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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의 교훈 잊었나…우면산 산사태 복구사업 관리 '총체적 난국'

공사 미완료에도 서울시 건설알림이 홈페이지에는 '준공'…현수막에 쓰인 시공사 전화번호는 엉뚱한 번호

2023.10.05(Thu) 17:15:57

[비즈한국] 2011년 7월 27일 오전. 우면산 12곳에서 산사태가 나 17명이 숨지고 50명이 다쳤다. 우면산 산사태 지역 복구공사는 이듬해 6월 마무리됐다. 이후 10년 만인 2022년 8월.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우면산은 다시 한번 산사태를 겪었다. 취재 결과, 피해복구 사업이 올해 들어서야 착공한데다 공사 기간이 수차례 연기되는 등 사업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산사태의 징후가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음에도 관리 주체인 서울시와 서초구가 안일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우면산 산사태 피해 복구사업 현장. 사진=김초영 기자


#폭우에 산사태 재발에도…1년 후 공사 착공

 

지난해 8월 8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기상청 관측소)에는 400mm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강수량이 측정됐다. 이는 한 달 동안 내리는 강수량에 해당한다. 폭우를 견디지 못한 우면산은 바윗돌과 흙이 무너져 내리는 산사태를 다시 한 번 겪어야 했다.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는 사방시설이 포함된 지역에 대한 ‘우면산 산사태 피해 복구사업’과 공군부대·관문사·서울둘레길 등이 포함된 ‘우면산 산림피해 복구 및 산사태 예방사업’을 각각 7월과 6월께 시작했다. 서초구에 따르면 복구사업 전체 예산 규모는 48억 원에 달한다.

 

우면산 산사태 피해 복구사업의 경우 2011년 복구사업을 담당했던 산림조합중앙회가 올해 7월 착공해 11월 30일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산림조합중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주공정은 10월에 끝날 예정이며, 녹화공정 등 현장처리 작업이 11월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 5일 기준 75%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서초구는 “공사의 시급성과 안전성 등을 고려해 계약심의위원회를 거쳐 산림조합중앙회를 시공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군부대·관문사·서울둘레길 등의 구역을 다루는 ‘우면산 산림피해 복구 및 산사태 예방사업’은 현장마다 공사성격이 다른 탓에 여러 시공사가 나눠 공사를 맡고 있다. 공군부대의 경우 (주)신왕건설, 관문사의 경우 (주)더푸른, 서울둘레길의 경우 (주)건율이 진행한다. 이밖에 경찰특공대, 인재개발원 뒤, 전원마을 뒤, 럭스빌 등도 대상 구역에 포함된다. 시공사는 낙찰하한율 이상 최저가격으로 입찰한 곳 순으로 적격심사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서울시 건설알림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가장 빠른 사업은 5월에, 가장 늦은 사업은 8월에 착공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부분 7월께 시작했다.

 

#지자체, 공사현황 파악 미흡…공사 지연도 수차례

 

문제는 우면산 전반에 걸쳐 피해가 발생하는 등 대규모 산사태의 ‘징후’가 나타났음에도 사업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가 공사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공사가 여러 차례 지연되는 등의 문제가 취재 결과 드러났다. 이번 산사태는 2012년 복구 이후 처음으로 산사태가 재발한 사례다. 또 다른 대규모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지방자치단체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정된 기한인 9월 22일이 지났음에도 공사는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서울시 공사알림이 홈페이지에는 '완료'로 안내되고 있었다. 사진=김초영 기자


먼저,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는 우면산 산사태 피해 복구사업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했다. 서울시 건설알림이 홈페이지에는 8개 현장에 대한 ‘우면산 산림피해 복구 및 산사태 예방사업’이 모두 완료된 것으로 나오지만, 취재 결과 일부 지역의 경우 공사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준공으로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방문 및 점검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 관계자는 “매년 산사태 지역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시행하고 있다. 현장 예방단도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복구사업 안내 현수막에서도 오류가 발견되는 등 엉성한 사업 관리를 살펴볼 수 있었다. 등산로와 둘레길 인근에서 공사가 이뤄지는 탓에 방문객이 이를 인지할 수 있도록 곳곳에 복구사업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시행사 현장소장의 개인번호와 시행청인 서초구청 담당 공무원의 자리번호가 적혀 있었는데, 개인번호의 경우 다른 사람의 번호로 확인됐다. 또한, 서울시 건설알림이 홈페이지에는 담당 주무관이 서초구로 오기 전 근무했던 다른 자치구의 자리번호가 기재돼 있었다. 사업 전반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소홀하게 이뤄졌는지 알 수 있는 지점이다. 

 

사업이 여러 차례 지연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었다. 우면산을 지나는 서울둘레길은 서울시 인재개발원과 사당역을 잇는다. 서울시 건설알림이 홈페이지에 따르면 해당 현장에는 2억 4300만 원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된다. 취재 결과 이 공사는 6월 19일 착공해 8월 17일 준공 예정이었지만, 9월 22일로 한 차례 미뤄진 뒤 아직도 공사는 마무리되지 못했다. 시공사인 (주)건율 측은 “현재 공정률은 80% 내외로 마무리 단계에 있다. 완공일은 10월 20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마 때문에 공사에 어려움이 있어 공사 기간이 늘어났다. 비가 오면 산 위에 장비나 차량이 올라가기 어렵다”며 “최근 산사태 공사가 많았다. 같은 산이어도 접근이 용이한 데는 거의 다 끝나가는 반면 접근이 어려운 곳은 진척이 더디다”라고 덧붙였다.

 

#서초구 “공정률 등 공사 전반 감독하고 있다”

 

대형 산사태 징후가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음에도 지자체가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산사태가 발생하고 1년이 지난 시점에 시공사를 선정했음에도, 공사 현황 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까닭에 일부 현장에서는 공사 기간도 지켜지고 있지 않았다. 산사태는 평소 미흡했던 부분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제대로 정비하지 않으면 반복되기 때문에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서울둘레길 옆 우면산 복구사업 현장. 사진=김초영 기자


이번 산사태로 사방시설(수력이나 풍력에 의해 흙·모래·자갈 등이 이동하는 것을 막아서 재해를 예방하거나 줄이려는 시설)이 포함된 일부 지역은 상단부가 무너진 탓에 토석류가 하단부까지 훼손된 상황이다. 이를 두고 산림조합중앙회 관계자는 “당시에도 공군부대와 관련해 확실하게 (매듭을) 안 짓고 갔었다”며 “공군부대로 인해 당시 복구사업이 어려움을 겪었고, 이번에도 이로 인해 산사태가 반복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복구사업에서는 공군부대 하단부까지에 대한 공사가 이뤄졌지만 이번 사업에서는 공군부대 상단부까지 공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관할 자치구인 서초구는 우면산 산사태 피해복구 사업과 관련해 “구에서는 공사 진행 과정, 공정률 등 전반적인 감독을 하고 있으며, 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공시 시공 감리를 두어 진행 중이다. 긴급정비와 항구복구에 대한 실시설계를 각각 지난해 8월과 12월 했으나, 폭염·장마로 인해 안전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공사가 늦어졌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산사태가 재발한 후 추가적으로 조치를 한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산림피해 복구사업 외에 우면산과 연접해 있는 배수로 정비사업도 추진 중이다. 주기적으로 배수로 정비 및 산사태 취약지역 점검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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