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해외에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들의 수가 최근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가 해외 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이끌어 내려 각종 정책을 내놓으면서 유턴 기업 수가 매해 증가하는 것이다. 유턴 기업들의 증가에 따라 국내 투자 계획 금액과 고용자 계획도 확대되면서 이들 기업의 국내 복귀에 따른 경제적 효과도 커지고 있다. 이에 국회에 계류 중인 국내 복귀 기업들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에 더욱 가속도를 붙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해외 진출 기업들의 국내 복귀는 2013년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정부는 당초 2011년에 해외 사업장을 전부 정리하고 국내로 완전히 복귀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득세·법인세를 감면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또 수도권 밖으로 복귀하는 기업들에게 세액감면을 부여했다.
하지만 해외 사업장을 모두 정리해야 하는 위험성에다 이러한 혜택이 법제화되지 않은 탓에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을 찾기 어려웠다. 이에 정부는 2013년 말 지원 법률을 만들어 시행에 들어갔다. 또 완전복귀 기업에만 주던 소득세·법인세 감면을 부분복귀 기업에 대해서도 부여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다만 대상은 중소기업으로 한정했다. 법률 제정의 효과로 시행 첫해인 2014년에 15개 기업이 국내로 복귀했다.
하지만 세제혜택이 수도권 밖에 들어오는 중소기업에만 국한된 때문인지 국내 복귀 기업은 2015년 2개로 급감했고, 2016년 8개, 2017년 4개에 그쳤다. 이에 정부는 2017년 소득세·법인세 감면대상을 중견 기업으로 확대했다. 세액감면 대상 복귀 지역도 수도권에서 수도권과밀억제권역(인구·산업이 집중된 서울특별시 전역 및 인천·경기 일부 지역) 외로 완화했다. 그러자 국내 복귀 기업은 2018년 8개로 상승한 데 이어 2019년에는 14개로 늘어났다.
여기에 고무된 정부는 더 나아가 2019년 소득세·법인세 감면대상의 기업 규모 제한 조건을 없앴다.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 세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도권 밖에 복귀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감면율(3년 100%+2년 50%)을 완화해 초기 5년간 소득세·법인세 100% 감면, 추후 3년 50% 감면하도록 했다. 또 완전복귀 기업(한도 4억 원)과 부분복귀 기업(한도 2억 원)에 두던 관세 감면 한도도 삭제했다.
2021년에는 부분복귀 기업에 적용하던 해외사업장 생산량 감축 요건도 폐지했다. 이처럼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이 대폭 확대되자 국내 복귀 기업도 급증했다.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2020년 23개로 늘어난 데 이어 2021년 26개, 2022년 24개, 올해는 8월까지 15개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복귀 기업이 늘면서 이들의 국내 투자와 고용도 확대되는 추세다. 2015년 국내 복귀 기업의 투자계획은 52억 원, 고용계획은 65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투자계획 3948억 원, 고용계획 315명으로 늘었고, 2020년에는 투자계획 5400억 원, 고용계획 1114명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은 26개 기업이 국내에 돌아온 2021년에는 투자계획 7715억 원, 고용계획 2251명을 기록했다. 2022년 국내 복귀 기업 수는 줄었지만 투자계획은 1조 1078억 원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올해도 8월까지 국내 복귀 기업은 15개지만 투자계획은 9017억 원으로, 이 추세를 유지할 경우 올해 역시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혜택 확대에 비례해 국내 복귀 기업이 늘어나자 정부는 혜택을 더욱 늘리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는 현재 7년(5년 100%+2년 50%)인 완전복귀 또는 수도권 외 부분복귀 기업에 대한 소득세·법인세 감면 기간을 10년(7년 100%+3년 50%)으로 연장하는 세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경제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이나 유럽 등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짜는 법안을 속속 통과시키고 있다”며 “국내 기업 공장을 미국이나 유럽에 빼앗기지 않으려면 국내 복귀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 빠르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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