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서울 여의도 재건축 1호 사업지인 한양아파트 시공권 두고 10대 건설사인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입찰 순)이 수주전에 돌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낮은 공사비와 금융 지원책으로, 현대건설은 높은 분양 수익으로 조합원 표심을 사고 있다.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가장 사업 속도가 빨라 시공권 수주 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세간의 평가를 받는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20일 마감된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에는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참여했다. 사업시행자인 케이비부동산신탁은 7일 1차 합동홍보설명회를 열고, 29일 조합원 총회에서 표결로 시공사를 선정한다. 기존 588가구인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56층, 5개 동(956가구)으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여의도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다. 현재 조합 설립을 마친 여의도 16개 재건축 단지 중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한다. 단지 규모는 작지만 일대에서 가장 사업 속도가 빨라 시공사로 선정될 경우 향후 일대 재건축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제3의 전문가 집단인 신탁사가 사업을 추진해 ‘조합 방식’보다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도 받는다.
포스코이앤씨와 현대건설은 각각 자사 프리미엄 브랜드인 ‘오티에르’와 ‘디에이치’를 조합에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은 2023년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에서 7위(평가액 8조 9924억 원), 현대건설은 2위(평가액 14조 9792억 원)에 이름을 올린 대형 건설사다. 오티에르는 포스코이앤씨가 2022년 7월, 디에이치는 현대건설이 2015년 4월 출시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포스코이앤씨는 낮은 공사비와 금융 지원책을 내세웠다. 이 단지에 제안한 총 공사비는 7020억 원(3.3㎡ 798만 원)으로, 3.3㎡당 공사비가 800만 원 수준까지 올라간 강북권 정비사업 단지보다 낮은 수준이다. 조합원 금융 부담을 줄이고자 총 공사비 142% 수준인 1조 원을 사업비로 책임 조달하고, 공사비는 분양 수입이 발생하면 기성만큼 받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분양 수익 극대화로 맞섰다. 총공사비는 7740억 원(3.3㎡ 824만 원)으로 포스코이앤씨보다 높지만, 분양 수익을 극대화해 소유자에게 약 3억 6000만 원(총 2151억)을 환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화·대안설계로 세대 면적을 넓히고 고급화해 분양 수입을 사업시행자 추정치보다 3300억 원가량 높인다는 구상이다. 미분양 물량이 나오면 일반분양가에 대물 인수하기로 약속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양아파트는 여의도 재건축단지 중 규모나 입지면에서 빼어난 단지는 아니다. 하지만 일대에서 가장 사업 속도가 빨라 건설사가 향후 인근 단지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선점 우위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참여 건설사가 모두 우리나라 유력 대형 건설사로 단순 브랜드 이미지보다는 제안 내용으로 표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강남권에서도 흔히 볼 수 없는 파격 제안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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