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국내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 ‘서울 아덱스(ADEX) 2023’에서 메타버스와 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한 장비들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국내외 구매 고객에겐 장비를 직접 체험해 설명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일반 참가자에겐 간접 참여의 기회를 줘 흥미를 더욱 불러일으키는 요소가 됐다.
#KAI, 종합군수지원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 최초 접목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번 전시회에서 메타버스 기술에 공을 들였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KAI는 이번 ADEX 2023에서 항공기의 후속지원을 위한 종합군수지원(ILS) 분야에 메타버스 기술을 최초로 접목했다. 특히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유지·관리를 위한 전자식기술교범(IETM)에 메타버스를 적용한 정비·고객지원 체험 부스를 운영한다. 이 부스의 특징은 따로 마련한 VR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항공기 관람과 정비를 직접 체험하는 것이다.
실제 사람이 들어가서 살필 수 없는 부분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자가 직접 체험을 해본 결과 장비 조작이 생각보다 간편했다. 또 복잡한 정비를 게임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다만 VR을 오래 착용할수록 어지러운 것은 조금 아쉬웠다.
메타버스에 적국이 침투해 내부 기술을 침탈하는 등 사이버 해킹 관련 문제에 대해 KAI 관계자는 “앞으로 군과 함께 꾸준히 보완해가면 해킹과 같은 피해에 맞서는 사이버 보안 역시 수준이 높아져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가상현실에서 공기 정비 시뮬레이션을 수행하며 실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인지·보완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메타버스 기술을 상용화하면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원격으로 정비 지원을 할 수 있어 한 차원 더 높은 개념의 고객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는 메타버스 정비 시스템을 항공뿐만 아니라 육군 장비까지 확장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한화에어로, LIG, 현대로템 등 체계기업 무기 장비 VR 체험 선보여
방산 체계업체들은 앞다퉈 자사의 최신 무기 체계를 VR(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로템은 자사 전시관에 차세대 전차를 가상으로 탑승해볼 수 있는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구역을 최초로 마련했다. 기자가 전차에 탑승하고 VR 헤드셋을 쓰자마자 시가전 상황이 발생했다. 흥미로운 점은 VR에서 음성까지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이 발사되고 교전이 재연되는 모습이 볼 수 있어 현장감을 살린다. 다만 전차를 직접 몰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짧은 전쟁 영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관람객들이 차세대 전차를 만나볼 수 있도록 부스를 준비했다"며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더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는 것들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인 현궁 시뮬레이터를 공개했다. 현궁은 K-방산의 주역 중 하나로 현재 수천 발이 해외로 수출됐고 22개국 이상과 수출 협의가 진행 중이다. 특히 현궁은 전차와 보병의 천적관계를 바꾼 지상전의 게임체인저로 평가 받는다.
이번에 공개된 시뮬레이터는 사우디아라비아 전장 환경인 사막으로 설정됐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현궁 시뮬레이터는 각국의 환경에 맞춰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사막, 정글 등 다양한 국가들의 실제 환경에서 실전처럼 사용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설명했다. 조작법도 편해 초보자인 기자도 가상의 적 전차를 쉽게 맞힐 수 있었다. 일반 관광객들을 위해 적 전차를 맞히는 모습을 찍어 포토카드로 만들어주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자주포의 시뮬레이터를 최초 공개했으며 MUM-T(유무인 복합체계) 운용 콘셉트를 함께 제시했다. K9 MUM-T란 기수가 탑승한 K11 사격지휘장갑차 한 대가 6문의 무인 K9 자주포를 거느리며 함께 이동하고, 단체 포격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소 인원으로 원격 운용하며 인명 피해 최소화가 장점으로 꼽힌다.
이번에 탑승한 시뮬레이터는 기존의 K9 내부를 그대로 본떠 만들었으며 핸들의 조작감과 액셀, 브레이크, 기어까지 고증했다. 다만 주행 장비만 자주포일 뿐 자동차 게임 같은 느낌이었다. 맵 코스가 단조로운 것도 아쉬웠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향후 K9 시뮬레이터는 기관과 협력해 조금 더 현실적인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라며 “K9 수출국에서도 쓸 수 있도록 정교하게 가다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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