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노루표 페인트’로 유명한 노루그룹 2세 한진수 디어스 회장이 최근 계열사들의 지분을 아내에게 대거 넘겨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한 회장은 노루그룹 창업주 고 한정대 회장의 막내아들로 ‘디어스’라는 이름을 내세워 계열사 4개를 이끌고 있다.
한진수 회장은 1998년 인쇄잉크 사업을 영위하는 대한잉크화학을 물려받아 이끌어왔다. 대한잉크화학은 디어스아이로 이름을 바꿨다. 다른 계열사인 디어스엠은 산업용 특수잉크 제조, 디어스세다는 화공약품·도장설비, 디어스이앤씨는 산업플랜트 사업을 주로 한다. 한 회장은 디어스아이와 디어스엠 지분을 99.92%, 99.95% 가진 최대주주로 두 회사를 통해 디어스세다, 디어스이앤씨를 지배하고 있다.
두 회사가 가진 디어스세다 지분은 각각 40%, 20%다. 나머지 지분 40%는 노루홀딩스가 갖고 있다. 디어스아이와 디어스엠은 디어스이앤씨 지분도 50% 가지고 있다. 나머지 지분 가운데 45%는 한진수 회장 등 오너 일가가 보유했다.
그런데 지난해 한진수 회장의 보유 지분에 큰 변동이 생겼다. 지배구조 상단에 위치한 디어스아이 지분 41%와 디어스엠 지분 65%를 아내 정승연 씨에게 넘겨준 것. 전자공시시스템에 정확한 지분 변동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분 이동으로 인해 한진수 회장의 디어스아이과 디어스엠 지배력은 크게 약화됐다. 지분을 받아 지배력이 커진 정 씨는 지난해 1월 디어스엠 대표이사로 선임돼 경영을 총괄하며, 디어스아이 감사도 겸임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재계 오너들은 자녀에게 지분을 넘겨주기 때문에 한진수 회장이 아내에게 지분을 넘겨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한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지분은 미미하다. 장남 한충원 씨는 디어스아이 0.08%, 디어스이앤씨 14.5%, 장녀 한정원 씨는 디어스엠 0.05%, 디어스이앤씨 12.5%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지배력을 확보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편 한진수 회장은 서울 도곡동 자택 소유권도 지난해 아내에게 넘겼다.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한 회장은 2010년 분양받은 도곡동 로덴하우스 웨스트빌리지아파트를 지난해 5월 정승연 대표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소유권 이전했다. 이에 계열사 지분도 재산분할로 인해 넘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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