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박덕흠 의원(국민의힘,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 부인이 운영하는 원하레저가 과거 골프장을 조성하기 위해 박 의원의 친족과 회사 임직원 명의를 빌려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비즈한국은 국내 골프장 부지와 인근 토지의 소유관계를 조사하던 중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원하레저는 비즈한국의 확인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고, 박덕흠 의원실은 “모르는 내용”이라고 답했다.
#2005~2006년 친인척·임원이 ‘축구장 8배 면적’ 농지 매입
국내 최고가 골프장 ‘카스카디아골프클럽’ 부지는 당초 박덕흠 의원의 아내이자 원하레저 대표인 A 씨가 골프장을 지으려고 했던 곳이다. 비즈한국이 이 부지 일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원하레저가 골프장 조성을 추진하던 당시 A 대표와 모친, 남편 박덕흠 의원의 친형 등을 비롯해 원하레저와 관계회사 임원 명의로 인근 농지를 대거 취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들은 농지 취득 당시 강원도 홍천군에 자택 주소지를 두지 않았다. 경작 목적으로 농지를 매입한 게 아니므로 농지법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사업 부지 확보가 가장 중요한 시점에 A 대표 지인들 명의로 농지를 대거 매입한 뒤 일부 땅을 원하레저와 A 대표가 다시 사들인 것을 보면 ‘차명 부동산’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당시 A 대표가 매입한 농지는 20필지(7만 8289㎡), 친인척과 회사 임원들이 취득한 농지는 전체 32필지로, 축구장 면적 8배가 넘는 5만 7922㎡(1만 7521평)에 달한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이들이 구입한 농지는 다음과 같다. A 대표의 모친(고인)이 1필지(3957㎡), A 대표의 시숙이자 박덕흠 의원의 친형 박 아무개 씨가 6필지(1만 2178㎡), 원하레저 주 아무개 전 대표가 4필지(3015㎡), 최 아무개 감사가 1필지(1468㎡), 원하건설 장 아무개 전 이사가 10필지(1만 4725㎡), 원하레저의 관계사 이준종합건설 손 아무개 대표가 3필지(3229㎡), 육 아무개 이사가 2필지(2671㎡), 또다른 관계사 행복을만드는주식회사 이 아무개 전 사내이사가 5필지(1만 6679㎡) 등이다.
#A 대표, 사업권 포기한 지금도 토지 보유
원하레저의 골프장 조성은 무산됐다. 당시 A 대표는 인근 주민들에게 가시오갈피 농장을 짓겠다면서 농지를 사들였다가 골프장 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주민과 갈등을 빚었다. 또 환경영향평가 부실 의혹, 멸종위기종 기재 누락 등으로 강원도청과 법정 다툼을 벌이면서 사업이 계속 지연됐다.
결국 원하레저는 골프장 건설을 포기했다. 골프장 사업권은 2019년 삼승엘앤디로, 2020년에 유니켐으로 넘어갔다. 골프장 사업권자가 바뀜에 따라 A 대표 지인과 임원들 명의의 농지는 대부분 새 사업권자에게 매각됐다.
A 대표는 당시 매입한 땅 가운데 상당수를 아직 보유하고 있다. 현재 A 대표가 카스카디아GC 인근에 보유한 땅은 모두 7필지(1만 5336㎡)로, 전부 농지였다가 지난 8월 임야로 지목이 변경돼 경작 의무가 사라졌다.
지난해에는 보유하던 땅 가운데 2필지를 카스카디아GC 운영사인 유니골프앤리조트와 김동환 대표에게 1억 원에 매각했다. 골프장에 포함되지 않은 바깥쪽 땅이어서 유니골프 측이 A 대표의 재산을 불려주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유니골프앤리조트 관계자는 “지구단위계획구역을 넓힐 예정이라 매입했다. A 씨가 보유한 땅을 매입하라고 계속 연락하는 상황이다. 나머지 땅은 당장 매입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묻고자 박덕흠 의원에게 연락했으나 박 의원은 비즈한국 취재에 일체 응답하지 않았다. 박덕흠 의원실은 “관련 내용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답했고, 원하레저는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2018년 원하레저 감사보고에 따르면 원하레저는 박덕흠 의원의 아들 박 아무개씨가 지분 49.51%, 관계회사인 원화코퍼레이션이 지분 49.49%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2019년부터는 원하레저가 감사를 거부해 이후 지분율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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