, 전주역사박물관

 

전주에서 가장 큰 박물관은 ‘국립전주박물관’이지만, 전주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전주역사박물관을 먼저 보는 것이 좋다. 규모는 작지만 박물관 전체가 오로지 ‘전주의 역사’에 집중해서 꾸며져 있기 때문이다. 노출 콘크리트 마감이 모던한 느낌을 주는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면 ‘전주역사실’이 먼저 관람객을 맞이한다.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전주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전주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구석기 시대부터였다. 노령산맥에서 뻗어 내린 기린상, 고덕산, 모악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싼 분지 형태로 사람이 살기 좋은 조건을 두루 갖춘 덕분이다. 전주 시내를 관통하는 삼천과 전주천이 들어가는 만경강은 풍성한 먹거리의 보고가 되었다. 만경강 유역에 건설된 전북혁신도시에서는 구석기와 청동기 시대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시실에서는 전주와 인근 지역에서 발견된 석기와 토기, 청동기 등 선사 유물들을 확인할 수 있다. 

 

전주역사박물관의 ‘전주역사실’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전주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이렇게 살기 좋은 전주는 통일신라 때 ‘9주 5소경’ 중 완산주가 들어서면서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견훤의 후백제가 전주를 수도로 삼았고, 고려시대에는 전주목이 설치되면서 호남의 중심 도시가 되었다. 이는 전라도라는 이름이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왔다는 데서도 확인된다. 

 

조선 건국 후 전주는 왕실의 본향으로 특별한 대접을 받았다. 전라감영이 설치되면서 ‘호남제일성’이라 불리는 전주성이 건설된 것도 이 무렵이다. 전시실에는 전주성 남문인 풍남문 2층에 달려 있던 ‘명견루(明見樓)’ 현판이 보인다. 1896년 처음 전라감영 건물에 자리했던 전라북도청은 지금도 전주에 위치해 있다. 

 

전주성은 동학농민군이 조정과 ‘전주 화약’을 맺고 집강소를 설치해 개혁을 추진했던 현장이다. 전라도 고부(지금의 전북 정읍)에서 시작된 동학농민운동은 전주성을 차지하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하지만 조선 정부의 요청을 받은 청군에 일본군까지 들어오면서 관군과 화약을 맺었다. 그럼에도 외국 군대가 물러나지 않자 동학농민군은 다시 한번 봉기했으나, 일본군의 압도적인 무기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전주역사박물관에 별도로 마련된 ‘동학농민혁명실’에서는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군의 활약상과 안타까운 최후를 여러 유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실에서는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군의 활약상과 안타까운 최후를 여러 유물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전주를 넘어 전북의 역사로, 국립전주박물관

 

전주역사박물관과 이웃한 국립전주박물관은 자타공인 전라북도 최대의 국립박물관이다. 6만 5000㎡가 넘는 대지 위에 조선 시대 관아를 본뜬 모습으로 지어졌다. 경내에 들어서면 고분과 불교미술, 민속 등으로 나누어진 야외전시장이 먼저 보인다. 이곳의 고분들은 전주와 완주, 군산 등지에 있던 백제 시대 무덤을 이전해 복원한 것이다. 정읍 무성리에서 발견된 석불입상과 부안 석장승, 문인석 등도 보인다. 

 

국립전주박물관 밖으로 위봉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자타공인 전라북도 최대의 국립박물관으로 조선 시대 관아를 본뜬 모습으로 지어졌다. 사진=구완회 제공

 

1층의 ‘역사실’은 전주를 넘어 전라북도 전체의 역사를 개괄한다. 전시는 ‘전북 선사문화의 시작’과 ‘마한, 그 시작’, ‘마한에서 백제로’, ‘고대국가의 완충지 전북’, ‘백제의 부흥 그리고 후백제’, ‘전라 천년의 시작 고려’, ‘성리학의 나라, 조선’ 등 총 7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유물 또한 전주뿐 아니라 전라북도 전역에서 발굴된 것들이다. 뛰어난 철기 제작 기술을 보여주는 완주 신풍리 잔무의 거울과 동검, 삼국시대 전북 지방 세력가의 부장품인 고창 봉덕리 금동장식신발 등이 눈길을 끈다. 널찍한 전시실에 1000여 점이 넘는 유물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전북 지역의 역동적인 역사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선비서예실’과 ‘미술공예실’에서는 전라북도의 미감을, ‘전주와 조선왕실’에선 예향 전주의 학문과 예술을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을 나설 때 멀리 위봉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역사실에는 전라북도 전역에서 발굴된 유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야외전시장에는 고분과 불교미술 등이 전시돼 있다. 정읍 무성리에서 발견된 석불입상과 부안 석장승, 문인석 등도 보인다.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전주역사박물관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쑥고개로 259

△문의: 063-228-6485

△운영시간: 09:00~18:00, 월요일, 1월 1일 휴관

 

국립전주박물관 

△위치: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쑥고개로 249

△문의: 063-223-5651

△운영시간: 10:00~18:00, 1월 1일, 명절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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