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형 수송기 3대를 도입하는 대형수송기 2차 사업에서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터보팬수송기 C-390’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C-130J를 제치고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브라질 군용기가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록히드마틴이 기종 평가 종합점수가 밀렸다가 뒤집은 사례가 두 번이나 있어 이번 사업에도 역전승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방위사업청과 공군은 2026년까지 7100억 원을 투입해 대형수송기를 구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형수송기란 전략 수송기의 비행 및 수송 능력, 전술 수송기의 이착륙 성능이 결합한 항공기를 뜻한다.
이번 수송기 사업 참여 기종은 미국 록히드마틴의 C-130J, 유럽 에어버스의 A400M, 브라질 엠브라에르의 C-390 등 3자 대결로 시작됐다. 방사청이 지난 3~4월 각 수송기의 성능을 점검하는 현지시험평가를 했으며 이후 가격 등 세부 조건을 평가하는 본협상에서 에어버스는 항속거리, 수송량 등 성능 측면에서 앞서지만 군 예산 한도를 맞추기 어려워 중도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사청은 록히드마틴과 엠브라에르 등 양 사의 기종 평가를 지난달 마무리하고 결과를 관련 기관과 공유하는 선행 보고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사업의 평가 항목은 성능과 운용 적합성, 가격, 절충교역, 협력 컨소시엄 등 다섯 가지다. 현재까지 엠브라에르의 C-390은 성능, 가격, 절충교역, 특히 국내 기업과의 협력 컨소시엄에서 점수 차를 벌리며 네 가지 항목에서 다소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방사청은 “대형수송기 2차 사업은 내달 초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에 상정돼 기종 등이 결정된다”며 “현재 결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고 최종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엠브라에르가 제안한 KC-390은 자체 개발한 C-390 군용 쌍발 터보팬 전술 수송기를 기반으로 한다. 길이 33.43m, 높이 11.43m, 폭 33.94m 크기로 최대 적재능력은 26톤이다. 한국군은 최대 30톤의 화물을 운반할 수 있는 능력, 최대 900km/h의 비행 능력, 7000km의 범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의 방사청 평가 결과가 반영된다면 국내에 브라질 군용기를 도입하는 첫 사례가 된다. 하지만 운용 국가가 적고 후속 군수지원과 대규모 수송 능력 등이 불분명하다며 브라질 C-390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공군 내부에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과거 록히드마틴이 평가점수에서 밀리다 역전승을 거둔 일이 두 번이나 있다는 점도 브라질이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1990년 KFP사업에서 록히드마틴의 F-16과 맥도넬 더글라스(현 보잉)의 F/A-18의 대결에서 공군은 두 개의 엔진을 가진 FA-18을 원했다. 당시 점수에서 밀렸지만 최종 결과에선 한 개의 엔진을 가진 F-16이 선정됐다.
두 번째 사례는 3차 FX사업이다. 방사청이 8조 3000억 원 예산으로 차세대 전투기 60대 구매를 목표로 시작한 사업이다. 보잉의 F-15SE와 록히드마틴의 F-35A, 유럽 EADS의 유로파이터 등 3파전이 벌어졌다.
록히드마틴은 F-35A와 EAPS의 유로파이터가 가격 입찰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자동 탈락했다. 이에 F-15SE가 승자가 되는 상황이 가시화됐지만 마지막 단계인 방추위 통과를 앞두고 탈락했다. 이로써 이 사업은 무산되고 방사청과 공군은 원점에서 FX사업을 다시 시작했으며 결국 F-35A가 선정됐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예전에 록히드마틴 기종이 종합 점수에서 밀리다 역전승을 거둔 경험이 있기 때문에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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