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시는 지난해 서울 청년활력공간의 기능 및 성과진단을 바탕으로 ‘서울 청년공간 재구조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기능 중첩 또는 위계 불분명 문제가 발생해 이를 바로잡겠다는 계획이었다. 민간위탁 운영 방식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 등도 담겼다. 그러나 2023년 11월 기준 서울청년센터 14개소가 여전히 민간위탁 방식을 택하고 있는 데다, ‘급여 체계 일원화’도 일부 센터에서는 여전히 지켜지지 않는 정황이 포착됐다.
#재구조화 종합계획 전까지 성과평가 안 돼
서울청년센터 ‘오랑(‘여기로 오라’의 뜻)’은 청년기본법 및 서울시 청년기본조례 등을 바탕으로 서울시가 2020년부터 운영 중인 청년정책 전달 및 종합상담 지원 기관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5개 유형의 청년공간을 통폐합하면서 무중력지대와 청년교류공간 7개소가 서울청년센터로 일원화됐다. 2023년 11월 기준 서울청년센터 15개소가 운영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연말까지 두 군데가 더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청년센터는 투입되는 예산에 비해 저조한 이용률과 정책 전달 기능 제한 등의 문제가 꾸준히 거론돼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청년센터 12개소에 배정된 예산은 32억 2500만 원이다. 반면 이용객은 12개소를 통틀어 월 평균 9099명 정도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2020년 개관 이후 각 센터에 대한 별도의 성과 평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진행하는 성과 평가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서울 청년공간 재구조화 기획 전담팀(TF)을 구성하고 청년공간의 역할 재정립 및 전달체계 간소화 등을 목표로 하는 ‘서울 청년공간 재구조화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는 시설별로 상이한 급여 체계를 일원화하고, 종사자 자격 및 경력기준과 청년센터 성과평가 제도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청년센터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자치구별 1개소 설치와 자치구 운영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도 포함됐다.
#‘자치구 직접 운영’ 목표에도 15개소 중 14개소 ‘민간위탁’
재구조화 종합계획의 핵심은 민간위탁 운영 방식의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모든 자치구에 청년센터를 확보하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는 청년센터는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곳과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구분된다. 2023년 11월 기준 4개소(서초·강서·금천·동대문)는 서울시에서 운영하고, 나머지 11개소(강동·강북·관악·광진·노원·마포·성동·영등포·은평·양천·도봉)는 자치구에서 담당한다. 자치구 관계자에 따르면 운영 주체와 관련된 부분은 서울시에서 초기부터 결정해왔다.
문제는 영등포구를 제외한 14개소 모두 현재 민간위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영등포구도 민간위탁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라는 점이다. 주로 비영리 사단법인 또는 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위탁 운영하는데, 민간위탁 사업이다 보니 사업 주체가 불분명한 데다 관리감독도 하기 어렵다. 2021년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청년센터를 포함한 청년활력공간의 운영실태를 점검해 민간위탁 규정·협약 위반, 부적정한 예산 집행 등의 사례 21건을 적발한 바 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위탁운영 방식과 관련해 “서울시 민간위탁으로 운영하는 구조를 자치구 직접 운영이나 자치구 민간위탁 운영으로 전환하기 위해 각 자치구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 결과 2023년 11월 현재 청년센터 15곳 가운데 14곳이 여전히 민간위탁(서울시 4곳·자치구 10곳)인 것으로 파악됐다. 청년센터 홈페이지에는 위탁기간이 만료돼 새 수탁기관을 모집하는 공고도 계속해서 올라오는 상황이다. 서울시도 이달 서울시가 운영하는 4개소에 대한 민간위탁 수탁기관 공개모집 공고를 게시했다.
서울시 측은 “민간위탁운영은 ‘서울특별시 행정사무의 민간위탁에 관한 조례’와 지침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고, 각 자치구에도 관련조례가 있다. 이에 근거해 수탁기관 선정 및 적격자 선발을 하고 있다”며 “관련 규정을 준수하도록 관리감독 및 매년 2회의 지도점검, 종합성과평가를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급여체계 일원화’, 일부 센터는 ‘아직’
서울시는 4개소 위탁사무의 자치구 이관을 위해 자치구와 논의 중이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천구의 경우 현재 청년센터와 유사한 청년공간을 운영하고 있어 이관을 받지 않았다. 금천구 관계자는 “구에서 이미 ‘청춘삘딩’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과 예산이 중복되는 부분이 많아 (청년센터를) 이관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016년 개관한 ‘청춘삘딩’은 청년 취업 및 주거상담, 커뮤니티 활동을 지원하는 등 청년센터와 겹치는 업무가 많다.
서초구와 강서구 측도 “(운영 이관을) 고려하는 부분은 없다”고 답변했다. 동대문구는 “시에서 운영 종료 시 추후 검토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금천구와 동대문구는 각각 일자리청년과 주무관의 청년센터 운영위원회 위원 참여, 청년센터 운영진의 구 청년 관련 위원회 참여 등의 방식으로 서울시와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운영 이관과 관련해 서울시와 4개구가 모여 논의했지만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자치구 사정이 있어 바로 이관이 안 되고 있다. 장기적으로 협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급여 체계 일원화 계획도 여전히 일부 센터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는 종사자 급여기준 마련과 사전 안내를 지난해 11월 마무리했다. 하지만 서울청년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직원 모집 공고 급여 부분을 살펴보면 ‘서울시 민간위탁사업 운영지침 및 2023년 서울청년센터 운영지침(2023.02)에 의거 확정한다’고 게시한 곳이 있는 반면, ‘○○○구 생활임금 수준’, ‘일반직공무원 7급 봉급표에 준함’이라고 알린 곳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개정된 부분에 대해 자치구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며 “‘생활임금’은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급여를 적용한 것이며, ‘일반직공무원 7급 봉급’의 경우 해당 센터가 지난해 1월 수탁기관이 선정됐기에, 신규위탁이나 재위탁을 통해 수탁기관이 변경돼 새롭게 근로계약서를 맺지 않는 한 이전 급여체계를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답변했다.
서울시는 2028년도까지 청년센터가 시책 집행뿐 아니라 취약청년 연계 지원 등을 수행하도록 ‘1자치구 1청년센터’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두 군데를 추가로 조성하고 내년에도 두 군데 더 조성을 앞두고 있다. 2028년도까지 전체 자치구로 확대하려고 하는데, 아직 계획 단계다 보니 추가적으로 자치구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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