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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 빠진 신세계건설, 영랑호리조트 인수로 노리는 두 가지

사업부문 매각해 현금 확보한 이마트 자회사 흡수합병…부채비율 감소와 이마트-정용진 지배력 강화 전망

2023.11.17(Fri) 17:51:17

[비즈한국] 신세계건설이 이마트 완전자회사인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흡수 합병한다. 골프장과 리조트를 운영하던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합병 결정에 앞서 사업부문 일체를 신세계 자회사에 매각하고 현금 유동성을 대거 확보했다. 지난해부터 영업 적자를 이어온 신세계건설은 이번 흡수 합병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마트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은 14일 이사회를 열고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합병을 결정했다. 양 사 합병 비율은 각각 1 대 2.4004789다. 합병이 성사되면 신세계건설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자본과 부채를 모두 이전받는다. 신세계건설 측은 “경영 효율성을 증대하고, 재무구조를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등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공시했다.

 

신세계건설이 지난 14일 이사회를 통해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합병을 결정했다. 사진은 신세계 건설이 지난 2021년 완공한 대전사이언스콤플렉스. 사진=신세계건설 홈페이지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강원 속초시에서 리조트와 골프장을 운영하던 전문휴양업체다. 2007년 7월 동양그룹 한일합섬에서 물적 분할돼 동양리조트란 이름으로 출범했다. 2012년 지분 전량을 이마트가 인수한 뒤 지금 이름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매출은 95억 원, 영업이익은 6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이마트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현재 사업 활동이 없다. 이번 합병 결정에 앞서 올해 6월 사업부문 일체를 신세계 자회사인 신세계센트럴시티에 매각했다. 양도가액은 748억 5600만 원.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을 중단하고 자금 유동성을 대거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했다. 올해 9월 말 기준 자본은 659억 원, 부채는 74억 원 수준이다.

 

이번 합병은 신세계건설 재무건전성 개선이 주된 목적으로 풀이된다. 신세계건설 부채비율은 올해 9월 말 기준 470%로 2022년 말(265%)과 비교했을 때 200%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그간 사업성 악화에 따른 현금흐름 저하로 총차입금이 1125억 원에서 3785억 원으로 증가한 데다, 순손실 규모가 커지면서 자본까지 줄어들었다. 신세계건설은 이번 합병으로 사업부문 매각 대금이 녹아든 신세계영랑호리조트 자산을 인수해 부채비율을 356%까지 낮출 계획이다.

 

합병으로 신세계건설에 대한 이마트와 정용진 부회장 지배력은 커질 전망이다. 2023년 9월 말 기준 신세계건설 최대주주는 지분 42.7%를 보유한 이마트다. 신세계건설이 이마트 완전자회사인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 합병을 마무리 지으면 이마트 지분은 70.46%까지 늘어난다. 올해 6월 말 기준 이마트 최대주주는 지분 18.56%를 보유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합병으로 ‘정용진-이마트-신세계건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공고해지는 셈이다.

 

신세계건설이 짓는 대구 빌리브 라디체 조감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분양이 저조한 사업장의 대손이 반영되면서 올해 실적이 악화했다. 사진=신세계건설 홈페이지

 

신세계건설은 건설과 레저 사업을 벌이는 중견건설사다. 2023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공사 능력을 1조 4377억 원으로 평가받으며 국내 32위 건설사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부문은 자체 브랜드 ‘빌리브(VILLIV)’ 등 주거시설과 그룹사 상업시설을 짓고 있다. 레저부문은 경기 여주시 자유컨트리클럽, 트리니티클럽 등 골프장과 경기 하남·고양·안성시 스타필드 아쿠아필드, 센텀시티 스파랜드 등을 운영한다. 

 

신세계건설은 최근 영업 적자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 적자는 903억 원, 순손실은 767억 원에 달한다. 올해는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으로 매출 원가율이 99.2%까지 오른 데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대구 빌리브 라디체(196억 원), 빌리비 루센트(114억 원) 등 분양률 저조한 사업장의 대손이 반영되면서 실적이 악화했다. 영업 실적은 2022년 영업손실 120억 원, 순손실 142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적자 전환한 뒤 올해 적자가 심화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사업부문 양도 이후 신세계영랑호리조트 법인은 소멸 수순을 검토 중이었고, 사업목적이 겹치는 신세계건설로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경영효율화를 했다. 신세계건설은 합병을 통해 자본과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건전성이 높아지게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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