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마트가 지마켓을 인수한 지 2년이 지났다. 그간의 성적표는 암울하기만 하다. 지마켓은 2년간 계속해서 적자를 내는 상태이며, 올해는 매출액마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와의 협업해 시너지 창출도 고민하는 분위기지만, 업계에서 보는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이마트의 악수였나 “적자 폭 줄어, 4분기 기점 흑자 전환 목표”
2021년 11월 이마트는 3조 5600억 원을 들여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를 인수했다. 신세계그룹의 창립 이래 최대 규모 거래였다. 당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했다.
이마트는 지마켓과 SSG닷컴을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노렸으나 채널 간의 통합 시너지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마켓은 이마트 인수 후 줄곧 적자 상태가 이어졌다. 지난해에만 655억 원의 영업손실액을 기록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된 적자가 322억 원이다.
매출 규모도 쪼그라들었다. 지마켓은 3분기 매출액이 2810억 원으로 올해 세 분기 중 가장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766억 원으로 전년(9846억 원) 대비 10%가량 줄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마트가 현재까지는 G마켓, 옥션 등과 제대로 된 시너지를 내지는 못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지마켓은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마켓의 3분기 영업손실액은 101억 원으로 전년(149억 원)보다 적자 폭이 48억 원 줄었다. 지마켓 관계자는 “적자 폭을 계속해서 줄이고 있으며 4분기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순항 중이며 내년에는 실적 부분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감소에 대해서는 “올해는 수익성을 목표로 잡았다. 매출을 크게 늘리기보다는 내실을 갖춰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G마켓은 5~6년 전만 해도 이커머스 업계 1위로 꼽혔으나 이제는 쿠팡, 네이버 등에 크게 밀린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 G마켓의 월간 앱 사용자 숫자는 640만 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후 계속해서 사용자가 이탈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연말에는 사용자 숫자가 544만 명으로 줄었고, 올 10월에는 485만 명을 기록하며 400만 명대까지 사용자 수가 떨어졌다.
김대종 교수는 “소비자들이 이제는 빠른 배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최근 영국 같은 경우도 2시간 내 배송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이 빠른 배송을 선호하다 보니 G마켓, 옥션 등의 기존 쇼핑몰에서 쿠팡으로 이동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매출 안 나온다’ 불평 커져, 신세계와 시너지 강화로 반등할까
G마켓 사용자 이탈에 입점 판매자들의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G마켓에 입점한 중소업체들 사이에서는 ‘더는 G마켓에는 희망이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G마켓에서 레저용품을 판매 중인 업체 대표는 “옥션, G마켓, 11번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쿠팡에서 같은 상품을 판매 중이다. 옥션과 G마켓은 판매율이 크게 줄었다”며 “전체 매출 중 70%가 쿠팡에서 나오며, G마켓 매출은 5%가 채 되지 않는다. 네이버와 쿠팡에서만 매출이 발생하니 셀러들도 그쪽으로 몰린다. 판매자들이 옥션이나 G마켓 등은 이제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G마켓은 수수료도 높은 편이다. 기본 13%인데 네이버 검색으로 결제가 이뤄지면 2%가 추가돼 총 15%의 수수료가 지급된다. 쿠팡은 약 12%,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5%정도”라며 “G마켓에서 매출이 많이 줄었는데,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경우 판매중단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지마켓은 수수료율에 대해 “타 오픈마켓과 동일한 수수료율을 책정했다”면서 “G마켓은 정산주기가 빨라 강점이 있다고 판매자들이 이야기한다. 소비자가 구매확정 후 바로 다음 날 정산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판매자를 더 많이 유치하고 상생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판매자 유치를 위한 행사도 올해 많이 진행했다. 판매자 지원책도 많이 마련해 오히려 판매자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지마켓은 신세계와의 시너지 강화에 힘을 실으며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SSG닷컴과 연계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스마일 프레시’를 선보였고, 신세계유니버스클럽, 쓱1DAY배송 등도 도입했다. 최근에는 지난 15년간 온라인에서만 진행하던 G마켓 상생 페스티벌을 이마트 월계점에서 열어 눈길을 끌었다. 지마켓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이마트와 협업을 진행해왔다. 앞으로도 이런 것들이 잘 정착되면 다른 쪽으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지마켓과 이마트의 온·오프라인 시너지 강화는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있어야 하며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된 경쟁력 등도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경제대학 교수는 “함께 협력하면 좋아질 부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느끼는 가격이나 서비스 같은 측면에서 실질적 혜택을 늘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교수도 “지마켓과 이마트24를 연계해 온라인 주문 상품을 편의점에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등을 내놓는 것도 좋은 시너지 작업이 될 것”이라며 “쿠팡은 멤버십 가입자에게 무료 배송, 무료반품뿐만 아니라 OTT 이용 혜택까지도 제공한다. 앞으로는 이렇게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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