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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들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에 앞다퉈 뛰어드는 까닭

현대건설, 한화솔루션,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참여…탄소 배출 적어 전망 밝고 해외 진출도 가능

2023.11.24(Fri) 10:46:36

[비즈한국] 대형 건설사들이 우리나라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수전해 수소는 태양열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하면 수소 생산 과정에서 탄소가 거의 배출되지 않아 ‘그린수소’라고도 불린다. 그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수소생산기지 구축은 주로 지역 중소 건설사가 맡았는데, 지난해부터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에는 현대건설과 한화솔루션,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대형사가 참여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참여하는 전북 부안군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 조감도. 자료=현대건설 제공

 

수소경제 민관협의체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 구축 예정된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는 전북 부안군(25년 5월), 강원 평창군(25년 9월), 강원 동해시(26년 8월), 충남 보령시(미정) 등 4곳이다. 모두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가동되는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다. 현재 우리나라에 구축된 수소생산기지는 모두 화석연료 기반으로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는 없었다. 이들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는 하루 총 1톤 수준의 청정 수소를 만들어 낼 계획이다.

 

수전해 수소는 물을 전기 분해해 만드는 수소다. 풍력이나 태양열 등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로 물을 분해하면 유해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그린(Green)수소로도 불린다. 천연가스를 수증기로 분해해 생산하는 개질수소, 석유화학 공정 부산물로 발생하는 부생수소 등 이산화탄소를 다량 발생시키는 그레이(Grey)수소와 대비된다. 그레이수소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배출량을 줄인 ‘블루수소’와 함께 청정 수소로 꼽힌다. 2021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수소 203만 톤 전량은 그레이수소였다.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사업에 가장 먼저 뛰어든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지난해 6월 전라북도, 부안군, 전북테크노파크 등과 함께 전북 부안군 신재생에너지단지에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국책 공모사업을 따냈다. 총사업비는 108억 원 수준. 현대건설은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총괄설계와 기자재 구매, 시공을 맡는다. 현재 현장은 사업 기본 설계를 마치고 상세설계 및 안전관리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부안 수소생산기지는 2025년 5월 우리나라 최초 수전해 수소생산기지이자 그린수소 생산기지로 준공될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자체 개발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강원 평창군에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가스기술공사, 강원도와 함께 대관령 제3풍력단지에 풍력에너지 기반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를 짓는 121억 원 규모 국책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한화솔루션은 2021년 효율과 순도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음이온 교환막(AEM)’ 수전해 기술을 개발했는데, 평창 수전해 수소생산기지에 기술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도 올해 후발주자로 그린수소 생산기지 구축 사업에 뛰어들었다. 대우건설은 한국동서발전, 강원도, 제아이엔지 등과 함께 강원 동해시 북평산업단지에 태양광·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를 연계한 수전해 수소생산기지(128억 원 규모)를,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중부발전, 충청남도, 보령시 등과 함께 충남 보령시에 해상풍력에너지를 연계한 수전해 수소생산기지(126억 원 규모)를 구축하는 사업을 국책사업으로 수행하게 됐다. 

 

대우건설이 참여한 강원 동해시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 조감도. 자료=한국동서발전 제공

 

대형 건설사들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에 뛰어든 것은 수소경제 정책 변화와 건설업계 탄소중립 정책 도입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2021년 수소경제 이행 기본계획을 세우면서 그레이수소 중심인 수소 공급체계를 그린수소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듬해에는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을 국비를 투입하는 국책 공모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현재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시공사는 모두 2045년(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2050년(한화, 대우건설)까지 전 사업 현장에 탄소 배출을 없애겠다는 탄소중립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에너지기구(IAE)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수소 생산 및 사용량은 95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수전해 수소를 포함한 저탄소 배출 수소 생산량은 2022년 100만 톤 수준에서 2030년 3800만 톤(수전해 2700만 톤)​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청정 수소 시장이 커지면서 해외 생산기지 구축사업 수주를 염두에 둔 건설사는 국내 사업 실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이번 사업을 기반으로 현대건설은 칠레 등 중남미 지역에, 대우건설은 호주 및 아프리카 지역에 그린수소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을 세우는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 수소산업과 관계자는 “현재 국내 수전해 수소생산기지는 모두 4곳이 선정됐다. 지난해 선정된 사업지 두 곳은 2025년 첫 가동이 예정됐다”며 “그간 국내 수소생산기지 구축 사업은 대부분 천연가스 기반이었기 때문에 국내외 수요가 청정 수소로 초점이 맞춰지는 상황에서 대형 건설사가 참여할 유인이 적었다. 수전해 수소생산기지 역시 장치 산업이다 보니 국내 상업 운전 트랙 레코드(업무 실적)를 쌓아 해외 진출을 겨냥하는 건설사들의 참여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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