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루마니아 자주포 도입 사업이 다음 달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가 입찰 적격후보에 오르면서 수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경쟁 관계인 독일의 ‘PzH2000’가 루마니아와 인접한 헝가리,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에 수주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을 가져온다면 향후 영국 자주포 사업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외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국방부는 지난 10월 자주포 도입 사업 숏리스트(최종후보)로 K9(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PzH2000(독일 KMW), T-155 프로트나(튀르키예 MKEK)를 선정했다.
이번 사업은 자주포 54문을 비롯해 연막탄·조명탄 등 탄약·탄약 운반 및 적재용 특수차량 12대, 기상관측 장비와 음향 탐지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것으로 사업비가 1조 원이 넘는 규모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지난달 11일 입찰 마감 후 한 달 만에 숏리스트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 후 곧바로 최종 계약이 이뤄진다.
업계에선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은 ‘K9 자주포’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9 자주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9개국에서 운용 중이며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과반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이미 핀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에 수출됐고 지난해에는 폴란드와도 수출 계약을 맺으며 동유럽에서도 명성을 높이고 있다.
현존 최강의 자주포라는 평가를 받는 독일 자주포는 K9와 성능은 비등한 반면 가격과 유지비용이 두 배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구동식 화포와 자동장전 장치를 사용해 높은 발사 속도가 특징이다. 최대 주행속도는 60km/h 이상, 항속거리는 420km로 K9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진다. 그리스,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카타르,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 대부분 유럽 국가에서 운용 중으로, 동유럽 국가들이 독일제 무기를 수입했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튀르키예 자주포는 과거 삼성테크윈과 협력해 K9 자주포를 기술이전 방식으로 튀르키예에서 라이선스(면허) 생산한 제품이다. 이후 자체적으로 사양을 개선했다. 다만 성능이 K9과 PzH2000 자주포보다 낮고, 아직 해외에 수출돼서 운용된 사례가 없다.
루마니아는 자주포 외에도 궤도형 및 차륜형 장갑차, 전투 및 수송 항공기, 중형 및 대형 헬리콥터 등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업을 따내면 향후 추가로 무기를 수출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번 루마니아 자주포 사업의 승자는 다음 영국 MFP 자주포 사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MFP 사업은 영국이 주력 자주포 AS90을 대체할 차세대 자주포 116문을 도입하는 사업으로 약 1조 2000억 원 규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영국 정부가 내년 상반기 제안요청서를 공개하고 시험평가를 거쳐 2025년에 사업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현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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