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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2년 맞은 하림 '더미식', 김홍국 회장의 자신감은 약일까 독일까

제품 개발부터 출시까지 관여…업계 전문가 "브랜드 전개에 독립성 필요"

2023.10.18(Wed) 16:09:04

[비즈한국] 하림의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이 시장에 나온 지 만 2년이 됐다. 하림은 더미식을 성공시키며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진한 상황이다. 특히 더미식 브랜드 전개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관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는데,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과한 애정이 더미식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1년 10월 더미식 장인라면 미식회에서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직접 라면을 조리해 소개하는 모습. 사진=하림 홈페이지

 

#2022년 영업적자 868억 원, 자금 수혈 계속

 

하림은 2021년 10월 장인라면을 출시하며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했다. 고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한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를 표방하며 야심 차게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하림은 더미식을 통해 ‘닭고기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 그만큼 더미식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하림은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중장기적 매출 목표를 1조 5000억 원으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론칭 2년이 지나도록 더미식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업계에서는 더미식 브랜드의 주력 상품인 장인라면은 라면시장에서 점유율이 1%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즉석밥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5%가량으로 추정된다.

 

더미식을 내놓은 하림산업의 적자도 확대되는 추세다. 하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461억 원으로 전년(217억 원)보다 244억 원 늘었으나, 영업손실액은 868억 원으로 전년(589억 원)보다 279억 원 확대됐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고객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며 영업적자가 커진 이유를 설명했다. 

 

경영난이 가중되며 하림산업은 지주사로부터 올해에만 1000억 원의 자금을 수혈 받게 됐다. 지난 2월과 7월 하림지주로부터 각각 300억 원의 자금을 유상증자 형태로 수혈한 데 이어, 이달 23일에도 400억 원을 추가로 조달 받는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홍보마케팅 투자 외에도 제품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특히 R&D에 대한 투자가 많다. 앞으로도 좋은 맛을 내기 위한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더미식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하림이 적극적 투자를 감행하는 것을 두고 ‘김홍국의 뚝심’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더미식 브랜드를 시작할 때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었을 것이다. 김 회장은 업계에서도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으로 꼽힌다. 자수성가한 만큼 사업에 대한 고집이 대단하다. 본인이 된다고 판단한 것은 계속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더미식 라면 제품을 고르고 있는 소비자들. 사진=박해나 기자

 

#“마케팅 변화 필요한 시점이지만 쉽지 않을 것”

 

실제 더미식 브랜드에 대한 김홍국 회장의 애정은 상당하다. 더미식 사업 전반을 김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정도다. 일례로 이달 초 새로 출시된 더미식 만두는 김 회장의 주도 하에 4년간 연구된 제품이다.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하기 이전부터 김 회장이 냉동만두 시장 진출을 목표로 제품 개발을 추진했고, 계속된 연구 끝에 ‘육즙만두’라는 콘셉트를 잡아 신제품을 선보이게 됐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출시가 더 빨랐어야 했는데 회장님은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그 맛을 내기 위해 출시일이 조금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른 제품군도 마찬가지다. 즉석밥 상품 중 하나인 ‘메밀쌀밥’의 경우에도 김 회장이 직접 6개월간 메밀쌀밥을 먹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 수준으로 낮춘 경험이 계기가 돼 제품 개발을 진행했다. 장인라면도 김 회장이 직접 ‘첨가물이 없는 라면’을 만들어보자고 먼저 제안해 만들어졌다.

 

앞서의 관계자는 “제품 개발 과정에서 김 회장이 조언을 많이 한다. 출시 전 마지막 단계에서는 항상 본인이 심도 있게 맛을 볼 정도로 더미식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크다. 식재료 사용이나 맛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관여도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식재료 사용이나 맛에 엄격한 만큼 하림이 더미식 제품력에 가진 자부심은 상당하다. 하림산업 측은 더미식 브랜드의 재구매율이 높은 만큼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만 힘쓴다면 성장세가 커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더미식의 마케팅 전략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하림은 더미식 브랜드를 론칭하며 좋은 식재료를 강조했고, 그에 맞춰 제품가격을 경쟁사보다 높게 책정하는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제품을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즉석밥 출시 때는 경쟁사 네거티브 마케팅을 ​무리하게 전개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익성 한국유통학회 고문은 “하림은 식품업에서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쌓아온 만큼 식재료나 레시피 등에서는 자신감이 있다. 그에 비해 광고나 홍보 전략은 미숙한 편”이라며 “더미식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마케팅 분야를 강화할 수 있도록 외부의 전문적 컨설팅을 받고 인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더미식의 마케팅 전략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우세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전개에 어느 정도 독립적 권한을 인정해야 하는데, 김 회장은 전문가나 외부 인력을 잘 인정하지 않는다. 지원을 해주기보다 본인이 오히려 그들과 경쟁을 하려 하거나, 자기 생각만 고집하는 성향이 크다. 변화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하림산업 측은 “회장이 조언을 많이 해주지만 내부 전문인력도 존중해준다. ​내부에서는 ​(김 회장의 관여가) 제품력 향상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 부분이 많다고 본다”며 “신제품 출시와 관련해 TV 광고를 진행하고 유튜버와 협업 등도 시도하고 있다. 다른 마케팅 전략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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