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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스타벅스도 한다는데…규제샌드박스로 생겨난 '펫 프렌들리 카페' 가보니

입장료 있고 반려동물 풀어놓는 애견카페와 달라…켄넬, 리드줄 해야 하고 맹견은 불가

2023.12.07(Thu) 10:27:45

[비즈한국] 최근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펫 프렌들리 카페를 출점하고 있다. 펫 프렌들리 카페는 소위 애견카페로 불리는 반려견 동반이 주요 목적인 카페가 아닌, 일반적인 카페에 반려동물이 출입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반려동물 친화 카페의 등장에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펫 프렌들리 카페가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펫 프렌들리 카페를 출점하고 있다. 사진은 커피빈의 한 매장. 사진=김민지 인턴기자


#대형 프랜차이즈 참전, 달라진 반려동물 위상

유명 카페 브랜드 커피빈, 할리스, 스타벅스 등이 반려동물 친화 카페를 선보이고 있다. 일부 개인 카페만 가능했던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대형 프랜차이즈까지 확대된 양상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증가와 반려동물을 가족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펫 펨족’을 겨냥한 사업으로 보인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보호 국민의식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비율은 약 25.4%로 나타났다.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셈이다.​

커피빈 석촌호수점에 설치된 반려동물 울타리. 사진=김민지 인턴기자


원래 우리나라는 현행 식품위생법상 식당, 카페 등에서 반려동물과 동반 취식이 불가하다. 동물의 출입, 전시 또는 사육이 수반되는 영업을 하려는 경우, 식품접객업 영업장의 시설과 분리돼야 한다. 이에 최근 몇몇 기업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카페에 반려동물 동반 출입이 가능하도록 실증 특례를 부여받았다. 규제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일정 조건 하에 시장에서 우선 출시해 검증할 수 있도록 현행 규제를 완화해 주고, 그 과정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토대로 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제도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중에선 커피빈이 실증특례를 받아 펫 프렌들리 카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규제샌드박스 승인을 받고 내년 초 매장 오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할리스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커피빈은 대형 프랜차이즈 중 적극적으로 반려동물 친화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4일 오후 펫 프렌들리 카페로 운영 중인 커피빈 서울 송파 석촌호수점에 방문했다. 출입구엔 이용 수칙이 적혀 있었다. 카페 내부에선 전용 유모차, 켄넬 혹은 리드줄을 착용해야 하며 광견병 예방접종이 완료된 반려견만 출입 가능했다. 맹견으로 분류된 견종은 출입이 제한됐다. 카페 내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보인 건 반려동물을 위한 펫 존이었다. 반려동물용 울타리와 장난감 등이 마련돼 있었다. 바로 옆쪽엔 반려동물 간식과 소품 등 MD 상품이 진열돼 있었으며, 반려동물용 식수, 배변 탈취제 등이 구비돼 있었다. 또 강아지용 카푸치노를 판매하고 있었다.​

커피빈 펫 프렌들리 카페에서 판매 중인 강아지용 카푸치노 메뉴. 사진=김민지 인턴기자

 

한 테이블에서 반려견과 방문한 손님을 만나봤다. 반려견과 함께 음식을 섭취하던 견주 A 씨는 펫 프렌들리 카페에 관해 “최근엔 이런 카페가 많아진 걸 체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동안 여름엔 야외테라스 같이 개방된 공간에 한해 반려견 출입이 허용돼서 괜찮았는데, 겨울엔 마땅한 장소가 없어 힘들었다. 이런 공간이 생겨서 좋다”며 “반려동물 출입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눈치는 볼 수밖에 없다. 공간을 아예 분리해서 운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펫 프렌들리 매장을 자주 이용하는 반려인 B 씨는 반려동물 친화 매장에 관해 “강아지와 산책하다 언제든 들릴 수 있어서 좋다. 대부분의 매장이 강아지용 간식을 같이 판매하고 있다. 강아지와 주인이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쉴 때도 편하다”고 밝혔다.​ 

 

커피빈 석촌호수점 펫 MD존. 사진=김민지 인턴기자


해당 카페엔 반려견을 동반한 손님들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반려견이 연달아 카페에 들어오던 중 서로를 향해 짖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소음에 몇몇 일반 손님은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용 수칙이 명확히 정해져 있기에 일반 손님들의 안전상 문제는 없어 보였다. 다만, 소음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다른 펫 프렌들리 카페에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일반 손님 C 씨는 “이제는 견주들이 목줄을 채우기 때문에 큰 개가 들어와도 무섭진 않다. 근데 갑자기 짖을 땐, 깜짝 놀란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며 “조용하게 휴식할 공간이 필요할 땐, 일반 매장에 간다”고 말했다.

#안전은 확보했으나, 소음은 여전히 문제
 
4일 오후 또 다른 펫 프렌들리 카페 할리스 경기도 다산 제이원점을 방문했다. 해당 카페는 입구에서 강아지용 유모차를 대여해주고 있었다. 일반 손님과 반려인 동반 손님의 편의를 고려한 서비스였다.

해당 매장 관계자를 만나 반려동물 친화 매장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물어봤다. 그는 “반려동물과 동반 출입이 가능해서 오는 고객들이 많다. 일반 고객과 동반 고객의 방문 비율은 거의 반반이다. 강아지를 데리고 오면 죄인처럼 눈치 보면서 음료를 마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는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좋다고 한다”며 “강아지들이 돌아다니면서 냄새 맡는 게 아니라, 유모차에 앉아 있기 때문에 주변 손님들도 불편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할리스 다산제이원점에 구비된 강아지용 유모차. 사진=김민지 인턴기자


펫 프렌들리 카페의 경쟁력에 관한 의견도 들어봤다. 그는 “다른 카페와 차별화되다 보니까 단골 층이 더 확보되는 편이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어르신 분들은 애견카페를 찾아가는 게 쉽지 않은데 이 매장은 산책하다 들릴 수 있어서 자주 이용 하신다”며 “애견카페처럼 입장료도 없어서 부담 없이 편하게 반려동물을 데리고 오신다”고 덧붙였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펫 프렌들리 기조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만큼 반려동물 친화 카페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행법상 반려동물과 취식은 불법이며, 규제샌드박스로 일부 허용된 단계에 그쳐 있다. 정식 서비스로 도입되기까지 비반려인과의 갈등 조정, 인식 개선 등 여러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펫 프렌들리 카페 사업이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각광받는 사업 아이템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민지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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