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01번 버스(남산순환버스)는 서울 시내 유일한 순환버스로 남산서울타워, 경복궁, 청와대 등 주요 관광지를 지나는 버스다. 이 때문에 남산 인근 주민뿐 아니라 내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탑승한다. 그런데 순환노선임에도 종점에서 내려 재탑승해야 하는 데다 요금도 다시 내야 해 이용객들의 불만이 크다.
#“동일 노선 환승 불가, 요금 두 번 내야”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노선의 01번 버스는 지난해 5월부터 운행 중이다. 앞서 01번부터 04번까지 4개 노선으로 운영되던 순환버스는 여러 차례 통폐합이 이뤄진 후 현재 노선의 01번 버스가 생겨났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며 적자가 크게 발생해 운영 효율화를 꾀하고자 통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는 남산서울타워를 중심으로 순환하는 8001번 버스가 주말에 추가로 다니고 있다.
통폐합 이후 01번 버스는 남산을 오르는 유일한 노선이 됐다. 경복궁, 한옥마을 등 주요 관광지를 오가기 때문에 남산 인근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으로 버스는 종종 붐빈다. 그런데 순환버스라는 이름을 달고도 단방향으로 운행하는 탓에, 종점에서 내려 재탑승하며 요금을 두 차례 지불하는 사례가 늘면서 승객들의 불만이 커졌다.
실제로 01번 버스를 포털에서 검색해보면 종점인 남산예장버스환승주차장을 지나 요금을 두 번 냈다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어디를 가려면 어느 구간에서 승차해야 하는지, 혹은 어디를 가는 경우 지하철이나 다른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낫다는 글도 다수 있다. 5월에는 서울시 응답소 홈페이지에 “남산 인근 주민으로서 관광객과 서울시청 주변 행사로 인한 교통통제는 다 받고 있지만, 청와대나 광화문으로 아이들과 놀러 갔다 오는 경우 요금을 두 번 내고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지하철 환승’ 안내에도 환승하는 승객 찾아보기 어려워
기자는 지난 10일 남산예장버스환승주차장에서 01번 버스에 탑승했다. 평일 낮임에도 종점에서 내리지 않은 채 “남산에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며 버스 기사에게 묻는 승객이 10명 안팎에 달했다. 한 번 순환할 때 이 정도인 만큼 하루에도 이 같은 민원이 꽤 발생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종점에서 내린 이들은 “이상하다”, “이거 말고 다른 버스를 타야 했나 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10년 동안 이 노선을 운행한 기사 엄 아무개 씨는 “환승이 안 되는 것을 이해 못하는 승객들이 있다. 노선이 추가로 생기면 편하겠지만 기사 수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민원이 많은 만큼 서울시에서는 종점 정류장을 비롯해 많은 승객이 승하차하는 남산서울타워, 춘추문, 경복궁 등 일부 정류장과 버스 내부에 환승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고 있다. 안내문에는 “01번 버스는 남산예장버스환승주차장이 종점으로 운행이 종료된다. 동일 노선 환승이 불가해 이곳에서 재탑승 시 환승이 안 되며 기본요금이 부과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근 지하철로 환승하는 방법도 적혀 있는데, 남산예장버스환승주차장 안내문의 경우 “5분 거리 명동역에서 지하철 탑승 후 충무로 2번 또는 4번 출구에서 01번을 탑승하면 환승이 가능하다”고 알리고 있다.
남산예장버스환승주차장은 전광판으로도 환승 안내를 하고 있다. 전광판은 한글과 영어로 “01번 버스와 8001번 버스 간에는 환승이 가능하지만, 01번에서 01번으로 혹은 8001번에서 8001번으로는 환승이 불가하다”는 내용을 고지한다. 하지만 이 같은 공지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실제로 지난 10일 예장버스환승주차장에서 내린 01번 승객 대부분은 내렸다 타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해 서로에게 물었다. 단방향 노선이기에, 혹은 예장버스환승주차장이 종점이기에 생기는 문제임을 알지 못했다.
#서울시 “평일에도 8001번 운행해 환승할 수 있게 하겠다”
버스회사 측은 “동일 노선은 환승이 안 되는 것은 다른 노선도 마찬가지임에도 유독 01번 버스에만 민원이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이 노선을 운행하는 B 회사 관계자는 “01번 버스는 오래전부터 단방향 버스로 운행되고 있는 데다 ‘동일 노선 환승 불가’는 다른 노선도 같은데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승객이 종종 있다. 승객이 불만을 갖는 것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01번 버스만 민원이 있는 편이어서 서울시설공단이 관련 공지를 붙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주말과 공휴일에는 8001번 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승객 수가 많아 투입된 측면도 있지만 01번을 탔다가 8001번으로 갈아타는 경우 환승 할인이 가능해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 회사에 따르면 현재 평일에는 01번 버스 12대가 운행 중이며, 주말 및 공휴일에는 01번 버스 10대와 남산 구간을 순환하는 8001번 버스 3대가 승객을 태우고 있다.
지하철 환승 안내를 두고도 “정류소와 버스 내부에 인근 지하철역으로 가서 지하철을 탄 후 01번 버스로 환승하라는 안내를 하고 있다. 환승을 하면 버스회사 입장에서는 손해지만 고객 불편이 있기에 안내를 한다. 그럼에도 ‘환승도 안 되고 일부러 돈을 더 받으려는 의도 아니냐’고 얘기하는 고객이 있어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에 문의하자 서울시 관계자는 “이 같은 민원을 인지하고 있다”며 “주말에만 운행되는 8001번 버스를 11월 25일부터 주중 운행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주중에도 01번 버스와 8001번 버스 간 환승하는 방식으로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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