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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수익성 강화 위해 멤버십 혜택 축소…떠나는 구독자 잡을 방법은?

바이브 종료·시리즈온 이용권 변경…전문가 "똑똑한 번들 필요" 네이버 "혜택 추가·​보완"

2023.10.10(Tue) 09:57:16

[비즈한국] 네이버가 자사 멤버십 ‘네이버플러스’와 연계된 디지털 콘텐츠 혜택 일부를 종료한 가운데, 가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축소·변경된 서비스는 시리즈온과 네이버 뮤직 앱 바이브 이용권이다. 특히 극장에서 막 내린 최신영화를 한 달에 한 편씩 시리즈온에서 볼 수 있는 혜택은 네이버플러스가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한 서비스로 꼽힌다. 쇼핑 혜택을 늘리고 콘텐츠 제휴를 재정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되지만, 기존 가입자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서 유료 멤버십 경쟁에서 주춤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네이버가 자사 멤버십과 연계된 디지털 콘텐츠 혜택 일부를 종료해 이용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사진=독자 제공


#“쏠쏠했는데” 바이브·시리즈온 혜택 축소에 ‘술렁’ 

지난달 20일 황 아무개 씨(28)는 네이버 알림을 통해 “현재 이용하고 계신 콘텐츠 제공이 9월 20일 0시 종료됐고 이번 달 멤버십 이용기간까지는 사용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2주 뒤 바이브 앱에서 ‘1분 미리듣기’만 되는 걸 보고 연계 서비스가 종료된 것을 알게 됐다.

황 씨는 “바이브 때문에 겸사겸사 멤버십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더 이상 구독할 이유가 없어졌다. 검색해보니 비슷한 이유로 서비스를 해지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더라. 네이버플러스는 해지​하고 예전에 쓰던 음원 플랫폼을 다시 구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플러스는 월 4900원(연간 4만 6800원)을 내면 네이버쇼핑 등에서 결제 시 4%를 추가 적립할 수 있는 유료 구독 멤버십 서비스다. 2020년 6월 출시 이후 빠르게 성장하며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등 네이버 커머스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멤버십 회원들의 쇼핑 결제액이 가입 전보다 150%가량 증가했고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에서 멤버십 회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한다. 활용도와 적립률 모두 높은 특징이 최대 강점이지만 웹툰·뮤직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연계 특화 서비스로 큰 호응을 이끌었다.

시리즈온의 영화 할인을 이용해온 구독자에게는 영화 할인 쿠폰이 제공됐다. 사진=네이버


하지만 네이버가 서비스 종료를 공지한 후 첫 구독기간이 시작되자 멤버십 혜택으로 바이브나 시리즈온(영화 1편 최대 2만 원 할인 쿠폰)을 선택했던 이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에서도 “그나마 바이브로 음악을 들으려고 초창기부터 정기결제를 했는데 다음 달부터는 해지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된다”, “그동안 회원 유치가 꽤 잘 됐는지 이제 디지털 콘텐츠는 선택할 게 없다” 등 부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

시리즈온의 영화 쿠폰을 이용해온 20대 박 아무개 씨는 해당 혜택 종료와 함께 영화 한 편을 30% 할인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쿠폰 하나를 제공받았다. 박 씨는 “영화 소장용으로 활용해왔는데 갑작스럽게 종료돼서 아쉽다. 쇼핑 적립률이 좋아서 계속 멤버십 구독은 하겠지만 확실히 선택 폭이 줄었다. 스포츠는 관심이 없고 티빙도 방송 서비스 위주라 딱히 필요하지 않다. 당분간 시리즈온의 새로운 혜택을 선택해서 무료 영화 라인업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미 잡힌 물고기? 록인 후 축소 시동 거나

현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서 선택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 혜택은 △티빙 방송 무제한 △SPOTV NOW 스포츠 중계 △네이버 웹툰·시리즈 쿠키 49개 △시리즈온 멤버십 전용관 내 영화 감상 등 4종이다. 

경기도 분당 네이버 본사. 사진=비즈한국DB


네이버는 최근 멤버십 혜택의 세부 기준이나 항목을 변경하면서 서비스 재편에 나서고 있다. 큰 틀에서 쇼핑 할인은 확대하고 디지털 콘텐츠 혜택은 축소하는 방향이다. 지난 9월 멤버십 전용관 열고 쇼핑 혜택을 강화한 전략도 연장선상에 있다. 네이버는 매일 오전 10시 타임특가를 적용하는 ‘멤버십 특가런’, 네이버도착보장 상품을 대상으로 한 ‘도전! 최저가’, ‘이달의 쿠폰’ 등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적립과 할인에 대한 회원들의 호응도에 따라 쇼핑 혜택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근 서비스 이용 지표에서 이용자들이 적립과 할인 혜택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용자들의 변화에 발맞춰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꾸준히 재정비하는 상황”이라며 “전용관 외에도 면세점 추가 할인 등으로 서비스를 다변화했고 앞으로도 제휴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3월 적립 한도 구간을 신설한 조치와 관련해 ‘금전 혜택 강화’에 의구심을 품는 시선도 존재한다. 당시 네이버는 월간 유효 구매금액이 300만 원을 초과할 경우 추가 적립이 불가능하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300만 원 이상을 구매하는 가입자는 소수라지만 혜택 축소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공식 성명을 내고 멤버십 가입 혜택 축소를 거듭하는 네이버에 대해 “멤버십 혜택을 줄이면서도 소비자 의견 수렴 과정이 전무했다는 점도 문제다. 소비자 의견 수렴 과정이 생략된 일반적인 멤버십 축소는 기업의 횡포”라고 비판했다.

네이버플러스가 쿠팡이나 SSG 등 타사의 멤버십보다는 제휴서비스 측면에서 유동적이기 때문에 앞으로 디지털 콘텐츠 혜택이 다시 추가될 수는 있지만 당장은 이용자 이탈과 함께 신규 모객에 제약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용희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쇼핑 적립·할인 외에 부가적인 혜택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용과 수익성 문제가 있었겠지만 기존 고객들의 이탈이나 신규 가입자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독 목표치를 어느 정도 확보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강력한 핵심 서비스로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번들을 제공하는 게 더 똑똑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플러스는 유연한 멤버십 모델을 가지고 있다. 시장 트렌드와 사용자 니즈를 고려해 혜택을 추가·​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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