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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간다? 네오위즈, '사행성 논란' 웹보드 게임 둘러싼 소송전서 항소

게임위 상대 3건 패소 후 2건 항소…재판 결과에 '구매형 프로모션' 허용 여부 달려

2023.10.13(Fri) 17:30:32

[비즈한국] 국내 게임사 네오위즈가 웹보드 게임 내 유료 프로모션을 두고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와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법원이 게임위의 손을 들어주자 네오위즈는 항소로 맞선 상태다. 국내 웹보드 게임은 사행성 논란으로 강한 제재를 받아온 가운데, 게임사와 게임위의 법정 공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네오위즈는 PC와 모바일에서  ‘피망 포커: 카지노 로얄’ ‘피망 뉴베가스’ ‘피망 뉴맞고’ ‘피망 섯다’ 등의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사진=피망 뉴베가스 캡처


게임위로부터 여러 차례 웹보드 게임의 등급분류 거부를 당한 네오위즈가 끝장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월 20일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신명희)는 네오위즈가 청구한 ‘등급분류 거부 처분 취소 청구의 소’와, 2건의 ‘내용수정 신고 불허 처분 취소 청구의 소’를 모두 기각했다. 패소한 네오위즈는 5월 18일 세 건의 항소장을 접수했으나 등급분류거부처분 취소 청구에 대한 항소는 6월 14일 취하했다. 나머지 두 건의 항소심은 현재 진행 중이다.

 

‘P의 거짓’ ‘브라운더스트’ 등의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네오위즈는 웹보드 게임 포털 ‘피망’ 운영사로도 유명하다. 네오위즈는 PC와 모바일로 ‘피망 포커: 카지노 로얄’ ‘피망 뉴베가스’ ‘피망 뉴맞고’ ‘피망 섯다’ 등 다양한 웹보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웹보드 게임이란 고스톱·포커·바둑 등의 보드게임을 온라인으로 구현한 것이다. 소셜 카지노는 바카라·블랙잭·슬롯 등 카지노 게임을 모사한 것으로 웹보드 게임의 일종이다. 국내에서 웹보드 게임과 소셜카지노 게임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의 엄격한 제재를 받는다. 소셜 카지노를 유료로 서비스하거나, 게임 내 재화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사행성이 심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게임위가 등급분류를 거부할 수 있다. 

 

네오위즈와 게임위의 소송전은 웹보드 게임 내 ‘무료 충전소’의 ‘구매형 프로모션’이 발단이 됐다. 무료 충전소란 광고 시청, 앱 설치 등 이용자가 이벤트에 참여해 게임머니를 지급 받는 서비스다. 구매형 프로모션은 이용자가 게임사와 제휴한 업체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게임머니를 받는 것으로, 제휴사는 상품 매출에 비례해 게임사에 광고비를 지급한다. 

 

네오위즈의 웹보드 게임 ‘피망 뉴베가스’ 내 게임머니 무료 충전소 화면. 참여형, 간편형으로 나뉘며 현재는 구매형 프로모션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피망 뉴베가스 캡처


지난 2020년 12월 국민신문고에 “게임머니를 받으려고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충동구매를 했다”라며 웹보드 게임 내 구매형 프로모션의 시정을 요구하는 민원이 게시됐다. 이를 본 게임위가 구매형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을 상대로 조치에 나서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등급분류를 신청할 때 제출하는 게임 설명서의 내용을 수정하거나 구매형 프로모션을 삭제하라고 요구한 것. 

 

해당 업체 중 하나였던 네오위즈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게임위가 ‘후속 제재를 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2022년 1월에야 ‘피망 포커: 카지노 로얄’과 ‘피망: 뉴베가스’의 설명서 내용 수정을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서를 받은 게임위는 변경된 내용이 게임산업법에 따른 수정 범위를 초과했다고 보고 신고를 반려했다. 상품 구입으로 게임머니를 얻는 구매형 프로모션으로 인해 게임 운영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네오위즈는 게임 설명서에 구매형 프로모션에 관한 내용을 추가해 다시 등급분류를 받으러 나섰다. 기존 게임에서 명칭을 조금씩 바꿔 2022년 3월에는 ‘뉴피망뉴베가스’를, 4월에는 ‘피망 포커: 카지노’의 등급분류를 신청했다. 그러나 게임위는 6~7월 네오위즈가 신청한 등급분류를 모두 거부했다. 게임위는 거부한 이유로 크게 ‘게임산업법 위반’과 ‘사행성’ 두 가지를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상품을 사고 게임머니를 제한 없이 얻는 경우 게임산업법상 게임머니 등의 구매 한도 70만 원을 사실상 넘는다는 점, 유료 게임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게임위가 ‘피망 포커: 카지노’​의 등급분류를 논의한 2022년 6월 23일자 회의록을 보면 게임위는 “이용자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할 수 있어 사행심 유발 우려가 크고, 개·변조가 용이하고 우연에 의해 그 결과가 결정된다”라며 “유료 베팅성 재화를 더욱 빠르고 손쉽게 소진하게 하는 아이템을 유료로 판매해 사행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결과에 네오위즈는 2022년 2월 28일 내용수정 신고 불허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을, 같은 해 9월 22일 등급분류 거부 처분을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모두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구매형 프로모션이 ‘사행성 조장을 막는다’는 게임산업법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내용수정 신고 불허 처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은 “게임산업법령에서 (등급분류제의) 제재 규정 및 처벌 규정을 마련한 것은 등급분류제를 정착시키고 불법 게임물로 인한 사행성 조장을 억제해 건전한 사회 기풍을 조성하는 것이 입법 취지”라며 “구매형 프로모션의 추가로 게임물의 성격이 변하는 경우에도 내용수정 신고를 이용할 수 있으면 사전등급제 취지가 무의미하다”라고 판시했다.

 

향후 항소심 결과에 따라 웹보드 게임 내 구매형 프로모션의 허용 여부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만일 항소심에서 네오위즈가 승소할 경우 운영 중인 게임에서 구매형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네오위즈는 ​현재 ​웹보드 게임에서 구매형 프로모션을 제외한 상태다. 다만 1심 재판에서 법원이 모두 게임위의 손을 들어준 만큼 게임위 측은 패소할 소지가 낮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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