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 방산기업이 연말부터 이어지는 중동 대규모 방산 전시회에 대거 참가한다. 지난해 폴란드에서 터진 수주 대박 행진을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등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 이번 전시회에서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이 K-방산에 큰 관심을 기울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집트 국방엑스포(EDEX) 2023’가 4일 카이로에서 개막했다. EDEX는 2018년부터 격년마다 열리는 방산 전시회로 이집트 정부가 후원하는 행사다. 올해는 400개 이상의 방산업체가 참가하고 3만 5000명 이상의 관계자들이 방문할 예정이다.
이집트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국방력이 가장 강한 나라이자 세계적인 무기 수입국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보고서에 따르면 이집트는 2018~2022년 세계 무기 수입량의 4.5%를 차지해 전체 6위에 올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7월 ‘글로벌 4대 방산 수출국 도약 과제’ 보고서에서 인도, 사우디와 함께 방산기업이 개척해야 할 신시장으로 이집트를 꼽은 바 있다. 주로 러시아(41%), 프랑스(21%) 등에서 무기를 수입해 아직 국내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지는 않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LIG넥스원, SNT모티브 등 국내 기업들은 이번 EDEX에서 중요 무기 체계들을 알리고 마케팅에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주목하는 K-방산 품목은 단연 경비행기다. 앞서 이집트 공군은 40여 대의 알파 제트 훈련기와 미라지 등 노후 기체의 교체 수요가 발생해 KAI와 FA-50 수출과 관련한 논의를 이어왔다. KAI와 이집트는 8월 이집트 피라미드 에어쇼와 10월 서울 항공우주·방위산업전시회(ADEX)에서 최대 36대위 FA-50 수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KAI는 지난해 이집트 국영 아랍산업화기구(AOI)와 FA-50 훈련기 제작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무기 수출을 위한 준비를 마친 상황이다. AOI와 함께 FA-50 수출을 이끌어내고 향후 현지 기술 이전과 훈련 지원 등을 협업할 계획이다.
FA-50은 T-50을 개량한 훈련기로 폴란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130대가 운용되고 있으며 한국 공군의 안정적 운용 성과 높은 가성비, 무장 확장 등을 고려할 때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이집트를 중동 시장의 주요 거점으로 삼고 외연을 확장할 방침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2월 이집트에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공급하는 2조 원 규모의 ‘K9 패키지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이집트 현지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K9 자주포를 비롯해 호주 수출에 성공한 보병장갑차 레드백, 155mm 포탄 등을 주요하게 전시할 계획이다.
내년 2월 ‘사우디 국제방산전시회(WDS) 2024’에도 국내 방산업체들이 참여해 무기 수출 낭보를 전할 예정이다. 이 행사는 사우디아라비아 방위산업청이 주최하며, 첫 회인 작년에는 참가 업체 600개 이상, 방문객이 6만 5000명에 달했다. 2회 개최인 내년에는 750여 업체 및 1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측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2018~2022년 세계 무기 수입량의 9.6%를 차지해 인도(11%)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한 주요 무기 수입국이다. 우리나라와도 방산·우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를 국빈 방문해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국방·방산 분야 협력과 조정을 담은 공동 성명을 채택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접국 예멘의 후티 반군의 로켓과 탄도 미사일, 무인기(드론), 순항미사일 공격 위협에 처해 있어 요격미사일 등 방공 무기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천궁-Ⅱ가 수출 대상으로 거론된다.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천궁-Ⅱ’는 고도 20km, 사거리 50km에 있는 미사일과 항공기를 100% 명중률로 요격할 수 있는 대공 방어체계다. 사우디는 미국제 패트리엇 미사일을 주로 사용해왔지만 한 발 가격이 천궁-II의 2~3배에 달한다는 것이 부담이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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