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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역대 최대 규모" 경쟁…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의 최후는?

신세계 "70% 이상 재활용"에도 매해 테마 바뀌면서 대량 폐기물 발생…해외선 친환경 트리 제작

2023.11.24(Fri) 11:56:19

[비즈한국] 크리스마스가 한 달여 남은 가운데 국내 백화점 3사(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가 모두 크리스마스 단장을 마쳤다. 업계는 이 같은 장식이 매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고 경쟁적으로 마케팅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375만 개의 LED칩을 사용해 역대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 그러나 매해 사용한 장식들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탓에 업계가 환경 보호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꾸며져 있다. 사진=김초영 기자

 

#신세계 본점, 역대 최대 규모 미디어 파사드 제작

 

백화점 업계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해를 거듭하며 규모가 커지고 있다. 본점을 비롯해 모든 점포에 대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친 신세계백화점은 역대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Magical Winter Fantasy(매지컬 윈터 판타지)’ 글자가 새겨졌던 돌출부는 모두 LED칩으로 덮이면서 전년 대비 10%가량 늘어난 375만 개의 LED칩이 활용됐다. 본관과 신관을 잇는 연결통로는 팝업스토어 등이 들어와 크리스마스 마켓 거리로 꾸며졌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My Dearest Wish(마이 디어리스트 위시)’를 테마로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점이 늘어선 모습을 연출했다. 전년 대비 4개 늘어난 9개의 쇼윈도를 운영해 움직이는 피규어, 크리스마스 선물 상품, 인터랙티브 미디어, 인피티니 미러 등을 배치했다. 2021년도부터 5층 사운즈 포레스트에 3300㎡(약 1000평)의 ‘H빌리지’를 꾸미고 있는 더현대서울은 올해 현대백화점의 16개 점포를 상징하는 16개 부티크(상점)와 마르쉐(시장) 등으로 공간을 새롭게 채웠다.

 

백화점 간 크리스마스 장식 경쟁은 2014년 신세계백화점이 본점 외관에 미디어 파사드를 도입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기간 방문객이 몰리는 점을 고려해 신세계백화점이​ 본점과 맞은편 건물 등에 펜스를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더현대서울의 ‘H빌리지’도 올해 기준 1차 예약이 1시간 만에 마감되고 주중 5000명, 주말 1만 명이 방문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가 장식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방문객 수가 매출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백화점이 연말 포토스폿으로 자리 잡으면서 업계는 1년여 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 장식을 계획하는 등 힘을 쏟고 있다. 본점과 애비뉴엘, 영플라자에 걸친 장식과 전시회 등으로 주목 받은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점등 기간인 11월 15일부터 12월 25일 사이 고객 방문이 늘면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바 있다.

#백화점 업계 “재활용이 원칙”이라지만 100%는 어려워

 

22일 크리스마스 장식을 자세히 알아보고자 백화점 3사 본점을 방문해 출입구부터 내외부 장식을 들여다봤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미디어 파사드가 주력인 만큼 지하철과 이어지는 출입구 부근을 트리 등으로 꾸민 것 외에 별도의 대규모 장식은 없었다. 이곳에 세워진 8개가량의 트리는 모두 폴리염화비닐(PVC) 재질의 인공 나무였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경우 외부 트리 거리는 실제 나무로, 내부 트리는 PVC 나무로 구성돼 있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대형 트리와 난간을 단장하기 위해 사용된 모루가 모두 PVC 재질이었다. 

 

22일 롯데백화점 본점이 층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있다. 사진=김초영 기자

 

장식에 활용되는 오너먼트와 조형물은 대부분 PVC로 만들어져 환경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글로벌 친환경 인증기관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에 따르면 2m 높이의 인공 나무는 약 4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반면, 비슷한 크기의 뿌리가 없는 실제 나무는 10배 이상 적은 3.5kg의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백화점은 매해 새로운 테마를 선보여야 하는 데다 투입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니 크리스마스 시즌이 끝나면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은 적지 않다. 재활용되지 않는 경우 태우거나 묻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상당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재활용이 가능한 조형물이라도 철거 과정에서 파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해 모든 장식품이 재활용되지는 못한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트리 문화가 오래된 해외 백화점에서는 친환경 크리스마스 트리를 제작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트리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찾는 프랑스 파리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은 1976년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에 초대형 트리를 설치해 왔다. 지난해 라파예트는 친환경 종이 소재로 트리를 제작해 크리스마스 이후 트리를 포장지로 재활용하는 시도를 했다. ​

 

#전문가 “높은 재이용률을 마케팅 포인트로”

 

백화점 관계자들은 장식품을 어느 정도 재활용하는지에 대해 “재활용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고 답변했다. 신세계백화점은 “70% 이상”이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장식품의 70% 이상이 재활용되지만 외부 장식은 온도와 습도 문제 등으로 노후화돼 교체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본점 미디어 파사드 구조물(LED칩·전구·철근), 외벽 조명, 사이길·분수대 조명, 트리 등 대부분이 재활용되고 있다. 파손되거나 재활용이 어려운 연출물은 폐기된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에너지 효율화 차원에서 활용하는 LED칩(미디어 파사드)의 교체 비용이 본점의 크리스마스 장식 예산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 관계자는 “점포별로 예산을 책정한 후 본사 VMD팀에서 점포별 예산에 맞게 연출 및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예산 규모가 가장 큰 본점의 경우 LED칩을 교체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립식 프레임과 LED칩 등의 높은 재사용률을 통해 ESG 경영에 동참하고 있다. 점등 시간 역시 최소화해 에너지 효율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백화점이 높은 재이용률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백화점은 매해 새로운 분위기로 꾸며야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ESG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높은 재이용률을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시도이겠지만 사회 전반에 신호를 보내는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또한 장식품을 생산하는 기업들도 재이용 및 재활용이 용이한 소재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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