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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추천, 여행 일정까지 회사가 해주는 토스, 복지일까 옭아매기일까

토스 "업무에 집중하도록 제공" 직원들 "업무 강도 높다는 반증" 전문가 "바람직하지 않아"

2023.11.06(Mon) 17:29:00

[비즈한국] “여행 일정이 고민이다”, “레터링 케이크를 예약하고 싶다”, “소개팅 장소를 찾고 싶다”. 직원들의 이런 고민을 모두 해결해주겠다고 나선 기업이 있다. 금융 서비스로 잘 알려진 ‘토스’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 ‘심부름 서비스’가 있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직원들의 복지 차원으로 현금을 찾아주거나 여행 계획을 세워주는 등 업무 외적인 부분을 해결준다는 것. 서비스의 이름은 ‘두 에브리띵 사일로(Do Everything Silo)’. 직원들 사이 ‘두에싸’라고 불리는 이 서비스는 일반 회사에선 볼 수 없는 복지다. 그러다보니 우려도 나온다. ‘개인 잡무’까지 업무의 영역으로 볼 수 있냐는 지적이다.

 

서울 역삼동에 자리한 토스뱅크 본사.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토스 사내에 심부름 서비스가 있다는 이야기가 화제가 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현금 인출’, ‘소개팅 장소 예약’을 회사에서 해준다!

 

두에싸는 토스의 공식 부서인 커뮤니티팀에서 담당한다. 토스는 직원들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제공하는 복지라고 설명한다.

 

토스에 따르면 두에싸는 청소·빨래 등 가사서비스 연결, 데이트 맛집 추천, 기념일 챙기기, 여행 플래닝까지 폭넓게 서비스가 가능하다. 두에싸를 이용해본 직원들은 현금인출이나 꽃다발 주문, 환전, 택배 요청, 선물 포장, 병원 추천도 받았다고 말한다.

 

실제 토스 직원들이 남긴 두에싸 이용 후기. 사진=토스 홈페이지 캡처

 

토스에선 직원 복지를 위해 직원 개인 업무를 도와주는 ‘두 에브리띵 사일로(Do Everything Silo​​)’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토스 홈페이지 캡처

 

2022년 6월 잡플래닛에 게재된 토스 인터뷰에는 “토스는 일 외의 고민까지 해결해준다. 구성원을 위해 다양한 편의, 복지 서비스를 기획, 운영하는 팀을 따로 두고, 바쁜 직원들을 대신해 맛집 추천, 여행 계획 설정, 꽃다발 구매 예약 등을 돕는다. 팀 이름부터 '두 에브리씽(Do Everything)'이다”고 적혀 있다.

 

‘신박’해 보이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다 보니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심부름꾼’이라는 조롱도 나온다. 토스 측은 알려진 내용에 일부 오해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심부름꾼’이라는 직무는 없고,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 중 일부라는 것이다.

 

토스 관계자는 “이 서비스만 담당하는 직원이 별도로 있는 건 아니다. 일반 기업으로 따지면 총무팀의 역할과 유사한 커뮤니티팀이 있고, 여기서 회사 비품이나 각종 행사 등을 담당한다. 커뮤니팀 내에 있는 ‘두 에브리띵 사일로’는 복지의 일환으로, 일 때문에 개인의 삶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차원에서 제공하는 추가적인 서비스다. 심부름꾼 같이 모든 걸 다 해주는 게 아니라, 서비스 신청 서식이 있어서 일주일에 한 번가량 이를 모아 내용을 보고 판단해서 제공하는 식이다. 예를 들어 ‘당장 내일 휴가가 시작되는데 오늘까지 출장을 갔다 와야 한다’면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아무거나 ‘저 이거 해주세요’하는 개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토스는 두에싸가 만들어진 시점이나 해당 직무의 고용형태 등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애플 본사에도 이와 유사한 서비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애플 본사는 직원들에게 쇼핑 선물, 여행 관련 이벤트 플랜, 레스토랑 예약, 행사 등 엔터테인먼트 티켓 구하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만 애플코리아 관계자는 “본사에 문의는 했지만, 답변 받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 “연봉 높지만 그만큼 해고도 쉬워​”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복지로 평가할 수 있지만, ​이런 서비스를 단순히 ‘복지’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있다. 한편으론 그만큼 업무 강도가 높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토스의 조직 문화는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2월 조직 개편 당시에는 대규모 권고사직이 이뤄졌다는 내부 폭로가 나오기도 했다. 인사 평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료 피드백이 이뤄지고, 동료 평가만으로 권고사직이 상시적으로 이뤄진다는 주장도 나왔다.

 

토스 직원 A 씨는 “일이 너무 과도해 생긴 서비스인 걸로 알고 있다. 두에싸 자체는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지만, 이 정도 일도 할 시간이 없어 서비스가 별도로 있다는 점이 한편으론 씁쓸하다”고 털어놨다. ‘일’에만 집중해야 하는 환경이 좋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직원 B 씨 역시 “복지와 연봉은 높은 수준이지만, 야근을 자발적으로 해야만 하는 구조다. 워라밸이 좋지 않다. 그만큼 해고도 쉬운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토스 관계자는 “토스팀은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높은 인재밀도에 바탕을 둔 HR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다. 권고사직이나 해고가 횡행한다는 식의 일방적인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

 

#법적으론 문제없지만…전문가 “업무와 개인 생활 분리돼야”

 

기업에서 직원 개인의 ‘사적인 일’을 업무로 설정해도 될까. 현재로선 업무 범위를 규정하긴 어렵다. 이양지 노무법인 삶 공인노무사는 “윤리적으로는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겠지만, 기업에서 업무 자체를 ‘직원들의 업무효율 증진을 위한 개인적인 업무처리’로 뒀으면 법적으로 문제는 없어 보인다. 업무 범위에 대한 특별한 제한은 없는 것으로 안다. 가사근로자가 노동자로 인정받았지만, 구체적인 업무 범위 설정이 모호하다는 문제처럼 이 부분도 비슷하다. 업무 자체에 대한 한계를 법으로 정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의 업무 범위가 직원의 사생활로까지 이어지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사적인 영역까지 관여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업무와 개인 생활은 분리돼야 한다. 그 경계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선의로 볼 수 없는 면이 강하다. 기업 문화가 퇴행하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인 일을 처리해줘야 할 만큼 노동 강도가 높다면, 이것부터 바꿔야 한다. 사적인 일들이 기업 안에서 거래되는 노동으로 다뤄질 문제인가 하는 측면에서도 굉장히 부적절하다. 노동에 대한 철학이 없어 보인다.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를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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