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올해 서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전세 임대차계약의 감액 갱신 사례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가 하락으로 계약 만기 때 보증금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낮아지는 ‘역전세난’이 가시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비즈한국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9월 누적 기준) 서울에서 빌라 전세 임대차계약을 갱신한 세입자 1만 3030가구 중 2677가구(21%)가 이전보다 보증금을 감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빌라의 전세 감액 갱신 사례가 140건으로 전체 1% 수준에 그친 것에 비하면 급증한 것이다. 서울 빌라 전세 감액 갱신 비중은 2022년 4분기 3% 수준에서, 올해 1분기 12%, 2분기 22%, 3분기 30%까지 올랐다.
서울 빌라 전세의 감액 갱신 증가는 빌라 전세 시세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9월 서울 빌라 전세값은 1년 전(2022년 9월)과 비교했을 때 5.51% 떨어졌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서울 빌라 전세가격은 지난해 8월 하락 전환해 하락세를 이어오다 올 8월부터 정체 상태다. 올해 갱신 계약을 맺은 세입자들의 이전 계약일인 2년 전 9월과 비교했을 때 서울 빌라 전세가는 4.96%가량 하락했다.
반면 전세 증액 갱신과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은 줄었다. 올해 서울 빌라 전세 증액 갱신 비율은 50%(6579건),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32%(4214건)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포인트, 24%포인트 감소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2년 계약 만기 후 5% 이하 상승률로 한 차례 재계약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전세가격 하락으로 역전세난이 가시화되면서 세입자들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갱신 과정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 사례도 늘었다. 올해 서울 빌라 전세 갱신 계약 중 전세를 월세로 전환(보증금 감소 동반)한 사례는 47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1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갱신 계약에서 전세를 월세로 전환한 사례(549건)가 전년 대비 185건(51%) 증가한 것과 대비되는 숫자다.
서울 강서구에서 영업 중인 한 공인중개사는 “올해 임대차 갱신 계약이 체결된 빌라들의 직전 계약은 전세가격이 지금보다 높았던 시기였다. 현재 빌라 전세가격은 2021년도 수준으로 많이 내려간 상태”라며 “깡통전세를 막고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 전세가도 올해 5월 주택 공시가격 150%(공시가격 150%·전세가율 100%)에서 126%(공시가격 140%·전세가율 90%)로 강화되면서 감액 갱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월세 거래 신고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1개월이다. 2020년 8월 개정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보증금 6000만 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 원을 초과하는 주택 임대차계약을 맺은 사람은 30일 내 계약 내용을 관할 주민센터에 신고해야 한다. 올해 10월 전월세 거래 통계는 전월세계약 법정 신고기한인 11월 말 잠정 확정된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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