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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 엎드렸는데도 검찰 수사 확대, 당혹스러운 카카오

금감원 때와 수사 기조 달라져, 검찰 안팎서 '김범수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 거론

2023.11.27(Mon) 09:28:41

[비즈한국] “검찰 수사가 확대돼 카카오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카카오와 가까운 한 변호사의 전언이다.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수사를 넘겨받은 검찰이 카카오를 향한 수사 전선을 확대했다. 금감원은 당초 SM 인수 과정에서 이뤄진 시세조종 의혹 사건만 수사해 검찰에 넘겼는데, 검찰은 이 사건 외에도 카카오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인수 의혹 수사에 착수해 지난 22일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펼쳤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자택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법조계에서는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조금씩 거론되기 시작했다. 금감원 수사 때만 해도 ‘불구속 기소’가 점쳐지던 것과 분위기가 달라진 셈이다.

 

금감원에서 검찰로 넘어간 카카오 수사가 더 확대되면서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구속 가능성까지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23일 금감원에 출석하는 김범수 센터장. 사진=이종현 기자

 

#준신위 만든 건 ‘이재용 따라하기?’ 

 

앞서 지난 15일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은 김범수 센터장을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8월 김 센터장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지난달에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라서다.

 

금감원에 따르면 김범수 센터장은 지난 2월 SM 경영권 인수전 경쟁자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억 원을 투입해 SM 주가를 하이브 공개 매수 가격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당시 금감원은 김 센터장 등 카카오 수뇌부들에 대해 “피의자들의 시세조종 공모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범수 센터장은 ‘윤리경영’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 및 윤리경영을 감시할 외부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를 꾸리고, 위원장에 김소영 전 대법관을 위촉했다. 

 

이달 초 공식 출범한 준신위는 카카오 관계사의 준법감시 및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맡게 된다.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관계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각 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친 후 빠른 시일 내에 공식적인 위원회 활동을 시작할 예정인데, 지난 23일에는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도 만나 준신위의 독립성과 준법경영 체계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검찰 수사 및 법원 재판을 앞두고 ‘감형 사유’를 만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이재용 삼성 회장이 윤리경영위원회를 만들어 감형을 받으려 한 시도를 카카오가 따라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도 수사 

 

하지만 금감원에서 수사를 넘겨받은 검찰은 되레 전선 확대를 선택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020년 드라마 제작사를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인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카카오 판교사옥 투자실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2020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를 400억 원에 인수했는데, 당시 바람픽쳐스는 3년간 매출을 내지 못해 자본잠식 상태인 이른바 ‘깡통 회사’였다. 검찰은 고가 인수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가 있었거나 김범수 센터장이 관여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카카오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진=박정훈 기자


서울남부지검에는 이 밖에도 카카오가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 관련 고발 건도 들어와 있다. 카카오가 2018년 구축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이 발행한 가상자산(암호화폐) ‘클레이(KLAY)’와 관련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김 센터장 등이 고발된 상태다. 현재 이 사건은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드라마 제작사 고액 인수 의혹 등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블록체인 관련 의혹도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수사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에서는 그동안 카카오가 회사 창립 후 제대로 된 검찰 수사를 한 번도 받지 않으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카카오 관련된 의혹에 대해 전방위 수사를 벌인다는 것은 김범수 센터장을 구속하겠다는 목표가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카카오와 가까운 변호사 역시 “금감원 수사 때와 달리 수사 기조가 바뀌면서 구속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얘기가 거론된다”며 “카카오가 매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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