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DL이앤씨가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DL건설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 DL건설 주식 전량을 흡수해 현재 이중상장 구조를 해소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건설 경기 침체와 중복 상장 문제 등으로 인한 기업 가치 저평가 문제가 일부 해소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DL이앤씨와 DL건설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고 양 사 간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 체결 안건을 의결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DL이앤씨가 신규 주식을 발행하고, DL이앤씨 주식 1주(3만 1075원)당 DL건설 주식 0.3704268주(1만 1511원)의 교환 비율로 DL건설 주주들의 주식 전량을 DL이앤씨 신주와 맞바꿔 흡수하는 방식이다. 교환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17일 종가와 17일 기준 최근 1개월과 1주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종가를 각각 산술평균해 산출했다.
DL이앤씨는 이번 포괄적 주식교환으로 DL건설 지분 100%를 소유하는 완전모회사가 된다. DL이앤씨와 함께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DL건설은 오는 12월 주주총회 승인과 후속 지분 교환 절차를 거쳐 내년 3월 비상장회사로 전환될 전망이다. DL이앤씨는 이중상장 구조를 해소하면서 투자자 분산이나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자본 관리효율성과 금융비용 절감 효과를 모색하는 등 경영 효율선을 개선할 방침이다.
DL건설은 우리나라 시공능력 13위 종합건설사다. 2023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공사능력을 3조 3018억 원 규모로 평가받았다.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2% 줄어든 1조 9624억 원, 영업이익은 65% 감소한 811억 원 수준. 매출 비중은 국내 건축공사(75.9%)와 토목공사(23.9%)가 주를 이룬다. 1956년 천광사로 설립돼 1981년 종합건설업체로 발돋음하면서 삼호로 이름을 바꾼 이 회사는 2020년 고려개발과 합병하면서 DL그룹에 편입됐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기업이 타사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전부를 자사 소유로 이전하고, 해당 주주에게 자사 신주 또는 자기주식을 배정해 타사를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일을 말한다. 공개매수나 합병보다 적은 비용으로 완전모자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0년 1월 제정된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금융회사에 우선 도입됐다가, 2001년 7월 상법 개정으로 모든 회사가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주주가치 훼손 문제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DL이앤씨는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DL이앤씨 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막고자 신규 발행하는 주식 수와 동일한 수의 자사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보유한 소각 가능주식(125만 8066주)에 추가로 자기주식(168만 6219주 예정)을 장내 매입해 필요 수량을 확보할 계획이다. 주식 교환에 반대하는 DL건설 주주는 상법에 따라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 매수 예정가격은 1만 1613원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양 사 간의 포괄적 주식교환은 자사주를 활용해 사실상 신주발행 없이 양질의 우량자산을 확보함으로써 DL이앤씨 주주는 비지배 지분 손익의 배당 재원 합산으로 향후 주주환원 증가를 기대할 수 있으며, DL건설 주주는 유동성이 높고 해외 플랜트 사업 확대와 CCUS 등 신사업 모멘텀이 있는 모회사 DL이앤씨 주식을 교부 받음으로써 주가 디스카운트요소를 해소할 수 있는 상호 윈윈 거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 시장은 이를 반기는 모습이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DL이앤씨 주가는 3만 3200원으로 마감해 전일 종가 대비 1050원(3.27%) 올랐고, DL건설 종가는 1만 2130원으로 전일 대비 520원(4.48%) 상승했다. DL이앤씨 주주는 비지배 지분에 대한 손익이 배당 재원으로 합산되는 효과를, DL건설 주주는 유통주식 부족에 따른 주가 저평가 해소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기대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교환으로 양 사의 극심한 가치 저평가는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와 DL건설의 2023년 주가순자산비율(P/B)은 각각 0.29배(연결)와 0.25배에 불과하다”며 “양 사 주가의 저평가 요인은 부동산 경기 불확실성 속 특히 영업이익과 착공 물량 감소세가 경쟁사 대비 두드러진 영향도 있지만, 동종 업종을 영위하는 모자회사가 동시에 상장되어 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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