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한국인터넷신문협회(인신협)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뉴스 검색 정책 변경 철회를 요구했다. 지난 22일 카카오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뉴스를 검색하면 뉴스제휴(CP)를 맺은 언론사 기사만 노출되게 기본값을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오후 카카오는 공지를 통해 “지난 5월부터 전체 언론사와 뉴스제휴 언론사를 구분해서 검색결과를 제공한 6개월간의 실험을 바탕으로 검색결과의 기본값을 전체 언론사에서 뉴스제휴 언론사로 변경한다”며 “이는 뉴스제휴 언론사의 기사가 전체 언론사의 기사보다 높은 검색 소비량을 보인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는 다음에서 기사를 검색하면 1200여개의 검색제휴 언론사 기사가 함께 노출됐다. 그런데 현재는 150여 개의 CP 언론사 기사만 노출된다. 전체 언론사 기사를 보려면 ‘기본값’을 바꿔야 한다.
이에 인신협은 24일 성명을 발표해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일방적인 뉴스 검색 정책 변경을 강력히 규탄하고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뉴스를 기준으로 100개 남짓한 CP사 가운데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의 면밀한 심사를 거쳐 선정된 곳은 단 8개에 불과하다. 이들 8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CP사들은 제평위라는 기구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지 않고 포털사이트가 자체 계약을 통해 입점한 매체들”이라며 “올해 들어 포털은 기사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제휴평가위원회의 활동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진 뉴스품질 심사기구의 가동도 중단하면서 이제는 국민들의 다양한 뉴스선택권을 사실상 원천 봉쇄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인신협은 “총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에 포털이 이런 조치를 강행한다면 지역의 다양한 여론과 정치동향, 현안 등을 알리는 지역언론들의 언로를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곧 민주주의 퇴행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인신협은 카카오에 △카카오다음 등 국내외 포털 및 검색 사업자는 뉴스유통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서 국민의 다양한 뉴스선택권을 봉쇄하는 일체의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국회와 정부는 법률 위에 있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일탈행위를 더 이상 방관하지 말라 △카카오다음과 네이버 등 양 포털은 뉴스품질을 담보할 최소한의 장치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를 즉각 재가동하라고 요구했다.
갑작스러운 카카오의 결정에 정치권에서도 의문스럽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난 23일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보통 서비스 개편을 하면 테스트 기간이나 공지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알리는 것이 정상인데, 다음은 기본 절차도 생략하고 사용자도 모르게 기본값을 변경했다”며 “윤석열 정부와 이동관 방통위원회는 가짜뉴스에 대한 자율규제를 압박해 왔다. 다음이 창업자에 대한 수사에 압박을 느끼고, 정부의 의향에 맞춰 바꾼 것인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한편 24일 카카오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지난 5월 뉴스제휴 언론사들의 기사를 모아볼 수 있는 다음 뉴스라는 옵션을 도입했다. 이후 6개월 동안 유저 사용성을 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기본값을 변경해 22일 오후에 적용했다. 사용자들이 더 많이 선택하는 뉴스를 기본값으로 보여드리는 거다. 이용자 선택권과 편의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해 개편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책 결정 시점에 대해서 정확히 이야기하긴 어렵다”며 한국인터넷신문협회의 성명에 대해서도 “입장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전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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