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STX엔진이 ‘K9 자주포’의 심장에 해당하는 ‘디젤엔진’의 내구도 시험을 3년 만에 완료했다. 이에 따라 향후 K9 자주포 등 K-방산 수출길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STX엔진은 최근 내구도 시험단계를 통과했다.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개발협약을 체결하고 불과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내구도 검사를 통과하면 엔진을 장비에 장착한 상태로 주행하는 시험을 거쳐 전력화하게 된다. STX엔진은 2021년 6월 K9 자주포의 엔진 및 제반 부품을 국산화하는 국책과제의 최종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2025년까지 총 250억 원의 국비가 투입되는 과제다.
STX엔진에 따르면 이번 국산 엔진의 핵심기술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1:1 호환할 수 있는 설계 기술이다. K9자주포 체계 장비의 어떠한 변화도 없이 기존 엔진과 교체가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안정성을 동일하게 인정받아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로 부품의 국내 개발을 통한 기술 독립이다. 국내 협력사와 핵심 부품을 순수 국내 개발로 제조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STX엔진 관계자는 “피스톤의 연소 해석을 통해 연료 분사 특성의 최적화를 이뤄냈다”면서 “이를 통해 기존 엔진 대비 연료 소비율 5%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STX엔진은 개발 엔진을 탑재할 K9 자주포 이집트 수출 계약이 발효됨에 따라 엔진 개발과 양산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단축된 개발 일정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관들의 도움도 있었다. 실제 산업통상부 산하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의 지원으로 사업내용 및 사업비 변경 등 능동적인 행정 업무가 가능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개발 업무에 집중해 단축된 개발 일정을 준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K9 자주포 디젤엔진은 1999년 신형 자주포 전력화 계획에 따라 STX엔진이 라이선스사인 독일의 MTU 제품을 국내에서 생산해 1300여 대를 공급했고, 터키와 인도, 노르웨이, 폴란드 등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 600여 대를 수출한 바 있다. 다만 K9 자주포 수출이 UAE 등 중동 국가의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독일 정부의 수출 승인 제한으로 추가 수주에 제약이 많았다. 엔진과 부품을 완전히 국산화할 수 있다면 이 같은 장애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엔진 개발과 생산, 기술지원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도 나오면서 국산화 사업이 추진됐다.
디젤엔진 국산화는 K9 자주포의 국내 납품 및 수주 예정 물량, 수출 규제 탈피로 인한 글로벌 수요를 감안하면 6조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STX엔진 관계자는 “디젤엔진을 사용하고 싶어하는 국가들이 여럿 있다. 중동 지역을 포함해 다양한 지역에 수출된다면 최소 1000대 이상의 수출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산화 엔진 개발은 K9 자주포뿐 아니라 K10 탄약 운반차, AS21 레드백 보병 전투차량 등에도 1:1 호환이 가능할 정도로 적용 범위가 확대돼 경제적 가치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STX엔진으로서는 K9 자주포의 추가 수출시장 개척에 따른 엔진 공급물량 증가뿐만 아니라 MTU에 지급하는 라이선스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지난 1976년 디젤엔진 전문 생산업체로 출발한 STX엔진은 독일 MTU사와의 디젤엔진 정비 협정서를 체결하면서 당시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방위산업 디젤엔진 분야에 처음 진출해 국내 최초 방산 디젤엔진 생산 2000만 마력을 달성했다. 특히 독일 MTU사와의 기술 제휴로 K9 자주포 엔진 부품의 80%를 국내에서 생산할 정도로 기술력을 갖췄다.
STX엔진은 향후 디젤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국방력에 80~90%를 공급하고 K1A2 전차용 1360마력 엔진 개발, K9 자주포 엔진 개발, 궤도 차량용 범용 엔진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중동 지역에서 현재 K9의 기술도입 생산 중인 터키의 T-155 Fırtına(프르트나)의 경우 현재 독일의 수출규제로 파워팩에 한국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으며, 이미 K9 200대, K10 100대를 계약한 이집트도 독일산 파워팩 장착이 곤란한 터에 STX엔진의 파워팩을 사용할 수 있어, 국산화 성공은 수출에 날개를 단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K9 자주포 파워팩은 AS21 레드백 보병전투차도 사용하는데, AS21을 수입한 호주에는 수출 규제가 없지만 중동 지방 수출에는 독일산 파워팩 수출에 애로사항이 있어 이번 수출로 레드백 보병전투차의 중동 추가 수출에도 파란불이 켜졌다”고 강조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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