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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신근 썬밸리그룹 회장, 축구장 55배 면적 농지 '불법 취득'

골프장·호텔 주변 농지 매입, 썬밸리 "사업 위해 회장 명의로 매입"…일부 개인 땅도 농지법 위반 정황

2023.10.25(Wed) 08:58:06

[비즈한국]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내 골프업계가 전성기를 맞으면서 부영그룹(3개국 8개 골프장 171홀), 삼성그룹(국내 6개 골프장 162홀)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골프장 홀을 보유한 썬밸리그룹(3개국 7개 골프장 144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썬밸리그룹의 이신근 회장은 임대주택 사업으로 부영그룹을 키운 친형 이중근 회장처럼 건설업체 동광종합토건을 운영하면서 골프, 특급호텔, 리조트, 워터파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레저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그런데 썬밸리그룹이 골프장과 특급호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신근 회장이 ​주변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한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 회장의 아내 이복순 씨도 같은 방식으로 농지를 불법 취득해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신근 썬밸리그룹 회장(사진)이 골프장과 특급호텔 주변 농지를 불법으로 취득한 사진이 확인됐다.  사진=동광종합토건 제공

 

이신근 회장이 보유한 국내 부동산은 212필지, 39만 4224㎡(11만 9253평)​에 이른다. 축구장 면적의 55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이 회장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토지 3필지(7388㎡, 2235평),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월정리 토지 26필지(4만 3577㎡, 1만 3182평), 경기도 여주시 천송동 토지 15필지(5만 9242㎡, 1만 7921평),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토지 12필지(1만 6384㎡, 4956평), 충북 진천군 진천읍 행정리 토지 71필지(11만 2922㎡, 3만 4195평), 충북 음성군 삼성면 대사리 토지 28필지(5만 4718㎡, 1만 6552평),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석화리 토지 28필지(5만 1540㎡, 1만 5591평),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삼포리 토지 34필지(4만 8543㎡, 1만 4684평)를 보유하고 있다.

 

이신근 회장은 ​1999년 6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땅을 사들였는데, 15필지를 제외한 나머지 197필지(31만 4417㎡, 9만 5111평)가 모두 농지다. 지목은 전(밭), 답(논), 과수원 등이다. 1997년 농지법이 개정된 이후 농지를 취득하려는 자는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짓겠다는 내용의 농업경영계획서를 관할관청에 제출해야 한다. 단 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된 농지를 취득할 경우에는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비즈한국이 파악한 결과, 이신근 회장은 지구단위계획구역에 포함된​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월정리를 제외한 나머지 농지에 대해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은 “개인정보보호법에 의거해 농업경영계획서 제출 여부는 알려줄 수 없으나,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서는 농지를 취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안성시 월정리 토지는 농지전용허가를 받은 땅이어서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다​.

 

충북 음성군에 위치한 썬밸리CC 전경.  사진=썬밸리CC 홈페이지

 

이신근 회장이 사들인 전국의 농지 주변에는 썬밸리호텔, 골프장 등이 자리했다. 특급호텔과 골프장이 들어서기 전에 주변 농지를 매입한 점으로 미뤄 경작이 아니라 사업 부지 활용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법인 명의로는 농지를 취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회장은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작성해 ​법인 명의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한 것이 된다.

 

썬밸리그룹 관계자는 “법인 명의로는 농지를 매입할 수 없어 회장 개인 명의를 빌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썬밸리그룹뿐만 아니라 수많은 기업들이 저지르는 불법”이라면서 “사업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으므로, 너무 나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이신근 회장의 아내 이복순 씨도 썬밸리CC 인근 농지(5762㎡, 1743평)와 동원썬밸리CC 인근 농지(4413㎡, 1335평)를 보유했는데, 이 역시 이 회장과 같은 ‘차명부동산’이라고 썬밸리그룹 관계자는 밝혔다. 

 

한편 이신근 회장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과 여주시 천송동에 보유한 농지는 ‘차명부동산’이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오금동에 보유한 농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포함된 데다, 오랜 기간 관리하지 않아 잡풀이 무성한 상태다. 관할 지자체로부터 원상복구 처분 명령이 내려질 수 있는 농지법 위반에 해당된다. 또 천송동에는 별장으로 추정되는 건축물이 있는데, 농지에 잔디를 식재해 정원으로 활용하고 있어 농지를 대지로 사용하는 ‘무단 용도 변경’에 해당된다. 이 역시 농지법 위반이다. 

 

이에 대해 썬밸리그룹 관계자는 더 이상의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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