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글로벌

대륙 접수한 좁쌀 샤오미의 성장비결

저가 스마트폰 판매로 플랫폼 장악 노려

2014.08.20(Wed) 09:09:45

   
 

좁쌀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했다.

이달 초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小米: 좁쌀)가 지난 2분기 중국 시장에서 1499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 점유율 1위(1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0.7%였던 1분기 시장 점유율이 석 달 만에 3.3%포인트 뛰어 오른 것이다. 반면 지난 1분기 시장 점유율 18.3%였던 삼성전자는 12%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한때 시장 점유율 22%를 기록하며 2년 간 왕좌를 차지했었다. 2010년에 문을 연 샤오미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샤오미의 성능 대비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망 도입과 ‘헝거 마케팅’

지난 달 22일 중국에서 선보인 800만 화소 초고화질 카메라를 탑재한 샤오미의 최신 모델인 Mi4의 초기 물량 1만 5천 대가 다 팔렸다. 불과 37초 만이다. 가장 큰 이유는 성능 대비 싼 가격. 내장 메모리 16기가인 Mi4의 가격은 1999위안으로 한화 약 33만 원이다. 이는 비슷한 사양의 한국 브랜드 제품의 절반 이하 가격이다. 이처럼 성능에 비해 저렴한 가격의 샤오미 제품은 외국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달 5일 인도에서 인터넷 한정 판매에 들어간 스마트폰 Mi3 1만5000대가 단 2초 만에 매진됐다. 대당 판매가격은 1만 3999루피(약 23만 원). 이는 성능이 엇비슷한 삼성전자 갤럭시S4(대당 2만 8000루피)의 절반에 불과한 가격이다. 그렇다면 샤오미가 고성능의 스마트폰을 싼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꼽을 수 있는 것은 온라인 유통망 도입이다. 즉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수 있어 통신사를 거치지 않아도 돼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는 것.

제조사가 통신사에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통신사가 다시 사용자에게 판매하는 현재 유통 구조 하에선 판매 가격 40%의 유통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샤오미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인 ‘샤오미닷컴’에서 제품을 판매한다. 이런 방식으로 유통 비용을 판매 가격의 1~2%로 낮췄다.

   
 

‘헝거 마케팅(hunger marketing)’도 주효했다. 헝거 마케팅이란 수요보다 물건 수를 적게 풀어 누구나 갖고 싶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이는 소비자들 간 정보 공유가 빠르게 이뤄지는 온라인의 특성을 이용한 전략이다. 품질이 좋다고 소문난 제품을 적게 풀어 희소성을 높인다. 또 한정된 시간 동안만 판매한다. 그러면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커지게 돼 단 시간에 물건이 매진되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Mi3 첫 출시 때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으로 10분 만에 15만대를 팔았다.

진짜 경쟁력은 소프트웨어

그러나 샤오미가 스마트폰을 싸게 파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은 이와 관련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샤오미의 ‘진짜 경쟁력’은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다.

보고서는 “샤오미는 2010년 창업주 레이쥔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기술진들과 만든 회사다. 그러므로 태생적으로 하드웨어업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라고 진단했다.

이어 “샤오미의 시장지배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이유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자체 OS인 ‘MIUI’로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한편 애플의 iOS와 유사한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의 스마트폰은 샤오미 운영 시스템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또 “샤오미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저사양인 프로세서와 램(RAM)으로도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쉽게 말해 설치된 프로그램들이 다른 저가 폰과 비교해 빠르게 작동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단말기 확대로 플랫폼을 장악했다. 아마존은 킨들로 콘텐츠 수익을 올렸다. 샤오미 역시 스마트폰 판매로 자체 개발한 ‘MIUI’ 플랫폼을 확산시켜 콘텐츠 수익을 확대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이는 린빈 샤오미 공동 창업자가 “하드웨어로 돈을 벌 생각이 없다”고 한 지난해 발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불안 요소도 있다.

미미한 콘텐츠 매출 비중

우선 콘텐츠 관련 매출의 비중이 미미하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지난해 샤오미는 약 5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 중 1억 6천만 달러가 액세서리,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매출액이다.

샤오미의 사업구조는 하드웨어(스마트폰), 소프트웨어(MIUI), 인터넷 서비스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인터넷 서비스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수익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수익을 기대하는 할 수 있는 사업은 인터넷 서비스뿐이다. 구체적으론 인터넷 상거래로 판매되는 액세서리, 게임, 애플리케이션 등이다. 그러나 현재의 매출 규모는 너무 작다.

그렇다고 해외 시장 진출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현재 샤오미의 열풍은 아직 중화권에 한정돼 있다. 이제 인도 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을 뿐이다. 북미, 유럽시장에서 샤오미는 인지도가 아주 낮다.

LG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샤오미의 올해 판매 예상치는 6000만대다. 급성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2분기 판매량 97%가 중국 내수에서 소비됐다. 연말까지 해외 비중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적다.

반면 국내 한 IT 전문가는 “샤오미가 제공하는 기본 유틸리티 애플리케이션의 완성도가 높다. 또 필요한 기능은 다 갖춘 경우가 많다. 때문에 사용자가 외부 앱을 설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는 샤오미가 고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고객들의 의견을 업데이트할 때 반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다시 말해 샤오미는 삼성전자나 애플 같은 선도업체들을 모방하는 전략이 아닌 소비자 욕구에 맞춘 상품 세분화(세그멘테이션)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샤오미의 전략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경모 기자

chosim34@bizhankook.com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