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트레이더스 멤버십 해지 방법이 어떻게 되나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주 눈에 띄는 질문 중 하나다. 지난해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은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며 사전 가입자 대상으로 올 연말까지 연회비 3만 원을 100원으로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멤버십 갱신 시기가 다가오면서 회원들의 이탈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회원권 갱신 여부에 업계 이목 쏠려
이마트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은 지난해 1월 연회비 3만 원(스탠다드 회원 기준)의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 유료 멤버십을 통해 수익성을 확대하고, 창고형 할인점 1위인 코스트코와 정면 승부에 들어가겠다는 전략이었다.
트레이더스가 도입한 유료 멤버십의 초반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트레이더스는 2021년 10월부터 연말까지 유료 멤버십 가입자를 사전 모집했는데, 3개월 새 56만 명이 멤버십에 가입했다. 단기간 트레이더스가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던 비결은 연회비 할인 혜택이었다. 트레이더스는 2021년 말까지 사전 가입한 고객에 한해 연회비 3만 원을 100원으로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작년 얼리버드 기간이 종료되고,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는 12만 명이 멤버십에 신규 가입했다. 현재 멤버십 가입자 수는 68만 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트레이더스의 회원권 갱신율을 주목하고 있다. 현재 멤버십 가입자의 상당수가 무료로 멤버십을 이용했던 만큼 이들 중 얼마나 많은 인원이 연회비 정가를 내고 멤버십을 재이용하냐에 따라 유료 멤버십의 성패가 달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멤버십 갱신 기간이 다가옴에 따라 회원 이탈 조짐도 감지된다. 커뮤니티 등 온라인에서는 트레이더스 멤버십 해지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한 가입자는 “작년에 연회비가 100원이라 한 번 이용해보자는 마음에 멤버십에 가입했다. 그런데 이용을 하는 동안 멤버십 혜택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년부터는 연회비를 정가로 내야 해 전환되기 전 해지했다”고 말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고형 할인점은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10~15%가량 저렴하다. 불경기일수록 창고형 할인점을 찾는 고객은 늘어나게 된다”며 “트레이더스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시기인데 멤버십 출시라는 악수를 둔 것 같다. 경쟁사인 코스트코가 유료 멤버십으로 성공한 것은 코스트코만의 킬러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반면 트레이더스는 킬러 상품이라고 내세울 것이 거의 없다. 멤버십이 성공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요즘은 가입자 없다” 적립 혜택만으로 멤버십 성공할까
지난 1년간 멤버십을 이용했던 고객 사이에서는 혜택이 와닿지 않는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할인 품목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트레이더스는 유료 멤버십을 도입하면서 회원의 할인 혜택이 상당하다고 홍보한 바 있다. 회원 유치를 위한 광고판에는 ‘10개 품목만 사도 15만 9000원 SAVE’라는 문구를 넣고 할인 혜택을 강조했다.
트레이더스 측은 시즌에 따라 변동이 있으나 월평균 50~60여 개의 할인 상품을 제공한다지만, 매장에서는 멤버십 할인 상품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기자가 직접 트레이더스 매장을 방문해 확인했을 때도 멤버십 할인 상품 개수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스낵, 사탕류 등 130여 종의 상품 중 멤버십 할인이 들어간 상품은 한 개도 없었다. 육류 코너에도 이마트 포인트 적립 또는 삼성카드 결제 시 할인되는 품목은 다양했지만, 멤버십 대상 할인 상품은 전혀 없었다.
매장 직원 A 씨는 “트레이더스에서 할인이 적용되는 상품은 이마트 포인트 적립 시 할인되는 상품, 삼성카드 결제 시 할인되는 상품, 유료 멤버십 대상 할인 상품 등 3가지”라며 “멤버십 전용 할인 상품이 매주 바뀌는데 몇 개 정도의 품목에 적용되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 개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매장 직원들이 체감하는 고객들의 멤버십 관심도도 낮은 편으로 확인됐다. 직원 B 씨는 “처음에 멤버십이 나왔을 때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가입했는데, 요즘은 가입자가 거의 없다”면서 “보통 장을 보다가 멤버십 할인 상품이 많이 보여야 필요성을 느끼고 가입할 텐데, 그런 경우가 거의 없다. 예전에는 할인 상품을 입구 쪽에 진열해두기라도 했는데, 요즘에는 그런 것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레이더스의 이원화된 멤버십 특성상 할인 상품을 크게 확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원 대상 할인 상품이 많아질 경우, 일반 고객의 이탈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종우 교수는 “트레이더스는 회원이 아닌 고객도 매장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일반 고객들은 회원제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가입하지 않고 사면 손해를 본다는 생각에 도리어 이용을 하지 않게 된다”고 분석했다.
트레이더스 측은 “멤버십의 기본 혜택은 ‘쓸수록 쌓이는 포인트’ TR 캐시 적립이다. 많은 고객이 연회비 이상의 TR 캐시를 적립해 현금성 리워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할인 대신 적립 혜택을 멤버십의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트레이더스의 멤버십 적립률은 스탠다드 회원의 경우 1%, 프리미엄 회원은 2%(적립 한도 각 50만/100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회원제를 운영하지 않는 롯데마트도 구매액에 따라 최대 7%의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것과 비교하면 유료 멤버십의 혜택이 큰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새는 소비자들이 마일리지 적립을 큰 혜택이라 느끼지 않는다. 눈에 바로 보이는 가시적 혜택에 움직이는 분위기”라며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온라인 구매의 편리성이 확실한데도 고객을 매장으로 오게 하려면 그만큼 파격적이고 가시적이고 단순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트레이더스 관계자는 “향후 누구나 자유롭게 방문, 쇼핑할 수 있는 ‘열린 창고형 매장’의 방향성은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라며 “회원 전용 추가 혜택은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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