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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시골 마을에서 캠핑하고 헬기 체험, 경북 영덕 고래산마을

'의병장' 신돌석 생가와 무의공파종택서 '과거' 체험, 키즈카페 범퍼카 헬기 타며 '현재' 체험

2023.10.18(Wed) 15:39:03

[비즈한국] 대게로 유명한 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고래산마을은 고래를 닮은 산과 바다, 꽃과 논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농촌 체험 마을이다. 이곳에는 ‘최초의 평민 의병장’ 신돌석 장군의 생가지와 유적지, 400년 역사의 무안 박씨 무의공파종택과 영덕 도곡동충효당 등 역사·문화 자원이 풍성하고, 키즈카페와 범퍼카, 헬기 체험까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마을에서 운영하는 저렴한 숙박비의 깔끔한 시설의 숙소도 매력적이다. 

 

고래산마을 뒤로 고래를 닮은 고래산이 병풍처럼 둘러섰다. 사진=구완회 제공

 

#‘평민 의병장’ 신돌석 태어난 곳

 

고래를 닮은 고래산이 병풍처럼 둘러선 고래산마을은 일제와 맞선 평민 의병장 신돌석이 태어난 곳이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에 반발해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나자, 신돌석은 불과 19세의 나이로 100여 명의 의병들을 이끌고 이곳에서 봉기했다. 이후 울진과 원주로 이동하면서 일본군의 배를 파괴하고, 관공서를 습격하는 전과를 이루었다. 점점 세력이 커져 나중에는 1000여 명의 의병을 이끌고 다른 지역 의병들과 함께 서울 침공작전을 세우기도 했다. 

 

평민 출신 신돌석이 이끄는 부대는 군율이 엄격하고 민폐를 끼치지 않아 민중에게 환영 받았으나, 양반 출신 의병장들은 그를 차별했다. 고래산마을에는 신돌석이 태어난 초가집과 유적지, 그를 모신 사당이 있다.

 

신돌석장군 생가. 고래산마을은 일제와 맞선 평민 의병장 신돌석이 태어난 곳이다. 사진=구완회 제공

 

약 400년 전에 지어진 무안 박씨 무의공파종택은 고래산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다. 야트막한 산을 등지고 남향으로 들어앉은 종택은 임진왜란 때 경주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운 무의공 박의장의 넷째 아들 박선이 큰형을 위해 지었다고 한다. 대문체, 정침(주로 일을 보는 방), 내삼문, 사당 등으로 구성된 집은 안채와 사랑채의 공간 구성 등에서 조선 중기 사대부 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무안 박씨 무의공파종택 인근에는 조선 중기 유학자 박선이 지은 옛 집인 영덕 도곡동충효당이 있다. 99칸 대저택으로 가운데 많은 건물이 사라졌으나 아직도 여러 채가 남아 옛 영화를 증언한다. 충효당의 흙벽에는 조선 시대 명필인 박춘수의 필적이 남아 있는데, 달밤에 썼다 하여 ‘월야벽서’라고 불린다. 

 

약 400년 전에 지어진 무안 박씨 무의공파종택. 대문체, 정침(주로 일을 보는 방), 내삼문, 사당 등으로 구성된 집은 안채와 사랑채의 공간 구성 등에서 조선 중기 사대부 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사진=고래산마을 제공

 

고래산마을에는 볼거리 못지않게 즐길 거리도 다양하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헬기 체험’이다. 다른 체험마을과 어떻게 차별화를 이룰 것인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서 현실로 만든 프로그램이다. 

 

숙소로 쓰는 다목적회관 앞마당에선 펌퍼카를 탈 수 있고, 바로 옆 키즈카페도 즐길 만하다. 넓은 방에 편리한 주방과 깔끔한 화장실을 갖춘 숙소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는 것도 고래산마을의 장점이다. 마을의 넓은 공터에서는 오토캠핑도 가능하다. 

 

고래산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헬기 체험(위)과 오토캠핑. 사진=고래산마을 제공

 

#주민들이 스스로 가꾼 농촌 체험 마을

 

고래를 닮은 고래산 아래 자리한 고래산마을은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가꾼 아름다운 농촌 체험 마을이다. 이런 노력은 마을에 닥친 시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십수년 전 고래산에 큰 불이 나고 연이어 태풍까지 덮치면서 마을이 쑥대밭이 된 것이다. 이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하나로 뭉쳐 회의를 열고,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서 마을 발전 과제를 연구했고, 이 과정에서 태어난 ‘고래산 경관지킴이 연구소’는 마을 발전의 중심이 되었다. 여기서 ‘고래산 경관보존 7대 협약’을 만들고 마을 가꾸기에 매진했다. 그 결과 2019년에 대통령 표창을, 이듬해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주최한 ‘행복한 농촌 만들기 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았다. 

 

한때 우범 지역이던 폐교를 리모델링해 키즈카페와 다목적회관을 만든 것도 마을 주민들이다. 이러한 노력은 살기 좋은 마을로 이어져 최근 10년 사이 귀농귀촌 인구가 60%나 늘고 마을 주민 수가 4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

 

고래산마을 주민들은 한때 우범 지역이던 폐교를 리모델링해 키즈카페(위)와 다목적회관을 만들었다. 사진=구완회 제공

 

마을 주민들은 고래산 경관지킴이 연구소에서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한 뒤 마을 체험 프로그램에 강사로 참여하고 있다. 고래산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이 더 즐겁고 정이 느껴지는 이유다. 고래산마을을 찾는 아이들은 도시와 농촌이 더불어 함께 사는 모습도 배울 수 있을 듯하다. 

 

<여행정보>


고래산마을

△위치: 경상북도 영덕군 축산면 영축로 963

△문의: 054-733-5558

△운영시간: 시설마다 상이, 예약 필수

 

신돌석장군생가

△위치: 경상북도 영덕군 축산면 신돌석장군1길 31

△문의: 054-730-6296

△관람시간: 상시, 연중무휴

 

무안 박씨 무의공파종택

△위치: 경상북도 영덕군 축산면 도곡길 17-4

△문의: 054-730-6296

△관람시간: 4~9월 09:00~18:00, 10~3월 09:00~17:00

 

영덕 도곡동충효당

△위치: 경상북도 영덕군 축산면 도곡길 41-4

△문의: 054-730-6296

△관람시간: 4~9월 09:00~18:00, 10~3월 09:00~17:00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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