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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 예고한 60조 캐나다 잠수함 사업, 승리 조건은 '함정 감항'

나토 등 유럽 공략 위해 인증 제도 마련해야…일본 이기기 위한 필수 경쟁력 될 것

2023.11.23(Thu) 16:45:37

[비즈한국] 60조 원 규모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 수주전을 놓고 한일전이 예고된 가운데 정치권과 조선업계에선 수출 경쟁력을 위해 ‘함정 감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식 함정 감항인증 제도를 채택한 캐나다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정부가 조속히 한국형 함정 표준 감항 인증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화오션이 장보고-III 잠수함을 통해 캐나다 등 해외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전현건 기자

 

캐나다 정부는 최근 약 60조 원을 투자해 잠수함 12척 발주를 준비 중이다. 유지보수까지 포함한 규모로 1척 당 건조 비용은 2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르면 2026년 계약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프랑스·독일 등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이번 사업에 참여한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한화오션은 경쟁사가 아닌 협력사와 연대해 독자적으로 참여하겠단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수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 8번째로 3000톤 급 잠수함을 독자 개발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잠수함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최초로 인도네시아에 수출한 잠수함 6척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2척의 잠수함을 수주했다. 잠수함 기술 도입국 중 실제로 수출한 것은 한화오션이 세계 최초다. 다만 3000톤급 잠수함 수출 실적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한화오션이 향후 일본 조선사와 경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외신에 따르면 실제 캐나다 연방조달청과 해군 참관단 등이 포함된 잠수함 실사단은 일본에 들려 미츠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해상자위대 등을 방문해 '타이게이급' 잠수함의 건조와 운용 실태 등을 둘러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한국 역시 방문했으며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옛 대우해양조선), 해군잠수함사령부 등을 찾아와 잠수함 제조, 수리, 훈련체계 등을 견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향후 선진국들과 함정 수주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함정 감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감항 인증이란 운용 장비가 감항성(안전성)을 갖고 요구된 성능과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 가를 심사하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는 민간 선박과 민·군 항공기에 대해선 각 법률을 통해 감항 인증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함정 체계는 관련 법률과 제도, 기준 등이 정립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함정 사업의 경우 민간 선박 건조 기술을 바탕으로 외산 통신체계와 전투지휘체계를 탑재해 통합하는 수준이라 감항인증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지 않았다. 하지만 3000톤급 잠수함을 독자 개발하고 국산화율이 80%를 돌파하는 등 첨단 전력을 건조해 수출까지 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여야 의원들 역시 함정 감항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서 나타내고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함정의 운항안전성 인증에 관한 법률안’ 제정을 추진했으며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조직에 항공 분야는 감항인증연구센터를 운영 중이나 함정 분야는 없는 만큼 함정 운항 안전성 인증(감항인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부도 나토 안전기준을 바탕으로 ‘한국형 함정 표준 감항 인증 기준‘을 수립하고 이 안전기준이 제대로 적용됐는지를 검증할 전문 인증기관 설립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다양한 선진국들의 군함 안전기준 가운데 나토 기준 적용을 추진하기로 한 건 공신력이 큰 데다 나토 회원국 등에 대한 군함 수출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에서도 감항과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일본 잠수함과의 박빙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선 나토 함정 감항인증 제도를 채택한 캐나다가 원하는 수준의 국제적 감항 인증기술이 K-잠수함에 적용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성현 한국선급 책임검사원 “캐나다 국제도입 잠수함 사업에선 캐나다 함정과 동등함 ‘감항조건이’ 필요하다”면서 “나토 안전 기준을 바탕으로 한 감항인증을 한다면 일본보다 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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