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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FA-50 'AESA 레이더' 두고 LIG넥스원-한화시스템 격돌

해외 레이더 장착 시 국산 장비 연동 불가능 제약…공랭식·다기능 저마다 특장점 강조

2023.10.24(Tue) 16:54:23

[비즈한국]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이 차기 FA-50 AESA 레이더 사업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앞서 KF-21 AESA 레이더 사업은 한화시스템이 승리했다. 방산 업계에서는 이번 수주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 사는 지난 17일 성남에서 개최됐던 ‘2023 ADEX’에서 경항공기용 AESA 레이더의 실물 및 축소 모형을 전시하며 사업 선정을 위한 야심을 내비쳤다.

 

​LIG넥스원이 ​경기도 성남공항에서 진행된 ADEX2023에서 FA-50용 AESA 레이더를 공개했다. 사진=전현건 기자

 

#FA-50 경전투기, 외국산 레이더 장착​…국산품 개발해 장착해야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는 전투기 ‘눈’에 해당하며 생존과 전투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부품이다. 전자파를 주사해 주·야간 상관없이 먼 거리의 표적 여러 개를 동시에 탐지·추적 가능한 무기체계다. 기존 기계식 레이더와 비교해 다수의 표적과 동시 교전이 가능하며 적기의 전파 방해, 레이더 추적에 따른 피격을 회피할 수 있다. 

 

AESA 레이더는 미국, 유럽, 중국, 영국 등 선진국 일부만 보유한 첨단기술로 한국도 2016년에 세계에서 12번째로 개발한 국가가 됐다. 국산화율은 AESA 레이더 양산 1호기를 기준으로 89%를 달성했다. 

 

현재 K-방산의 대표적 수출 무기 FA-50 경전투기는 아직 외국산 레이더를 장착하고 있다. 대부분 기체는 이스라엘 엘타사의 EL/M-2032라는 기계식 레이더가 탑재됐다. 폴란드가 도입할 FA-50PL 경전투기에 미국 레이시언의 팬텀 스트라이크 AESA 레이더가 낙점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FA-50이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등 해외 국가 수출 전망이 밝은 가운데 해외 장비 의존도를 줄이고 국산에서 개발한 레이더를 장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향후 5세대, 6세대 전투기 국내 개발 전략이 순조로울 수 있기 때문. 또한 해외 AESA 레이더를 장착하게 되면 제조국 기술 보호를 위해 레이더와 연동되는 핵심 임무·항전 장비와 무장이 패키지화되기 때문에 국산 장비와 연동이 불가능해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KF-16 성능 개량 사업에 미국의 AESA 레이다 장착으로 다양한 국산 임무·항전 장비의 탑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장비 안에 부품 하나 고장이 생기면 전부 뜯어서 미국으로 보내야 한다”며 “정비를 못 하게하므로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수출형 FA-50PL 경전투기에 LIG넥스원이 개발한 ESR-500A 레이더의 장착이 거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 관계자는 “한국 무기 수입국에서 한국산 하부 구성품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면서 “부품 개발업체가 수출을 위해 신제품을 만들 때 정부 예산을 받지 못해 부품 국산화의 시기를 놓쳐버리는 것도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이 경기도 성남공항에서 개최된 ADEX2023에서 LCA AESA 레이더를 최초로 선보였다. 사진=전현건 기자


#LIG넥스원, 수출국 직접 마케팅 VS 한화시스템, KF-21 기술력 바탕 경항공기 적용

 

이 같은 상황에서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 차기 FA-50 AESA 레이더 사업 수주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다. LIG넥스원은 국내 최초로 공랭식을 적용한 레이더를 앞세워 사업을 가져올 계획이다. 국내외서 운용 중인 전투기용 AESA 레이다는 큰 발열로 인해 냉각 유체로 냉각하는 수랭식을 사용한다. 하지만 LIG넥스원이 공개한 ESR-500A는 경공격형 항공기를 대상으로 공기만으로 냉각하도록 설계·제작됐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수랭식과 달리 냉각 장비가 필요 없어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공중, 지상, 해상 목표에 대응하는 다수의 운용 모드를 보유하고 있다. GaN(질소와 갈륨의 혼합물)소자를 활용한 송수신 모듈을 적용해 소형화와 경량화를 달성했다.

 

LIG넥스원은 FA-50에 관심이 많은 수출국에 직접 마케팅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무기체계를 허가 안 해주는 친러시아 계열, 무슬림 등의 국가에 국산 레이더 수출 공략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국산 AESA 레이더의 전력화 완료를 위해서는 다양한 환경시험과 비행시험, 체계 적합성 시험, 감항인증 등을 거쳐야 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지상시험은 다 마쳤으며 항공기에 레이더를 장착하기 위해 FTB(플라잉테스트베드)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FA-50 등 경항공기에 적용하는 ‘LCA’ AESA 레이더를 ADEX2023에서 최초 공개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공랭식 방식을 채택했으며 KF-21에 장착한 AESA 레이더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경항공기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앞서 이탈리아 방산기업 레오나르도와 손잡고 경공격기 ‘AESA 레이더 선행모델 수출 주요조건합의’를 맺은 바 있다. 협약에 따라 두 회사는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한화 시스템 관계자는 “2026년 2월까지 KF-21 90회 시험비행을 통해 AESA 기능을 점검하고 있는 중”이라며 “LCA가 크기가 작다고 해도 내부에 운용되는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는 많은 차이점이 있지 않다. 안정되고 검증된 레이더가 탑재될 수 있기 때문에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 간에 벌써부터 날 선 신경전도 관측된다. ADEX에서 만난 LIG넥스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AESA 레이다를 최초로 만든 업체는 LIG넥스원”이라며 “한화시스템이 공랭식을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우리처럼 시제품을 공개하고 입증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AESA 레이더는 추적이랑 탐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다기능 레이더”라며 “LIG는 탐지에 특화돼 있다. 추적을 동시에 하는 레이더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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